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대로 K5와 관련된 포스팅하겠습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뜸을 드린 결과가 되어버렸네요. 많이들 기대(?)하고 계셨을 텐데, 내용이 너무 싱거운 거 아니냐 실망하실까 약간 위축은 듭니다. (일단 이렇게 바람을 좀 빼 놓고 시작을 해야겠습니다.ㅎㅎ)
어쨌든 K5와 관련된 내용을 오늘까지 최근들어 3번씩이나 다루게 됩니다. 하이브리드가 약간 걱정스럽다는 것과, 아우토빌트 디젤 비교테스트에서는 푸조 508 보다 앞서고 몬데오 보단 뒤진 성적을 받았노라 소개해드렸죠. 그런데 다시 디젤과 관련해 포스팅을 한다는 게 중복의 느낌도 있고 해 '그냥 넘겨버리지 뭐.' 하고 맘을 먹었었는데, 꼭 좀 기아차에게 드리고픈 이야기가 있는지라 다시 맘을 고쳐먹었네요.
보시는 것처럼 이번엔 K5 디젤이 아우토빌트의 비교테스트 모델 보다 좀 더 강력한 것과 맞붙었습니다. 아우토차이퉁(Autozeitung)이 실시한 비교실험이었는데요. 파사트 2.0 TDI블루모션이 그 주인공이죠. 몬데오는 한 번 붙어본 적 있던 터라 무엇보다 파사트와의 성능 테스트 결과가 궁금했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엔진 항목
우선 K5가 그래도 좋은 결과를 보인 엔진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참고로, 파란색 밑줄은 좋은 결과, 붉은색 밑줄은 나쁜 결과임을 알려드립니다.
우선 여기에 참여한 모델들은 모두 디젤이고, K5를 제외하면 2.0엔진입니다. 그래서 최고속도(Höchstgeschwindigkeit)의 우열은 큰 의미가 없을 거 같습니다. 다만, 밑줄 그어진 연비효율에서는 아우토빌트와는 반대되는 결과를 받았는데요. K5가 조금 더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시승차는 스타트스톱 시스템이 있는 수동 6단 기어모델입니다.
파사트의 경우는 수동기반의 DSG였음에도 세 모델 중엔 가장 낮게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가속력(Beschleunigung)에서는 오히려 토크가 조금 더 좋았던 K5가 가장 낮은 점수(99점)을 받았는데요. 뭐 이런 정도는 문제될 거 없어 보이기 때문에 이쯤에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차체 항목
차체의 경우 점수 차이가 좀 나죠? 일단 1열과 2열 공간은 몬데오가 제일 좋습니다. 다만 점수상으로는 차이가 그닥 크지 않게 나왔는데요. 뿐만 아니라 포드 몬데오가 트렁크(Kofferraumvolumen) 공간 역시 가장 넉넉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공간에 대한 경쟁력은 분명 앞서 있다 보여지네요.
푸른색 밑줄은 품질과 마감항목인데 K5가 몬데오에 앞선 결과를 보였군요. 하지만 차체 안전성(Sicherheit)에서 점수 차이가 꽤 벌어졌습니다. 파사트 뿐 아니라 몬데오와도 차이가 많이 났네요. 다음으로 '안락함' 항목의 결과를 보시겠습니다.
안락함
우선 앞좌석의 경우 포드가 가장 좋았구요. 뒷좌석은 파사트가 좀 더 편안하다는 것이 테스터의 의견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K5가 가장 편안함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내용이 붉은색 작은 네모 안에 나와 있는 것인데요. 인간공학(Ergonomie)적 설계 측면에서 보면 K5가 비교적 큰 차이로 낮게 평가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우토차이퉁의 평가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장거리 운전에서는 몬데오가 가장 편안할 것이다. 파사트와 K5 시트는 옆쪽에서 승객을 잡아주는 안정적인 느낌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는데, 기아에게 좀 더 많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K5의 2열은 승객의 머리와 허벅지 등이 불편하게 되어 있고, 어깨 쪽도 다소 어색하다. 키가 큰 독일인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쿠페식의 낮은 지붕으로 인해 발생되는 불편함이다."
K5 콕핏과 서스펜션에 대한 설명도 덧붙이겠습니다.
" 콕핏을 보면 버튼들이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다만 핸들에 다소 버튼들이 가려지는 게 아쉽다. 네비게이션 화면의 경우는 햇볕에 반사되는 경향이 있지만 에어콘의 경우 선택이 아닌, 기본장착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달릴 때의 실내소음도는 세 모델 중 가장 높다. 다만 서스펜션은 비포장도로에서도 자세를 잘 잡아주는 편이다."
주행성 항목
이번 아우토차이퉁 K5 비교테스트 항목 중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입니다. 모두 붉은색이죠? 그만큼 문제점이 많았다는 뜻인데요.
우선 브레이크(Brems)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측정 방법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겠습니다. 하나는 시동을 켜고 시속 100km/h까지 속도를 냈다 제동을 하는 방식(Bremsweg kalt)이 있구요. 또 하나는 충분히 엔진이 열을 받은 후에 제동을 하는 방식(Bremsweg warm)이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방식의 점수를 보면 k5가 150점 만점에 '5'점이라는 최악의 점수를 받고 말았구요. 예열 후 제동 시에는 '54'점을 받았습니다. 모두 150점 만점이라는 걸 생각하면 얼마나 나쁜 점수인지 아시겠죠? 전 5점이라는 점수를 사실 처음 봅니다. 그리고 그 점수가 한국차라는 게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이 점수는 절대평가라기 보다는 상대적 평가점수이기 때문에 경쟁 모델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게 뭔가요?...도대체 얼마나 제동력에서 차이가 나기에 이런 점수를 줬는지 내용을 좀 자세히 들여다 봤습니다. 그랬더니 파사트와 몬데오가 각각 36.0미터/ 36.4미터였고, k5가 44.6미터였습니다.
