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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자동차 역사 속에서 꼭 알아야 할 15개의 모델

자동차의 역사 126년 동안 얼마나 많은 차들이 태어나고 사라졌는지 모릅니다. 또 현재 얼마나 많은 자동차들이 동시에 지구를 돌아다니고 있습니까? 그 수 많은 자동차들을 다 안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겠죠. 하지만 역사 속에서 조용히, 혹은 빛나는 모습으로 그 이름을 새겨놓은 차들은 있는 법입니다.

 

오늘은 독일의 자동차전문지인 아우토뉴스(Autonews)가 선정한 '역사 속에서 가장 중요한 자동차 15선'에 대해 포스팅을 할까 합니다. 사실 15개의 모델를 딱 꼬집어 내기란 굉장히 어려운 문제죠. 하지만 문화적 기술적인 의미에 바탕을 둔, 그러니까 '최초'라는 것에 의미를 둔 차들이 주로 선정이 되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또 독일 전문지이기 때문에 독일 중심의 선정이 이뤄졌다는 것도 미리 말씀들 드려야겠네요. 하지만 독일이란 나라가 자동차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어거지'로만 볼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입니다. 과연 어러분이 생각하는 것과 몇 개나 일치하고, 또 얼마나 다른지 한 번 따라가면서 확인해 보실까요? 잡지에선 자세한 내용 설명이 없어 부득이 제가 설명을 간단하게나마 달도록 하겠습니다.

 

 

포드 T 모델

진정한 자동차의 대중화를 연 자동차 T 모델. 당시 노동자들도 탈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으로 1908년부터 1927년까지 1500만대 이상이 팔려나간 전설같은 자동차입니다. 양산이 가능했던 조립라인을 구축을 통한 원가절감이 가능했기에 차는 많이 팔려나가면 나갈수록 가격은 더욱 저렴해졌습니다. 많이 팔린다고 해서 가격을 올리는 게 아니라 더 떨궜던 것이죠.

 

 

폴크스바겐 비틀

히틀러의 명령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원죄(?)적 생채기를 안고 있지만 비틀의 역사적 가치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헨리 포드가 구현한 누구나 탈 수 있는 자동차라는 개념을 계승한 비틀. 1938년부터 지금까지, 중간에 잠시 맥이 끊기기도 했지만 비틀의 전설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론 예전의 비틀 만큼 요즘 비틀은 매력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초기 비틀은 뒷바퀴 굴림에 뒤에 엔진이 달린 RR방식이었죠. 아무리 봐도 초기 비틀의 디자인은 예술적이네요.

 

 

다치아 로간

다치아 로간? 이거 무슨 찬데 이런 순위에 이름을 올렸나요? 라고 묻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르노자동차가 루마니아의 작은 자동차 메이커 다치아를  인수한 후에 처음 내놓은 차가 바로 로간(2004년)입니다. 준중형으로 무엇보다 이 차의 높은 가치는 저렴하다는 데에 있죠. 바로 다치아의 저가형 시작 모델이 로간입니다.

 

루마니아 사람들의 생활과 경제수준에 맞춰 생산을 하던 다치아가 르노의 제휴를 받다가 결국 인수가 되는데요. 이후로 다치아는 처음 그 정신 그대로 아주 낮은 가격의 자동차들을 현재도 생산하면서 계속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굉장히 앞날이 밝은 회사인데요. 천만 원 이하, 혹은 그 언저리에서 차를 만들어 판다는 게 요즘같은 시대엔 경쟁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로 다치아는 로마제국에 속하기 전 루마니아의 국가명입니다.

 

 

Jeep, 그리고 레인지 로버

 

이번엔 오프로드의 대표적 모델 두 개를 나란히 붙여봤습니다. 전쟁의 승자로 불리운 지프가 일반형 SUV의 원조이며 교과서라면, 1970년에 탄생한 레인지 로버는 사막의 롤스 로이스로 불리우며 고급 SUV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동네 아우토반에서 오래된 레인지 로버와 최신형 십여 대가 일명 '떼빙'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침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코란도를 탈 것이냐 레토나를 탈 것이냐 고민을 많이 하다 코란도를 선택했었는데, 개인적으론 지프의 피가 흐르는 레토나가 아직도 어른거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원조 지프는 늘 제겐 레인지 로버와 함께 로망의 대상으로 남아 있네요.

 

 

피아트 127

피아트500이 이름을 올릴 것이란 예상을 깨고 피아트 127이 15개의 모델에 선정이 됐습니다. 사진을 보셔서 알겠지만 차가 참 군더더기 하나 없이 간결하죠? 1971년에 첫선을 보였는데요. 이듬 해인 72년에 저 커다란 해치가 자리를 하면서 해치백의 원조격에 이름을 올린 차가 127입니다.

