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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실력으로 입증한 핫해치 교과서 골프 GTI



자동차라는 게 아무리 좋아도, 아무리 많은 이들에게 칭찬을 받고 훌륭한 전통을 쌓았다고 해도, 또 누군가에겐 별다른 감흥이 없을 수도, 또 누군가에겐 생각조차 하기 싫은 사고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사실 세상 살이가 다 그런 거겠죠.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건데요. 그렇지만 좋은 건 좋은 것이고, 훌륭한 길을 걸은 것은 걸은 겁니다. 

 

이미 관심 있는 분들은 정보를 들으셨겠지만 폴크스바겐 골프가 39년 만에 3,000만대 모델을 출시했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코롤라가 뛰어난 내구성과 편안함으로 역사를 써오고 있다면 골프는 해치백으로서의 재미와 실용성을 무장한 채 역사를 써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역사를 이어가는데 있어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모델이 하나 또 있죠. 골프 GTI가 그것입니다.

첫 골프가 등장하고 2년 후에 나온 고성능 버젼인 GTI는 핫해치라는 별명을 얻으며 밋밋할 수 있었던 골프 히스토리에 악센트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7세대 골프가 그러했던 것처럼 7세대 골프 GTI도 역사를 이어갈 준비를 단단히, 아주 제대로 하고 우리 앞에 등장했습니다. 

 

독일 폴크스바겐 홈페이지를 열면 등장하는 화면인데요. 요즘 독일에선 GTI 출시에 따른 광고가 한창입니다. 특히 카피가 재밌습니다. Oft kopiert. Nie erreicht. 우리 말로 바꾸면 "자주 베낄 순 있어도 도달할 순 없다." 정도가 될 거 같은데 자존심이 팍팍 묻어나는 그런 광고문구죠?

 

그렇다면 이런 자신감이 허세가 아닌지 확인을 해봐야 할 텐데요. 출시와 함께 세계 곳곳에 있는 자동차 전문지들이 GTI와 경쟁 모델들 간의 성능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아직 저는 독일의 3~4개 매거진의 결과만 확인했지만 최근 미국에서도 포커스 ST와의 비교 테스트에서 더 나은 결과를 받았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럼 독일에서는 어떤 결과들을 받았느냐? 결론부터 얘기드리면 3개 매체의 4개 테스트 결과 모두 골프 GTI의 승리였습니다. 아우토빌트는 각각 포드 포커스 ST와 메르세데스 A250 스포츠와 비교테스트를, 아우토차이퉁도 메르세데스 A 250 스포츠와의 비교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간단하게 보여드릴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GTI와 함께 BMW 125i, 포커스 ST, 메르세데스 A250 스포츠 이렇게 넉 대를 모아서 비교테스트를 했습니다.

ⓒ auto motor und sport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 (이하 AMS)의 비교테스트 모습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이번 7세대부터 새롭게 등장한 GTI 퍼포먼스 패키지가 모든 비교테스트에 등장했다는 겁니다. GTI면 GTI이지 또 퍼포먼스 패키지는 뭔가 싶을 텐데요. GTI 기본형이 220마력이라면 퍼포먼스 트림은 여기에 10마력이 더해집니다. 그리고 브레이크 성능이 더 강화됐고요. 마지막으로 전자 디퍼런셜 록, 그러니까 VW에서 XDS라고 표현한 차동잠금 장치가 추가되었습니다. (전자 디퍼런셜 록: 쉽게 말해서 고속에서 코너링을 해도 구동바퀴를 전자적으로 제어해서 바퀴가 도로에 밀착해 안전하고 빠르게 돌아나가는 걸 돕는 장치...뭐 이정도로만 알아두셔도 될 겁니다. 기계적 원리는 넘 복잡해서 말이죠.)

 

ⓒ auto motor und sport

18인치 휠과 어우러진 로터와 캘리퍼가 듬직하죠? 이 옵션 패키지는 우리 돈으로 약 150만 원 정도 더 줘야 합니다. 그러니까 GTI 기본형을 사겠다고 하는 고객들에게 "150 더 쓰시고 성능 더 좋은 녀석으로 하세요~" 라고 계약서를 드리밀기 딱 좋은 그런 구성이라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그냥 GTI의 성능이 궁금한데 하나 같이 다 이 퍼포먼스 트림으로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러니 이런 내용을 감안해야 할 텐데요. 그걸 감안하더라도 각 매체별 점수 차이는 매우 크게 나타났습니다.