예열 시 제동력에선 k5가 그나마 약 40미터 정도의 결과를 보여 차이를 많이 줄였는데요... 일단 내용만 놓고 보면 제동거리가 너무 많이 차이가 났습니다. 이 점에 대해 아우토차이퉁은 "시승차에 달린 타이어가 아니라 다른 타이어였다면 아마 이런 결과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k5의 입장을 변론해줬습니다.
아우토빌트 때도 제동력에서 문제가 됐지만 이정도는 아니었죠. 앞서 말씀드렸지만 현기차의 경우 '아우토빌트'에 제공되는 시승차가 가장 좋은 상태로 넘어갑니다. 잡지의 영향력을 생각하기 때문에 회사 차원의 대응을 하기 때문이죠. 그 외엔 일반적인 차량이 제공된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매번 아우토차이퉁 비교시승기를 보면, 현기차 제동력에 문제가 있다는 데이타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건 제동력에 문제가 있든가, 아니면 너무 아우토차이퉁에 제공되는 차의 상태가 나쁘든가 둘 중에 하나가 아니겠나 싶은데요. 과연 둘 중에 어떤 이유일까요?
둘 중에 어떤 이유가 됐든 현기차는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차 자체든, 관리마케팅의 문제든... 아무리 아우토빌트가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다고 해도, 아우토차이퉁 역시 많은 독자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아우토차이퉁은 자동차 직영 매장 같은 곳에 가면 비교시승만 별책으로 꾸며져 많이 비치되어 있죠. 고객들이 기다리는 동안 신문 아니면 아우토차이퉁 같은 잡지 뒤적입니다. BMW매장이든 VW매장이든 가면 널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경을 좀 더 써야하지 않겠습니까?
매번 타이어 탓만 하지 말고, 적어도 타이어만이라도 제대로 된 것을 달아 테스트하라고 넘겨줘야 하는데.... 만약 계속 이렇게 나간다면 결국은 제동력 자체의 문제를 타이어로 덮으려 한다는 의심만 받게 될 겁니다. 제동력 때문에 얘기가 길어졌지만 여기서 또 놓치지 말아야할 평가내용이 있어 그것도 원문을 그대로 옮겨보도록하겠습니다.
" 커브의 경우를 보자. 몬데오는 괜찮은 능력을 보여준다. ESP를 끈 상태에서도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파사트는 몬데오 보다도 낫다. 단 전제조건이 붙는다. 어댑티트 댐퍼가 달려 있다는...그걸 감안해도 파사트는 조향성이 좋고, 코너링 시 흔들림이 적은 차다. K5는 이런 점이 부족하다. 몬데오와도 차이가 크다. 커브에서 속도를 올렸을 경우 K5는 트랙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ESP를 끄고 이 차를 운전하게 되면, 경력 많은 운전자도 차가 휙휙 돌아가는 걸 당해내기가 쉽지 않다. 기아의 멋진 스타일이 주는 기대감이 실제 운전을 하면서는 반감되어 버렸다."
가격 및 총점
뭐 가격 및 개런티는 기아의 승리입니다. 이점은 상대가 포드, VW이기에 더 그렇다 봐야겠죠. 가격과 개런티가 없는 성능항목만 놓고 총점을 따진다면 차이는 더 크게 나겠죠. 엔진의 경쟁력, 연비 효율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안락함에서의 부족함, 그리고 무엇보다 주행성능에서의 문제 등을 생각하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제동력. 코너링의 불안함. 이로인한 주행안정성 보강. 여기에 주행 시 소음이나 좌석의 불편함 등이 마이너스 요소였고, 상대적으로 보강된 서스펜션과 콕핏 버튼의 효율적 배치, 그리고 기대 이상의 마감과 스타일 및 가격과 개런티 등이 플러스였습니다. 앞으로는 좀 좋은 타이어 달아서 이런 비참한 점수 받는 일 없길 바라겠습니다. 나름 애정을 갖고 있는 모델이기에 더 아쉬움이 크네요.
(두 가지 당부말씀 드립니다. 하나는 혹여 기아 관계자분들 이 글 보시고 댓글 다실 거면, 다른 분들도 생각하셔서 막말은 삼가해주시기 바라겠구요. 점잖게 반론을 해주시면 어떤 거부감도 없이 새겨듣고 토론에 응하고 배울 점은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퍼가시는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어떤 카페라고 말씀은 못드리겠지만, 링크까진 아니더라도 출처 정도는 밝혀주세요. 몽땅 빼버리고 내용만 쏙 퍼다 옮겨놓으시면 나름 열심히 작성한 사람 김 빠진답니다. 부탁 좀 드릴게요. ^^)
추가: 고민 끝에 트위터를 시작했습니다. 가급적이면 블로그는 독일 생활과 자동차이야기에 집중하고 그 외적인(포괄해) 얘기들은 트위터를 이용할 생각이에요. 혹시 관심 있는 분들은 닉네임 '스케치북', 아이디 'Sketchbook1234'로 이웃신청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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