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쓸까 말까, 포스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혼자 이틀을 고민하다 올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그간 한국차에 대한 독일 자동차잡지들의 평가가 그닥 나쁘지 않았었기에 이번 제네시스 쿠페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미국에서 포드 머스탱, 닷시 챌린저, 쉐보레 카마로 등과 비교테스트할 때만 하더라도 2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제대로 된 검증은 끝났다고 은근히 기대를 했었죠. 디자인도 전방부를 빼면 전체적으로 괜찮고, 특히 후륜구동이라는 놀라운 시도도 좋았죠. 이정도면 충분히 자신감 갖고 유럽땅에 발을 내디딜만 했지만 그만 유럽 최고의 자동차 잡지인 아우토빌트(Autobild)에 의해 낯뜨거울 정도의 악평을 받고 말았습니다.
이번 비교테스트는 경쟁 모델이라고 자칭타칭 얘기되는 아우디 A5가 함께 했는데요. 사실 아우디는 그냥 구색을 맞추기 위해 붙여진 것일 뿐, 오로지 새로 검증받아야하는 제네시스 쿠페에 모든 것이 집중되었습니다.
일단 이번에 비교테스트 된 두 모델에 대한 기본적 정보를 도표로 만들어봤습니다.
모델 | 제네시스 쿠페 (4기통 2.0) | 아우디 A5 (4기통 2.0) |
마력 | 214PS/6000RPM | 211PS/4300RPM |
제로백 | 7.9초 | 7.0초 |
최고속도 | 222km | 250km(속도제한) |
기어 | 수동6단 | 수동6단 |
구동 | 후륜 | 전륜 |
CO2 | 220g | 149g |
연비 (시내) | 7.4km/l | 12.0km/l |
연비 (고속도로) | 14km/l | 18.8km/l |
연비 (외곽도로) | 10.5km/l | 15.6km/l |
트렁크 크기 | 332리터 | 455리터 |
브레이크(주행 중) | 38.2m | 35.4m |
브레이크(출발 후) | 38.4m | 37.6m |
실내소음 (100km 주행 시) | 70dB | 65dB |
테스트 연비 | 10.1km/l | 12.5km/l |
가격 | 29,990유로 | 39,000유로 |
일단 기본적인 데이타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실제 3명의 에디터들이 테스트를 해 끄집어낸 결과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그 첫번 째가 구동능력입니다.
똑 같이 4기통 2.0엔진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더 가벼운 공차중량을 가지고 있는 제네시스 쿠페가 더 느리고, 기름을 더 많이 먹는다는 것이었죠. 단순히 엔진 자체만의 성능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과 연동된 유기적 기능들과 조립능력 등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엔진음 자체가 스포티브함은 없고, 시끄러웠다는 것인데요. 특히 아우토반을 달릴 때는 굉장히 불편한 엔진사운드였다고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아우토빌트 TV의 비교 동영상을 링크 걸었으니까 일단 한 번 보시고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동영상에서 보시면 약 35초 즈음에 시승자가 "라우트"라고 얘기합니다. 시끄럽다는 얘기인데요. 반면에 1분 40초 정도에 아우디의 경우, " 들리세요? " "아니, 아무 소리도 안 들립니다." 라고 말합니다. 설명을 듣지 않아도 들어보시면 비교가 확연하게 될 겁니다.
이런 엔진음 뿐 아니라, 풍절음도 좀 더 심했고, 특히 연비효율이 그닥 좋지 않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습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얘기들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가 바로 서스펜션, 즉 현가장치가 매우 좋지 않다는 얘기였습니다. 후륜쿠페라는 매우 Hot한 구성을 했지만, 차가 전체적으로 조화가 이뤄져 있지 않다면서 특히, 서스펜션의 경우 직선주로에서 약간 굴곡이 있는 도로면을 만나면 차는 울렁울렁거리며 ESP가 바로 개입을 해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시내주행이건, 고속도로에서건 일관되게 보여준 것이어서 서스의 세팅에 문제가 있음을 아주 대놓고 지적을 해버린 것입니다. 이게 결국은 핸들의 부정확한 움직임과 연결돼 스포티브한 쿠페의 기본적 자질에서 마이너스를 받게 된 것이죠.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공간의 문제였습니다. 앞에 언급된 것들을 다 그렇다치고 넘긴다고 해도 고객입장에선 작은 트렁크 공간이나 트렁크 입구의 불편함, 거기에 실내의 질감이나 공간활용의 부족함으로 인해 이 차를 사야하나~하는 고민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여기에 실내 디자인도 조금 떨어져 보이고, 추가기능들도 부족한 것이 아쉬움으로 작용했다며 500점 만점에 265점을 줬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말하기를 "장점을 이야기하라면 하나가 있다. 그건 바로 가격이다." 였습니다.
