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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캠핑카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3월 들어 독일스럽지 않게 일주일 내내 화창한 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봄을 맞을 준비를 하라는 자연의 배려일까요? 여튼, 일교차 여전히 심하고 쌀쌀한 기운 아직은 밤낮을 지배하고 있지만 벌써 집앞의 숲은 새들의 경쾌함이 가득합니다.

날이 풀리고 햇살이 좀 더 많아지면 캠핑카족들은 설레이게 됩니다. 겨울의 묵은 때를 씻어내며 올 한 해는 어느 길을 달리고 어느 이름 모를 곳에서 멋진 밤하늘과 함께 할지 분주히 계획을 세우기도 하겠죠.

이 넘의 블로그는 툭하면 우리와 안 어울리는 캠핑카 타령이냐고 심드렁할 분도 계실 텐데요. 여기는 오만가지 자동차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임을 넓은 맘으로 이해해주면 고맙겠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캠핑카 중에서도 레트로캠핑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의 멋진 캠핑카' 라는 제목으로 책이 한 권 나왔더군요. 캠핑카에 푹 빠져사는 어느 부부가 40여 종의 레트로풍의 캠핑카에 대한 자료를 모았고, 힐러리 워커라는 사진작가가 그들이 소개하는 차들을 정성껏 찍어서 이야기와 사진이 버무려진 그런 책을 낸 것입니다.


이 부붑니다. 그들 자신도 이렇게 멋진 복고풍 캠핑카의 주인들이죠. 이들이 소개한 것 중 몇 개만 함께 맛보기로 보실 텐데요. 여기 나오는 차들은 모두 잡지 촬영용으로 세팅된 게 아니라 실제로 주인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실전용이라고 하네요. 사진을 보고 있다 보면 50년대에서 70년대까지, 시공을 넘나드는 과거로의 여행의 맛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품 하나하나까지 모든 게 섬세하게 과거의 향기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어느 캠핑카의 실내 모습입니다. 따뜻한 원두커피 한 잔에 책 한 권, 참 좋겠죠?





분위기가 영국의 어느 고성 느낌이죠? 맞습니다. 이 자그마한 녀석은 캠핑카 클럽에서 1955년 영국의 찰스황태자와 앤 공주를 위해 특별히 1:3 비율로 축소해 선물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제 곧 며느리를 보게될 나이가 되어버린 찰스 황태자...어린 시절의 이 귀요미를 잊지 않고 있을까 모르겠네요.





어우 제 스타일은 아니네요.  어느 부부가 어린 자녀들을 위해 인터넷에서 보고 구입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생각 보다 가격은 매우 저렴했다는군요. 서양사람들은 정원에 오두막 같은 걸 지어 짐도 보관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게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 같은 것 봐도 잘 나오죠. 이 가족은 오두막의 자리에 이 캠핑카를 대신해 놓은 것인데요. 분위기를 봐서 아마 예쁜 딸들이 이 공간의 주인이었을 거 같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많이 커버려 여기서 놀 수 없게 됐지만 그래도 가끔씩 이 곳을 찾아 그 때를 다시 추억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훔...상당히 독특하죠? 어찌 보면 촌스러울 수 있는 분위기를 세련된 감각으로 잘 꾸며놓은 거 같습니다. 아마도 이 차의 주인은 히피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시트로엥의 트랜스포터 H를 개조한 건데요. 이렇게 개조되기 전에는......사람들의 시체를 실어날랐다고 하는군요. 확실히 예사롭지 않은 주인장임엔 분명합니다.





미국 오하이오에서 구입한 70년대 풍 캠핑캅니다. 이건 사진을 찍기 위해 다소 작위적으로 구성을 한 냄새가 나네요. 하지만 보고만 있어도 긴장이 풀리면서 편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 같은 느낌,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아~~~~~~~~~~~~~~~~~~~~~~~~~~~~~~~~~멋집니다. 정말 멋지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네요. 저 자그마한 캠핑카에 저런 완벽한 조리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정말 아내도, 아이들도, 일도 모두 다 잠시 접어두고 혼자서 딱 일주일만 저 녀석과 동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말 세상엔 하고 싶은 일 참 많네요, 그죠?... 편안한 일요일들 되시구요. 월요일엔 아우디A6와 BMW 5시리즈가 찐하게 맞붙은 비교테스트 결과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