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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BMW 신형 5시리즈에 3기통 엔진 달린다!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끔 그 변화가 사람들의 비판과 손가락질의 대상이 된다고 해도 끝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며 새로움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비단 기업에게만, 어떤 집단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시작부터 폼 좀 잡아 봤는데요. 사실 뜻밖의 기사를 보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네요. 엊그제 제가 보는 잡지가 집에 도착했는데 표지를 보고 "어, 뭐지?" 했습니다.

 

"BMW 팬들에게 쇼크. 3기통 신형 5시리즈가 온다!" 뭐 이런 제목입니다. 3기통? 준대형 모델에 3기통 엔진? 잡지를 바로 펼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용을 읽다 보니 약간 김이 빠지긴 했는데요. 사실 엔진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실려 있는 건 아니더군요. 그냥 BMW가 앞으로 내놓을 5시리즈에 3기통 엔진을 장착할 것이라는 것을 공개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가만, 3기통이 중형급 이상에 실린 모델이 있던가?' 궁금해졌습니다. 일단 중형급에서는 가솔린이나 디젤 대부분이 최소 4기통에 1.6리터급 엔진이 실리는 게 기본이죠. 폴크스바겐 파사트의 경우가 1.4리터급 TSI 엔진이 올라갑니다. 얘도 가솔린의 경우만 그렇고 디젤로 넘어가면 1.6리터급 엔진이 들어가죠. 중형급이 이 정도 수준이니까 준대형은 뭐 보나마나겠죠.

 

현재 BMW가 판매하는 가장 낮은 엔진은 4기통 2.0리터급 가솔린이 있고, 518d라고 해서 역시 2.0리터급 디젤 엔진이 가장 작은 엔진으로 실려 유럽에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엔 520d가 가장 낮은 배기량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연비는 520d랑 518d랑 차이가 없습니다. 그럼 마력도 딸리는 데 518d는 왜? 라고 물을 수 있는데, 가격이 더 싸잖아요. 우리 돈으로 한 4백만 원 정도 저렴합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선택하려면 하시라...뭐 이런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어쨌든 3기통 엔진이 실린 모델들이 판매가 되고는 있지만 다 소형급 이하입니다. 배기량은 1.0리터 수준이고 모두 가솔린 엔진이죠. 그런데 준대형 모델에! 그것도 3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다고 하니!! 얘들 왜 이러나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일단 기본 정보는 3기통에 150마력, 거기에 연비는 리터당 25.64km입니다. 현재 520d 수동 변속기 모델이 유럽 기준으로 약 리터당 22km 정도 되니까 제법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예상도

그러니까 한 마디로 연비효율성이 극대화된 5시리즈 엔트리급 엔진을 올리겠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물론 환경규제가 까다롭고 점점 강화되고 있는 유럽의 요구 조건에 거대 독일 메이커들이 대응하는 일종의 방식으로도 3기통과 같은 다운사이징 엔진을 사용하는 것일 텐데요. 어쨌든 실키식스에 매료된 전통적 팬들 비머들에겐 참 낯선 그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엔진의 이런 변화 보다는 미니밴이라는 실용카 영역에 펀카를 지향하는 BMW가 진입하기 위해 뒷바퀴 굴림 방식을 앞바퀴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 더 마음이 아픕니다. 뭐 이 점에 대해선 전에도 잠시 얘기를 했고, 또 앞으로도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있을 겁니다.

 

자 그런데요~

 

이런 BMW의 변화에는 일반 소비자들은 잘 모르는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준대형급의 또 다른 현실이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요. 독일만을 기준으로 해서 볼 때 그간 준대형 급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던 건 5시리즈가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였습니다. 그게 2005년쯤부터 3사 판매량이 비슷해지더니 급기야 2011년엔 5시리즈에게 추월을 당하게 되고, 2012년엔 아우디 A6에게도 추월을 당하게 됩니다. 2012년의 경우 아우디 A6가 처음으로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를 모두 이긴 해이기도 했죠. 여기서 2003년 점유율과 2013년 점유율 변화를 한 번 비교해 보죠.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2003년 독일 내 점유율 : 41.8%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2013년 독일 내 점유율 : 30.0%

 

BMW 5시리즈 2003년 독일 내 점유율 : 21.3%

BMW 5시리즈 2013년 독일 내 점유율 : 33.8%

 

아우디 A6 2003년 독일 내 점유율 : 17.9%

아우디 A6 2013년 독일 내 점유율 : 30.5%

 

어떠세요, 10년 사이에 E클래스 추락이 크죠? 3사의 준대형급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BMW가 3기통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은 이런 치열한 준대형급에서 보다 많은 소비층을 흡수하고자 하는 의지도 담겨 있다고 여겨집니다. 실제로 3가지 정도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또한 내놓을 계획이라고 하는군요.

 

예상도

BMW는 내부적으로 35UP라 불리는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모델을 만들려 한다는데요. 5시리즈와 6시리즈는 물론 7시리즈까지 이 플랫폼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일단 출시 일정을 보니까 먼저 신형 7시리즈는 2015년에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게 됩니다. 그리고 3기통 엔진이 올라갈 차세대 5시리즈는 2016년 7월에 판매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왜건이 같은 해 11월, 5시리즈 GT가 이듬 해 4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5시리즈 신형 출시 시기가 재밌는 게요. 5시리즈 신형 나오기 바로 직전인 2016년 3월에 신형 E클래스가 출시됩니다. 아우디 역시 신형 A6을 2017년 11월에 데뷔시킬 예정이고요. 거의 비슷하게 3사 모두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게 되는 것입니다. 얼마나 치열할지는 안 봐도 짐작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과연 이런 격전의 장에서 5시리즈의 3기통 배수진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까요?

 

그리고 다른 메이커들은 어떤 비장의 카드를 꺼내놓을까요? 3년 정도 후에는 독일에서 불어닥칠 준대형 폭풍에 전세계 자동차 팬들이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이 재미난 전쟁을 지금부터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아 그리고 M5 소식을 하나만 덧붙이자면, 현재 M5 보다 차세대 M5는 180kg 정도 더 가벼울 것이라고 하네요. 연비 효율도 그만큼 더 좋아져서 14% 정도 개선이 된답니다. 마력은 현재 560마력 수준 보다 높은 600마력 정도를 계획하고 있고요. 낮은 토크에서도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M5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추신 : 다음 주 월요일(28일)부터는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포털 DAUM과 함께 더모터스타를 부활시키기로 했거든요. 자세한 건 따로 포스팅을 통해 알려드리겠지만, DAUM VIEW라는 공간에 더모터스타 에디션이 문을 열게 됩니다. 저와 또 다른 전문 외부 필진이 함께 콘텐츠를 생산하게 될 예정인데요. 저는 매주 월요일. 그리고 다른 분은 격 주로 한 달에 2회에 걸쳐 글을 올릴 것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시승기도 다시 선을 보일 거고, 지금 당장은 기술적인 점 때문에 적용이 안되지만 내년 초에는 예전 더모터스타에서 했던 <자동차 별점주기>코너가 부활을 하게 됩니다. 저도 그렇고 다음 측에서도 별점에 관심이 있다는 게 다행스러웠습니다. 포털의 전문인력과 시스템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시작될 더모터스타 프로젝트, 많이들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해서 앞으로는 더모터스타 에디션과 스케치북 다이어리 블로그를 좀 번거롭더라도 왔다갔다 하시며 열심히 함께 해주셨음 해요. 많이들 도와주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