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한 동생 중에 한 명이 "이건 아니지!" 라는 부정의 의미로 내지르는 의성어가 있습니다. "워~워~워!" 갑자기 그 소리가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페라리 때문인데요.
그 잘난 메이커가 중동 사막 한 켠에 페라리 월드를 만들더니, 이제 또 다른 그들의 생명수 발원지인 중국시장에 기념모델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모델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워~워~워!"를 외친 것입니다. 중국 진출 20주년을 기념해 이번 베이징 모토쇼를 통해 공개한 '페라리 458이탈리아 20주념 기념모델'이 그 주인공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금색 휠과 보닛을 종단해 새겨진 용 문신(?)입니다. 실내 사진은 안 나왔지만 내부 역시 황금색 실로 박음질을 해서 확실하게 중국용 모델임을 각인시켰고, 버튼식 시동키 역시 영어가 아니라 한자로 적혀 있다고 하는군요.
뭐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페라리를 먹여살리는 1등 국가가 중국이거든요. 그러니 그들에게 이런 일종의 기념작은 선사하는 것도 페라리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일종의 영업적 행위니까요.
문제는...갈수록 디자인이 중국인들의 취향을 너무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이런 250GT 같은 모델에 대한 향수와 열정이 여전한 저에겐 저런 중국한정판 같은 건, 아무리 속된말로 금을 처발라놓아도 와닿지가 않습니다. 물론 중국인들이 좋아하고 그들이 계속해서 페라리를 아껴주면 그만이겠지만, 저처럼 아름다웠던 선과 그 붉은 칼라로 대표되던 로망의 역사를 여전히 기억하는 이들에겐,
저런 용무늬 있는 페라리를 보는 일은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죠. 이건 질투나 시기 뭐 이런 단어로 넘겨짚을 감정이 아닙니다. 정말이지 페라리를 사랑했던 사람으로써, 자꾸만 자신들의 뭔가를 잃어가고 있다는 그 안타까움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옛날로의 회귀는 어렵겠지요. 그래도 그 때의 감성만큼은 계속 이어가주고 되살려 내었음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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