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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제네바모토쇼의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모토쇼를 통해 많은 차들이 소개됐습니다. 약 3만 평 규모의 팔렉스포 박람회장을 가득 메운 사람과 자동차들. 700여 개 업체가 참가했고, 70만 명 정도가 관람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주 알짜배기 모토쇼입니다. 직접 가서 보지 못했고, 그래서 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섣부르게 말하긴 그렇지만, 매체를 통해 나름 생생하게 간접경험을 해봤습니다.

해서 오늘은, 공개된 많은 모델들 중에 개인적으로 좋았거나 싫었던 모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차에 대한 정확한 스펙을 논하는 자리는 아니구요. 주관적인 감상평 정도가 되니까 그점은 참고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부 자동차매체들의 평가와는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내용이 될 거 같은데, 그냥 잡지 화보 보듯, 그렇게 감상하셨음 합니다. 그럼 어떠한 놈이 좋았고, 어떤 놈이 이상했는지! 출발해보겠습니다.





좋은 놈



지난 번에 아우디 A3와 함께 소개해드렸죠? 신형 메르세데스 A클래스입니다. A클래스 중에서도 가장 상위트림인 AMG스포츠 버젼인데요. 제가 이 차 보고나서부터 이상 증세가 생겼습니다. 계속 지나가는 차들 위로 얘 모습이 오버랩되는 거예요. 한 이틀 지나니까 끙끙하고 앓는 소리가 어디서 나는 겁니다. 가만 들어보니 제 뱃속이더군요.

지금은 솔직히 말해서, A클래스 AMG 스포츠에 푹 빠져서 아무 차도 눈에 들어오지가 않습니다.  뒤태가 다소 아쉽고, 동영상을 보니까 실내 버튼들 작동하는 것도 그닥 편해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콤팩트한 자동차, 약간의 고성능, 그리고 연비효율과 스타일까지 갖춘차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런 기준에서 이 차는 거의 제 모든 요구 조건을 맞춰주고 있습니다. 아~~~ 병 걸릴 거 같습니다. 문제는 돈.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지만 3만 유로 중반 이상이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이것저것 해서 최고 4만 유로 정도? 

암튼 저만 혼자 좋아 죽겠다 그러는 건 아닌 듯 합니다. 독일의 거의 대부분 자동차 에디터들도 맘에 들어 하니까요. 뭐 그네들이 뭐라고했든 일단, 이번 제네바모토쇼의 "좋은놈"으로 전 이 녀석을 선정하겠습니다. 





나쁜 놈



벤틀리가 내놓은 컨셉카 EXP 9F를 전 나쁜놈으로 골랐습니다. " 멋지기만 하구먼 왜???" 라고 반대할 분들 많으실 거 같은데요. 예전부터 벤틀리 SUV, 람보르기니 SUV, 그리고 마세라티 쿠팡 등은 나오지 않았음 하는 모델들로 계속 유럽에선 얘기되고 있었습니다. 

뭐 그런 이야기들과 별개로 저는 이 차가 이 번 모토쇼의 가장 나쁜(?)모델로 선정해도 나쁠 게 하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SB-Medien

이 사진은 독일 잡지인 아우토모토슈포트(AMS)에 실린 것으로 잡지 에디터가 EXP 9F에 오르는데 다소 불편해 하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모를 보면 가장 먼저 화려한 그릴과 엄청나게 큰 휠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21인치인가 23인치인가 암튼 엄청 큰 휠인데, 그릴과 휠 등이 전체적으로  요란스럽다는 생각이드는군요.


실내는 극단적인 화려함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대단하죠? 컨셉카이기 때문에 양산이 되어도 이것처럼 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독일의 대다수 자동차 담당 기자들이 '부담스러운 화려함'이라는 표현을 했고,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심지어 어떤 기자는 러시아마피아들이 좋아할 만 하겠다며 비아냥대기도 했더군요.

그러고 보니 아랍부호나 러시아갑부, 중국의 졸부 등에겐 어울릴 거 같습니다만, 벤틀리라는 브랜드를 너무 돈의 이미지에 함몰시키는 건 아닐까 좀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양산되면 200,000만 유로 정도가 될 거라고 하네요. 생각만큼(?) 비싼 건 아니라고 보여지는데... 어쨌든, 벤틀리가 돈과 명성이라는 구조 사이에서 위험스러운 줄타기를 하려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과한 반응이라구요? 뭐 그럴 수도 있겠네요. ^^; 어쨌든 돈자랑은 그만~~!




이상한 놈


© SB-Medien & dpa

이상한 놈으로  골라 본 자동차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J입니다. 말 그대로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고, 그냥 제가 보기엔 이상한 차 같았습니다. 미우라 요타의 이름 앞자를 따서 J라고 했다는데, 딱 한 대만 만들어 팔 거라죠? 그것도 30억이 넘는 금액으로... 

뭘 기념하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마치 만화책을 뚫고 나온 듯한 라인을 보여주고 있군요. 가장 특징적인 건 앞유리가 없다는 건데, 일단 번호판 받으려면 구조변경을 해서 허락을 받아야겠군요. 물론 이런 차를 공도에서 타기 위해 살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번호판 달 자리는 만들어주셨어야 하지 않을까요? 

700마력 짜리 엔진 얹어놓고 달리지 말라는 것도 잔인한 짓이고. 또 저 상태로 달리다 날아오는 모기와 충돌이라도 하면 어쩌라는 것인지...암튼 람보르기니가 자신들의 디자인감각을 뽐내기 위해 내놓은 모델로밖에 안 보이는 이 녀석이, 전 이상해 보입니다. 그 밖에 몇 놈(?)들 더 이름 붙여봤습니다.