 

아우토빌트의 경우 A250이 별 3개 반을 받았다면 골프 GTI 퍼포먼스는 별 4개 반을 받았고요. 아우토차이퉁의 경우는 GTI가 3196점, A250이 3051점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AMS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참고로 더모터스타밴드 회원분들에게 문제를 냈는데, 한 분도 정답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밴드 가입하겠다고 해서 초대장 보냈는데 답이 없는 분들은 뭘까~요?;;;)

 

 

AMS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일단 GTI와 나머지 모델들 간의 점수차가 크죠? GTI의 경우 안락함이 훌륭했고, 일상성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았습니다. 연비 효율도 좋은 것으로 테스트됐고요. 특히 GTI가 트림과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조향성, 핸들링 등이 눈에 띄게 향상이 되었다는 게 AMS의 평가였습니다. 그런데 이건 거의 대부분의 매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을 한 내용인데요. 특히 슬라롬에서 경쟁 모델들 보다 압도적인 결과를 보여줬다고 평했습니다. 이게 과연 전자 디퍼런셜 록의 도움일까요 아니면 섀시가 기본적으로 받춰 주었기 때문일까요?

 

어쨌든 일상적인 운전에서는 그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이런 기능들이 분명 제 역할을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처럼 골프의 기본적인 재능이랄 수 있는 실용성에 성능적 우위가 더해져 GTI 퍼포먼스는 확실히 임팩트 있는 등장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른 경쟁자들의 평가도 간단히 정리해 보면요. 우선 2위에 오른 A250의 경우, 성능에서는 GTI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됐습니다. 다만 공간이 좁고, 시트가 덜 편안하고, 시야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점 등이 감점 요인이었습니다.

 

A250의 성능에 대해선 언급을 제가 해드린 적 있습니다. 이미 A클래스 나왔을 때, A250의 성능은 A클래스 하위 트림에 비해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A클래스가 한국에 들어올 때 디젤 모델과 A250 같은 고성능 모델이 함께, 혹은 순차적으로 들어간다면 골프의 새로운 경쟁 상대로 괜찮을 거란 얘기까지 해드렸는데, 수입사는 어떤 결정을 내렸나 모르겠군요. 

 

3위를 차지한 125i의 경우는 후륜구동과 훌륭한 서스펜션의 조합이 인상적인 차라는 게 평가 내용이었습니다. 대신 공간은 그냥 보통 수준이었고, 엔진이 다소 실망스럽다고 평했습니다. 이런 이유는 아무래도 과거에 6기통 엔진이 올라갔었는데 이번엔 4기통으로 바뀌면서 이것에 대한 차이가 반영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가격도 감점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됨!

 ⓒ auto motor und sport

포드 포커스 ST의 경우는 마력과 토크가 가장 높았고, 차체도 가장 크고, 무게도 가장 무거운, 모든 면에서 '가장 00한' 이란 수식어가 많은 모델이었는데요. 뛰어난 에코부스트 엔진을 달고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시끄럽고 좀 거친 느낌을 줬다는 게 평가 내용이었습니다. 커브에서 가속은 조심스러울 것과 실내 재질이 떨어지는 것 등도 아쉬움으로 지적됐습니다.

 

이쯤에서 각 차량의 주요 데이타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해드린 평가 내용들과 잘 엮어서 한 번 내용을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우선 차량의 전체적인 사이즈입니다.

 

전장 * 전폭 * 전고 (단위 mm) / 휠베이스

GTI :   4268 * 1799 * 1442 / 2631mm

A250 : 4292 * 1780 * 1433 / 2699mm

125i :  4324 * 1765 * 1440 / 2690mm

ST :   4358 * 1823 * 1484 / 2648mm


차의 전체 사이즈는 포커스 ST가, 휠베이스는 A250이 좋습니다. 그런데 뒷좌석 공간을 눈으로 비교해보면 또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 수치와 그 수치를 가지고 공간을 꾸미는 능력은 꼭 비례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요. AMS의 비교 사진을 보면 확실히 그 차이가 보이실 거라 봅니다.

 

ⓒ auto motor und sport

사진은 골프, A클래스, 1시리즈, 포커스 순입니다. 확실히 포커스가 넉넉하죠? 그리고 골프고, 벤츠와 BMW는 둘 다 좁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125i의 경우 후륜구동 모델이다 보니 뒷좌석 중앙 통로의 턱이 다른 차들에 비해 높은 걸 (에디터 다리가 보이는 정도를 보면 파악됨) 알 수 있는데요. 그래서 5명이 탑승하기엔 가장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 한 가지 저 사진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뒷자리 시트의 경우 A250은 뒷유리창을 많이 가린다는 겁니다. 머리 보호대를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행 중 뒤쪽 상황을 살피는 것이 상대적으로 불편합니다. 다른 A클래스 시승기에서도 살짝 언급을 해드린 부분입니다. 전장이나 휠베이스, 또 트렁크 공간 등에서 전차 차량의 길이에 비해 이점이 없는 1시리즈나 A250 등은 그렇다면 엔진룸에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자..이 거 내용이 좀 더 남았으니 빨리빨리 진행하겠습니다. (사실은 제가 힘들어서;;;) 이번엔 마력과 토크 공차중량 가격 등을 비교해 보도록 하죠. 물론 독일 판매가격이고 토크 역시 유럽에서 계산하는 뉴튼메타로 하겠습니다. (시간에 쫓겨 계산할 시간도 없습니다 사실 ㅜ.ㅜ)

