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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잘나가는 BMW, 미래를 위한 코드네임 공개


요즘 BMW는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다는군요. 전 세계적으로 판매실적이 좋기 때문인데요. 한국 시장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죠. 어쨌든 돈 잘 버니 기분은 좋겠지만 여기에 만족하고 부른 배만 만지고 있다간 언제 어떻게 넘어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이런 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도 베엠베 자신이겠죠. 그래서 성장을 유지하고 발전하기 위해 BMW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시장에 i 브랜드로 뛰어들었지만 이것이 좀 더 먼 미래를 위한 포석이라면, 지금 당장 외연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확실히 베엠베의 약점, 혹은 빈틈이라고 할 수 있는 소형차 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BMW는 ULK라고 불리우는 코드네임으로 넓고 큰 시장으로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ULK는 독일어로 Untere Klasse라고 해서 쉽게 말해 '소형급'이라는 단어의 약자인데요. 준중형급 이하에서 준비시켜놓은 3가지 모델이 이 계획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독일 매거진 아우토빌트(Autobild)가 준비한 관련 내용을 잠시 살펴볼까요?

 


준비된 첫 번째 모델은 CAT라는 코드네임을 사용하는 것인데요.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과 높은 지붕의 낯선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내후년(2013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매 년 독일 내에서 10만 대 정도의 판매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CAT는 Compact Activity Tourer의 약자로 골프 플러스와 직접적인 경쟁모델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냥 1시리즈 보다 공간을 많이 확보한 기능성 모델이 되는 셈이죠. 그런데 재미난 것이, 이 모델이 어쩌면 제가 그토록 기다리던 1시리즈 GT의 이름을 달고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두 번째 준비된 모델은 코드네임 FAST를 사용하는 미니밴입니다. 베엠베에서 미니밴이라니...라며 놀랄 B당 분들께서 계실텐데요. Family Activity Sport Tourer의 약자로 미니밴이긴 하지만 스포티브함을 강조한 자동차로 약간 x1의 컨셉과 닮아 있기도 하죠? 랜더링 역시 X1의 차세대 이미지와 비슷하기까지 합니다.

2015년 정도에 내놓을 예정인데 직접적인 경쟁상대는 VW 투어란이라고 하는군요. 아마 그 때쯤이면 투어란도 새로운 모습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어쨌든 잘 비벼진 비빔밥이 될 것인지 아니면 어설픈 짬짜면이 될 것인지는 나와보면 답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준비된 자동차는 Joy라는 코드명을 쓰는 소형차인데요. 아직 어떤 모델이 될지 정확히 나온 정보가 없어 이미지를 구성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어쨌든 Mini라는 멋진 브랜드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BMW 이름 하에 만들어지는 소형차는 Joy가 될 것이고, 아우디 A1과의 대결을 펼칠 예정이라고 합니다. 3기통과 4기통 모두 생산을 고려중이라네요.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소형차와 후륜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가격, 또 하나는 공간의 협소함입니다. 뒷바퀴 굴림이 갖는 이런 태생적 문제로 인해 베엠베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3기통, 전륜, 그리고 엔진의 가로배치 등 크게 3가지를 시도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실내 공간을 좀 더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차체를 약간 키워낼 수 있겠으며, 제조단가를 좀 더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메이커가 소형차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발생하는 문제, 특히 BMW를 상징하는 그 날렵한 주행성능을 희석시키면서까지 시장을 확장해야 하느냐의 문제는 분명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돈 더 벌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훼손하냐는 것이죠.

좋게 보면 얼마든지 BMW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저렴하고 공간활용도도 좋은 차를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베엠베의 뒷바퀴 굴림과 스포티브한 주행성능을 사랑하는 골수B당들에겐 자칫 외도, 혹은 변절로 비춰질 수 있는 사안인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변화와 타협은 이해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지만, 이런 변화가 무리한 사업확장과 이익의 극대화라는 미명하에 본질을 훼손하는 과정으로까지 이어지지 않기만을 바라겠습니다. 

과연 A1이 비싼 소형차라는 부담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판매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베엠베는 어떤 해결책을 준비했을까요?...아 어찌되었든!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된 듯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