진짜 착한 놈



르노가 가지고 있는 저가형 브랜드가 '다치아'죠. 그들이 제네바모토쇼에 선보인 이 모델은 MPV형인 로지입니다. MPV라고 했지만 패밀리밴이라고 보면 훨씬 컨셉이 선명하실 거예요. 쉐보레 올란도처럼 7인승 모델입니다. (물론 5인승도 있구요.) 4.5미터 짜리 전장으로 7명을 태우니까 아무래도 3열은 공간이 좁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는 다양한 수납공간과 최대한 넓힌 3열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실내인데 앞에 화려한 놈들 보다 이 놈 보니, 갑자기 전주한정식으로 점심 먹고, 저녁에 집에서 라면에 밥말아 먹는 기분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이 모델이 착 놈으로 불리워야 하는가? 그건 가격 때문입니다. 기본형이 고작 9,990유로, 우리 돈으로 천오백만 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살 수가 있기 때문이죠. 

비슷한 컨셉의 올란도가 독일에서 가장 낮은급이 18,900유로에 팔린다는 걸 생각해보면 얼마나 저렴한 차인지 아시겠죠?  그래도 기본적으로 ESP 달려 있고, 후방감지기 달려서 주차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400유로 정도만 돈 더 내면 괜찮은 터치식 내비게이션도 달 수 있고, USB 포트도 있습니다. 좀 더 안정성만 보강되면 좋겠는데, 저 가격에 너무 많은 걸 요구하나요? 그래도 왠지 이 놈은 워낙 착해서 다 들어 줄 것만 같습니다.




맛이 간 놈



ㅎㅎ 살짝 재밌긴 합니다 이 차. 벤츠의 튜닝 브랜드인 브라부스가 손을 봐서 등장한 스마트포투입니다. 그냥 장난삼아 만들었다면 이런 이름 안 붙여줬을 텐데, 세상에 이 걸 판매한다네요. 그것도 46,000유로나 받고 말입니다. 6천 7백만 원이 차 가격입니다. 

설마 돈많은 아버지가 10대 아들 사주고 시내에서 맘껏 칼치기 하고 다니라는, 그런 용도는 아니겠죠? 미안합니다만 제가 보기엔 약간 맛이 간 놈이 맞아 보이네요.





사고칠 놈



아~ 이 사진만 보면 얼마나 멋집니까? 그런데 실제로는 이 느낌과는 좀 달라 보이더군요.

© SB-Medien

볼보팬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디자인적인 측면에선 다른 준중형급 해치백에는 조금 밀려 보였습니다. 특히 아우디 A3 신형과 나란히 놓고 비교한 사진을 봤는데, 확실히 다른 차들 속에선 아우디 디자인이 얼마나 멋진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준수한 디자인이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한 고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거기에 볼보 특유의 안정성과 주행성능만 선명하게 보여준다면 준중형 대첩에서 히든참피언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싶네요. 암튼 올 해는 준중형의 대폭발의 원년으로 기록이 될 것입니다. VW 골프가 과연 아성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이런 와중에 등장한 신형 현대 i30과 기아 씨드가 얼마나 잘 해는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양산 메이커로서는 충분히 현대 기아도 유럽에서 승산이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골프가 최대의 위기를 맞은 건 아닌가 싶군요.





아주 어색한 놈



아무리 사진을 멋내 찍어도 아닌 건 아닌 겁니다. 도대체 이보크한테 무슨 짓을 한 건가요? 그나마 소프트탑이 올랐을 땐 봐줄 만 했지만, 이렇게 뚜껑 날리고 보니, 어색하기 그지없습니다. 뭐라 더 해줄 말이 없어서 다음 차로 넘어갑니다.





개념찬 놈



아오~~~~!!!!

폴크스바겐이 레저 컨셉을 보강해 내놓은 픽업 '아마록캐넌'입니다. 이거 대박이네요. 멕시코공장 물건이라 좀 찜찜하긴 하지만 주5일제다, 주 5일 수업이다 해서 점점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죠. 이럴 때 미국산 정통 픽업들도 좋지만  거의 완벽하게 4인 가족이, 혹은 친구들끼리 오붓하게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이런 모델이 한국에 들어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지 않겠나 싶습니다.

아~ A클래스만 아니었다면 아마도 얘에 꽂혀서 시름시름 앓고 있었을 겁니다. 





진짜 끝내주는 놈



설령 클래식카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모건의 이 로드스터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분 계실까요? 모건의 차 만들기는  매혹적인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이 함께 하는 거 같습니다. 요즘 내놓는 영국의 이 작은 메이커의 모델들은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멋지고 우아합니다. 영원한 노스텔지어로의 향연...이렇게 이름 붙여도 좋을 만 하죠?




누구냐 넌?



끝으로 보여드릴 차는 얩니다, 얘. 미아 로이라는 이름의 이 전기차는, 수륙양용차로 유명한 네덜란드 린스피드가 선보인 미아 밤부의 변형 모델인 듯 보이는데요. 골프장 카트용으로 쓰임이 한정된 미아 전기차로 뭘 더 할 수 있을까요? (떡볶이 오뎅 팔기에도 너무 적군요.) 

암튼, 미아 로이를 끝으로 오늘의 놈놈놈들 소개 마치겠습니다. 읽느라 고생들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