이날 비교테스트에서 아우디 A5는 500점 만점에 338점을 받았는데요. 여기서 점수를 까먹은 게 있다면 바로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영상 마지막에도 언급했듯,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충분히 아우디가 현대 제네시스 쿠페를 뒤트렁크에 집어넣어버릴 수 있을 정도라며 아우디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 비교테스트 기사를 쓴 에디터는 시승동영상의 그가 아니라 좀 더 나이가 있고, 현대차에 그래도 애정을 갖고 있는 기자였는데요. 이렇게 평가를 내렸습니다.
" 현대 쿠페가 왜 이 지경이 됐는가? 여행을 위한, 혹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차로는 믿음을 주지 못한다. 차라리 이 모델 이전의 전륜구동 그 차가 더 나았다고 본다. (티뷰론을 이야기하는 듯) 시로코가 싫은 사람들에게 나는 그 모델을 비밀병기로 소개할 만큼 좋아했었는데... 아무래도 제네시스 쿠페는 V6에 오토매틱을 타야 그나마 나은 느낌을 받을 것 같다. 동급에서 경쟁자들과 당당히 경쟁을 하려고 시도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긴 어려워 보인다."
사실 더 심한 표현도 있었지만 차마 그건 제가 생략했습니다. 근래 보기 드물게 새로출시되는 모델에 아주 혹평이 이어져서 읽는 제가 다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마침 이 기사는 아우디 A5와 떠오르는 브랜드인 현대의 첫 후륜쿠페의 대결이었다는 점에서 독일 네티즌들의 관심도 상당했죠.
하지만, 대체적으로 현대 입장에선 어깨에 힘 빠지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어떤 이는 50,000유로의 아우디와 30,000유로의 현대를 비교해서 이 정도의 차이가 나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거 아니냐라고 했지만, 중요한 것은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그간의 현대차 기조가 제네시스 쿠페에선 먹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성능 자체가 가격이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정도의 것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현대가 그렇다면 50,000유로 대의 쿠페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도 냉정히 물어봐야겠지요. 이미 아우디는 A5의 윗급인 S5와 그 윗급인 RS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에서는 분명한 수준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 가격의 차이를 인정하겠습니다. 기술의 차이도 인정해야겠죠. 그러니 현대차 관계자분들, 제발 프리미엄 메이커 어쩌구 하면서 자꾸 비교해서 언론에 대고 얘기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그 시간에 겸손하게 조용히 실력을 기르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혹시라도 독일넘들 지들 차니까 더 좋게 얘기한 거고 현대가 요즘 잘나가니까 경계해서 더 심하게 깐 거다...뭐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아우토빌트만큼 객관적이고 정확한 잡지도 별로 없습니다. 이 친구들은 확실한 테스트와 자료가 생명이죠. 그러니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냉정히 보셨음 좋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그닥 기분이 좋진 않습니다. 아무리 욕을 먹고 있는 현대차이고 저역시 비판적이긴 해도, 이 정도로 참담한 결과를 받아낸 걸 보니 짠하기도 하고, 속도 조금 상합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냉정한 평가들이 또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정말 현대차가 경쟁 모델인 BMW 135i나 닛산 370z와 같은 모델들과 당당히 맞서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았음 좋겠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음 합니다. 괜히 허영스런 언론플레이는 자중하시구 말이죠...
에효~ 하필이면 이런 영향력 큰 잡지에서 이리도 심하게 평가를 해버렸으니, 젠쿱...속 좀 많이 쓰리겠는데요?
( 어느 네티즌이 그러더군요. 어떤 사이트에서는 젠쿱 기본형 가격이 24,790유로에 올라와 있다고...옵션 괜찮은 VW 골프 가격으로 팔리려나 보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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