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도발적인가요?...최근 푸조 3008이 한국시장의 문을 열고 달릴 채비를 마쳤습니다. 그런 3008을 보면서 제 머리속에는 VW의 모델 하나가 계속 어른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아~ 이 녀석이면 수입사나 고객 모두가 윈윈할 수 있을 텐데...'
무슨 차인가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우선 푸조 3008의 정체부터 제 나름 규정해 보고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게 이번에 한국에서(유럽은 작년부터) 판매된다는 그 3008입니다. 앞에서 보는 모습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덕(?)에 차체가 커 보이죠? 그런데 측면과 뒤에서 보는 느낌은 얼핏 해치백 느낌도 묻어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치백 모델인 308을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조금 힙업이 된 해치백 정도라 느껴지는 건 이상할 거 없다 봅니다.
하지만 수입사는 이 차를 SUV라고 규정을 했습니다. 영국에서 올해의 차로 뽑을 때 이 차를 크로스오버 차량(CUV)으로 소개를 했는데도 말이죠.
여기서 좀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위의 사진들을 보면(시선이 어디...?) 확실히 SUV라는 느낌보다는 크로스오버, CUV에 가깝다 느껴지는데요. 더군다나 앞바퀴 굴림의 SUV가 어딨습니까? 아무리 쟝르간 구분이 점점 의미 없어진다고는 해도 그래도 사륜구동=SUV라는 공식,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특히...독일과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미니 SUV(CUV의 또다른 의미)라고 불리우는 티구안이나, 닛산 카슈카이, 포드 쿠가 등과 붙여 봤는데, 성능면에서 이들의 상대로 보기엔 버거운 결과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차가 나쁘다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주행성도 보강됐고, 핸들링도 괜찮은 편으로 나왔고, 일단은 유럽에서도 많이 팔리고 있는 괜찮은 차입니다. ^^
어찌됐든 해서!..제 생각은 수입사가 SUV 좋아하는 국내 고객들의 취향에 맞추려는 마케팅적 의도가 있다 봅니다. SUV로 놓으면 뭐~ 판매 시장의 볼륨도 높고, 연비면에서도 SUV들이 아직 쫓기 어려운 리터당 19.5km의 능력을 자랑하니... "연비 최강의 SUV!" 라는 타이틀을 쥐어줄 수 있을 거라는...전략이 숨어 있다는 얘기죠. (이게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니 오해 없길...)
그러나 이 차는 실용성과 경제성이 강조된 MPV (다용도차량) 중에서도 승용과 밴의 기능이 섞인 크로스오버(CUV)가 그나마 제대로 된 분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즉, 해치백 스타일의, suv의 기능엔 모자르고, 실용성에서 미니밴에 가까운... CUV라는 얘기인 거죠! (아고 머리야...)
CUV는 투산이나 스포티지 같은 콤팩트 SUV를 의미하는 것만으로 쓰이지는 않습니다. 다목적의 퓨전차라는 뜻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길게 성격타령을 한 이유는, 지금 소개할 폴크스바겐의 어떤 미니밴의 한국마켓참여의 바로미터가 바로 푸조 3008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좀 더 쉽게 말하라구요? 폴크스바겐의 미니밴(VAN) "투어란(Touran)"이 한국에 들어왔음 좋겠다구요!!!
이 차가 유럽에서 지난 주말부터 판매에 들어간 폴크스바겐의 새로운 3세대 투어란입니다. (2003년 데뷔)
기존 모델이 소개팅 한 번 안 해본 범생이 같았다면, 이번 모델은 그 범생이 군이 센스 있는 여자친구 만나 좀 더 세련되게 다듬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결 심플하고 가벼운 느낌을 주고 있죠?
아우토빌트 같은 잡지에서 이 차를 소개할 때, "동급의 어떤 차들과도 붙어서 져본 적이 없는 차"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성능과 내구성 등의 우수함을 자랑하는데, 왜?... 한국엔 안 들어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와 같은 일개 개인이 알 수 없는 어떤 장벽이 있는 건지, 아니면 시장성이 없다라고 판단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더 특징을 보자면,
푸조 3008이 여성성이 가미된 모델이라면, 투어란은 댄디한 남성적 차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푸조가 그렇게 강조한 연비...예를 들어 1.6 HDi 110마력 짜리 3008이 리터당 19.5km라면, 투어란은 1.6 TDi 90마력 짜리가 19.6 km를 1리터로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VW이 자랑하는 블루모션 사양으로 변환하면 105 마력의 힘에 리터당 21km를 달리는 더 연비 높은 차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뒷열 자리도 좀 더 다양하게 구성을 할 수 있는 게 투어란의 장점 중 하나인데요. 기본 5인승 모델에 옵션으로 3열 2시트를 넣어 7인승으로도 판매가 가능합니다.
엄마들이 아이들 뒤에 태우고 다니기도 좋고, 아저씨들이 업무용이나 가족 RV(레져용)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말 그대로 다목적 차량인 거죠.
가격은 어떻냐구요? 유럽내에서 푸죠 3008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최소한 3008(3,850만원)과 같거나 조금 더 낮은 가격으로 팔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구성 좋고, 쉽게 질리지 않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말 그대로 실용적이고 경제성까지 갖춘 투어란(Touran). 푸조 3008이 한국땅에 들어갈 수 있다면, 투어란도 안 될 게 있나요?...그렇죠? 그렇다면...
"폭스바겐코리아는 뭐하세요, 이런 차 수입 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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