 

GTI :    230마력 (기본형 220PS) / 토크 350Nm / 1392kg / 기본가 30,725유로

A250 : 211마력 / 토크 350Nm / 공차중량 1437kg / 기본가 29,988유로

125i :  218마력 / 토크 310Nm / 공차중량 1443kg / 기본가 31,000유로

ST  :   250마력 / 토크 360Nm / 공차중량 1449kg / 기본가 27,950유로


 

이번엔 제로백 (0-100km/h)과 제로이백 (0-200km/h), 그리고 최고속도 비교입니다.

 

GTI : 제로백 6.2초 (제원상 6.4초/ 기본형 GTI는 6.5초) / 제로이백 24.2초 / 최고속도 250km/h

A250 : 제로백 6.8초 (제원상 6.6초) / 제로이백 29.6초 / 최고속도 240km/h

125i : 제로백 6.7초 (제원상 6.4초) / 제로이백 28.7초 / 최고속도 245km/h

ST   : 제로백 6.6초 (제원상 6.5초) / 제로이백 27.1초 / 최고속도 248km/h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공인된 것 보다 테스트에서 골프만이 유일하게 더 빨랐고요. 시속 200km/h까지 도달 속도 역시 월등하게 빨랐습니다. 차체의 가벼움이 토크나 마력과 조합을 이뤘을 때 보여 줄 수 있는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번엔 마지막으로 제동력과 연비 비교입니다.

 

GTI : 디스크 달궈지기 전 : 35.3m / 디스크 달궈진 후 : 36.3m / 연비 리터당 16.39km (공인연비 16.66km)

A250 : 달궈지기 전 : 37.7m / 달궈진 후 제동 : 37.7m / 연비 리터당 16.12km (공인연비 16.39km)

125i : 달궈지기 전 제동 : 35.8m / 달궈진 후 : 36.7m / 연비 리터당 16.12km (공인연비 15.15km)

ST   : 달궈지기 전 제동 : 36.8m / 달궈진 후 : 36.4m / 연비 리터당 15.62km (공인연비 13.88km)


 

ⓒ auto motor und sport

제동력에서 디스크가 달궈지기 전후 모두에서 조금이나마 GTI가 나았습니다. 연비의 경우 포커스 ST가 공인연비 보다 오히려 실테스트에서 더 좋게 나왔고, 나머지 모델들 역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데이타와 함께 앞서 언급한 평가 내용들을 묶어 종합해 보니까 GTI가 왜 좋은 성적을 받았는지 이해가 갈 것 같은데요. 아우토차이퉁의 평가지도 한 번 공개를 해드리겠습니다.

 

 

GTI와 A 250 스포츠 비교테스트 결과표인데요. 앞에 세 덩어리, 그러니까 차체/ 주행편안함/ 엔진 및 미션 부분에서는 GTI가, 마지막 주행성에서는 A250이 앞섰습니다. A250은 확실히 실내 공간이나 시야, 그리고 안락함 등에서 뒤졌습니다만 주행성에선 미세하게나마 GTI를 앞섰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AMS의 결과와도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제 정리를 좀 해볼게요. 지금까지 새로나온 GTI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우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퍼포먼스 패키지가 적용된 GTI는 여러 면에서 경쟁자들 보다 앞서거나 혹은 대등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성능과 실용성, 안락함 등, 모든 면에서 골고루만족을 주는 핫해치는 GTI 정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이런 것들 외에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의 선호의 기준이 꼭 된다는 것도, 이것이 반드시 판매의 결과로 이어진다고 장담을 할 수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독일 벤츠, 아우디, BMW가 좋은 차라고 해도 적어도 준중형에서 만큼은 여전히 골프가 제일 위에 있다는 거, 그리고 이게 고성능 모델로 범위를 넓혔어도 그 구도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GTI는 실력으로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왜 광고 문구에 그렇게 힘을 줬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군요. 여러분도 그러셨나요? 시간에 쫓겨 급하게 포스팅을 하다 보니 좀 어색한 부분들도 있을 겁니다. 많은 이해 바라겠습니다.그래도 한 마디... (한국 축구 정신 차려!!!) 

 

ⓒ auto motor und s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