 

그런데 디자인이 낯익죠? 골프와 포니의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조르제토 쥬지아로의 이탈디자인이 작업을 했습니다. 정말 포니는 그 모습 그대로 다시 제작을 좀 안 해주려나요? 요즘처럼 정신없는 라인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저런 단순한 디자인이 오히려 굉장히 제게는 와 닿습니다. 127은 가로형 엔진에 전륜구동의 모델입니다. 1972년에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토요타 프리우스

토요타는 렉서스와 프리우스로 통합니다. 이 두 가지는 확실하게 토요타를 지탱하고 상징하는 이미지인데요. 사실 1997년에 처음 나왔던 사진 속의 프리우스는 인기가 그리 많지 않았죠. 2003년부터 나온 2세대가 되고서야 비로소 프리우스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는데요. 하이브리드가 과도기적인 기술이냐 아니냐의 논쟁은 계속 되겠지만, 어쨌든 양산형 하이브리드의 원조로 프리우스의 이름은 역사책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크라이슬러 보이저

미니밴의 창시자. 흔히 얘기하는 사커맘(아이들 학교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미국 엄마들 지칭)들을 위한 차량으로 아직도 미국 외 시장에선 보이저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죠. 유럽에선 MPV 원조 르노 에스파스가 있긴 한데 시기적으로 보이저가 좀 더 일찍(1983년) 출시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마트 포투

차의 길이 2미터 50센티미터. 쇼카 정도로 생각할 수밖에 없던 이 2인승 작은 차가 실제로 양산이 된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던 사람들이 많았죠. 하지만 결과적으론 굉장한 성공을 유럽에서 거뒀습니다. 좁은 골목길, 주차에 힘든 도시인들에게 스마투 포투는 기분좋은 탈출구가 되어줬습니다.

 

처음엔 스위스 시계업체 스와치와 함께 시작됐지만 스와치는 발을 빼게 되구요. 그 이후에 다임러에 의해 히트 모델로 자리하게 됩니다. 세세히 뜯어 보면 참 의미가 많은 차체 엔지니어링을 보여주는 모델입니다. 어쨌든 이런 순위에 올라올 만한 차인가는 좀 논란이 일 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 본다면 대단히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오스틴 미니

자동차가 하나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모델이 있죠. 바로 MINI입니다. 그것도 1959년부터 69년까지 생산된 오스틴 미니, 우리가 흔히 원조 미니라 불리우는 그 것인데요. 피아트500과 함께 세상에거 가장 사랑스러운 자동차로 불리우기에 손색이 없는 그런 모델로, 아직도 길거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피아트 판다 4X4

소형차 판다의 4륜구동 모델 판다 4X4가 이름을 올렸네요. 최초(1983년)의 가로형 엔진 사륜방식을 쓴 차로 의미가 있어서 아마도 뽑힌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우디 콰트로(1980년)이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는데, 콰트로는 하나의 방식이지 모델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게 배분 문제로 아우디는 일부 모델을 제외하곤 여전히 세로형 엔진을 쓰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놀랍지 않나요 이 작은 차가 사륜구동이라는 게?

 

 

NSU Ro 80

1967년에 첫 출시를 한 NSU의 Ro 80입니다. 디자인이 요즘 봐도 나쁘지 않죠? 그런데 이 차의 가치는 디자인 때문이 아닙니다. 최초로 로터리 엔진을 양산에 적용했는데  그 첫 대상이 Ro 80이었던 것입니다. 엔진은 대개가 실린더 안에서 왕복 피스톤 운동을 합니다만 로터리 엔진은 회전을 하면서 연소하죠. 이게 소음도 적게 나고 의외로 친환경적이며 부드럽게 가속이 되는지라 운전의 맛이란 차원에서도 굉장히 우수한 엔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NSU라는 회사가 이 엔진을 개발하면서 너무 많은 돈을 쓰는 바람에 계속해서 활용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큰 아쉬움이 아닌가 합니다. 마쯔다가 이 로터리 방식을 잘 활용했는데요. 연소가 완전치 않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개선시켜 잘 개선을 시켜 나갔습니다. 만약 NSU가 아우디에 합병이 되지 않아다던가, 아니면 합병 되었어도 계속해서 로터리 방식이 적용되었다면 어떻게 발전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겠죠. 10년 정도 판매를 이루다 결국 단종되게 됩니다.

 

 

메르세데스 260D

우리가 디젤하면 프랑스 푸조를 알아줍니다. 실제로 역사도 오래됐고, 기술력도 뛰어납니다. 특히 403모델은 최초의 대형 디젤 세단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습니다만, 이미 1936년에 메르세데스가 260D라는 최초의 디젤자동차를 선보이게 됩니다. 굉장히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차죠. 연비도 당시에 보면 리터당 10킬로미터를 조금 넘게 달렸으니 나쁘지 않았죠?

 

 

트라반트 601

역시 독일잡지가 뽑은 거라 그런지 구동독의 국민차 트라반트가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뭐 사실 우리도 통일교 자본이 들어간 북한의 '평화자동차'가 만든 뻐꾸기나 휘파람 3호 등이 통일 시 분단의 선을 넘어 온다면, 그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겁니다.  그런 관점엥서 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동독인들이 유일하게 주문해서 탈 수 있던 트라반트 중에서도 601은 63년부터 통일된 91년까지 생산이 되었습니다. 주문하면 심하게는 10년 후에나 받을 수 있었다고 하니까 참...어쨌든 독일 통일 영상 속에서 베를린 장벽 다음으로 많은 분들이 봤을 트라비(트라반트의 애칭)가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대를 해보게 되구요. 이 차는 아우디의 전신인 아우토 유니온의 공장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페이턴트 모터바겐

15개 모델의 마지막을 장식할 차량은  바로 페이턴트 모터바겐입니다. 칼 벤츠가 1886년 특허등록을 한 그 자동차죠. 이름 자체가 '특허자동차' 그대로 불리웁니다. 내연기관이라는 걸 이용해 달리는 첫 출발점이자 역사의 첫 장에 등장하는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포스팅에서도 말씀 드렸듯 이 차가 꼭 자동차의 첫 출발은 아니었다는 거,  그점도 잊지 않으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