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사실 수입차 시장확대를 이끄는 핵심은 독일메이커들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그만큼 독일차에 대한 관심과 기대, 그리고 나름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겠죠.
물론 기대만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잦은 고장이나 이에 따른 AS의 불편함과 과다한 비용지출 등은 독일차에 대한 환상(?)을 거둬내고 냉정한 비판을 하게 하는 요소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은 차를 타고 싶은 이들의 선택 1순위는 독일차들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이런 독일차들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과 동경은 그 차들이 가지고 있는 성능 못지 않게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전통과 그 전통이 만들어낸 그들만의 색깔 즉, 분명한 자신들만의 감성과 맞닿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점을 요즘 현대차가 연구하고 적용시키고 있다는 기사가 났더군요.
그렇다면 현대차가 독일차들을 연구해 얻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브랜드를 강화시켜 싸고 품질 낮은 자동차를 만드는 과거의 이미지를 벗고, 품질도 높고 브랜드의 가치도 높은 그런 자동차회사로의 변신을 이뤄내려는 장기적 목적을 위해 가장 적합한 모델들이 바로 독일 프리미엄 메이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독일 현지의 벤츠 매장을 둘러보며 분석을 하고 있으며, 이런 분석을 통해 벌써 몇 가지 새로운 영업전술들을 국내에서도 적용시키고 있다는군요. 그 전술의 몇 가지 예로는,
'365일 맞춤 시승서비스', 수리한 차를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 주는 '홈투홈 서비스', 고장 전 사전 점검해주는 '비포서비스' 등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서비스가 고객만족을 통해 현대차의 브랜드를 강화시키고, 현대차만의 감성을 이끌어내는 목표의 일환이라고 보기엔 뭔가 접근방법에서 잘못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위에 언급된 내용들은 좋은 서비스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분명 고객들은 메이커의 노력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된 내용들이 과연 그들이 얘기한 '고유한 감성'으로 이해될 수 있을까요?...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제가 생각하는 독일차의 고유한 감성은 이런 고객 서비스에 있는 게 아니라 봅니다.
그렇다면 현기차가 독일차들을 통해 배우고 익혀 고유한 감성을 얻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1. 메이커의 전통을 세우고 강조하라.
2. 그 세워진 전통을 통해 브랜드 철학과 색깔을 정하고 알려라.
3. 이 알림의 작업은 자동차 중심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도록 하라.
전통을 만드는 것은 무조건 자동차를 만드는 연혁이 길어야지만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현대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죠. 하지만 그냥 차를 만들어 파는 것에만 집중했지 어떤 차를 어떤 철학과 가치를 가지고 만들어 왔는지에 대해 우리는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바로 차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과 방향성을 세우고 그것을 매 시간시간 지켜나가고 확장시키는 작업. 그것이 전통을 세우는 것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VW은 국민차로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차를 탈 수 있게 해야한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출발했고, 그 점을 꾸준하게 이어왔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안전하고 편안한 차, BMW는 운전의 즐거움이 가득한 차, 아우디는 기술력을 통해 트렌드를 리드해나가는 브랜드 등으로 자신들의 역사를 분명하게 특화시켜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특화된 방향성, 즉 자신들만의 고유한 색깔을 위해 기술도 발전시켰고, 마케팅도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현대차는 어떤까요? 어떤 방향성이 있었습니까? ... 처음에야 어찌보면 그냥 먹고살고, 살아 남아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로 인해 '내가 왜 자동차를 만들고, 어떤 차를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인지'까지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지금까지도 이어졌다면 그건 좀 문제가 아닐까요?
좋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치죠. 하지만 현대차 스스로가 독일 메이커들을 통해 그들처럼 고유한 감성을 소유한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무엇 보다도 자신들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 작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게 방향을 잡으면 거기에 맞게 기술이 발전될 것이고, 그런 기술력의 발전을 통해 현대차는 자연스럽게 영업전략을 짜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런 영업전략을 통해 맨날 쌩쌩 달려대는 자동차 이미지만 각인시키는 광고 등은 좀 더 목적성 있는 이미지 광고로 변신을 하게 될 것이구요.
지금까지의 현대차 광고나 영업전략은 성능과 품질이 나아졌다는 지극히 단순하고 기계적 업그레이드에 집중되었습니다. 어떤 기술이 적용됐네, 무슨 엔진이 얼마나 성능을 내고 있네 등의 것들이었죠. 하지만 지금부터의 영업전략이나 마케팅은, 현대차의 좋은 품질과 감성이 어떻게 당신의 삶과 행복하게 맞닿아 있는지를 문화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좀 더 사람냄새 나고, 뭔가 가슴으로 고객과 교통하는 그런 영업방식 말입니다.
이걸 위해선 영업현장 1선에서 뛰는 영업사원들의 현대차에 대한 확실한 마인드와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교육 역시 훨씬 체계적이고 의미 있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앞에 언급한 이런 과정들이 하나의 사이클이 돼 계속해서 맞물려 돌아가야! 그 때부터 현대차의 고유한 색깔, 고유의 감성은 시나브로 쌓여가게 될 것입니다.
이제 정리해보겠습니다.
현대차는 자동차 철학을 수립하고 방향성을 성립시켜 놓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런 분명한 기초가 있어야 기술력과 성능의 발전도 구체화되지 않을까요? 벤츠는 안전을 위해, 아우디는 콰트로와 차량 경량화, 그리고 친환경 엔진에, BMW는 감칠맛 나는 드라이빙을 위해 더욱 그런 쪽에 포커스를 맞춰 기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현대도 그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단계를 거쳐야 자연스럽게 영업이나 마케팅의 나아갈 방향이 잡힐 것입니다.
브랜드 강화를 원한다구요? 그렇다면 먼저 브랜드가 어떤 색깔을 갖고 있는지 이 점을 분명히 하고 고객들에게 알리십시오. 그렇다면 대부분의 문제들은 해결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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