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를 끌고 유럽 곳곳을 여행하는 게 한때 가졌던 꿈이었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인지 열정이 과거만 못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캠핑카에 대한 매력을 떨쳐내지는 못했죠. 아시다시피 유럽이나 북미 등은 캠핑카를 끌고 다니기에 좋은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양한 캠핑카들이 존재하는데요.
얼마 전에는 산악용 자전거 뒤에 끌고 달릴 수 있는 트레일러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카라반처럼 끌고 다니다가 적당한 곳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아주 작은 트레일러(1인용)였죠. 반대로 거대한 버스를 집처럼 개조했다고 해서 부르는 '모터 홈'의 경우 수십억 원까지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천차만별, 가지각색인 캠핑카 중에서 자연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야생을 경험하게 해주는 두 개의 캠핑카를 소개할까 합니다. 어지간한 오프로더 못지않게 험로를 달릴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캠핑카 좋아하는 분들은 벌써 한 번쯤 들어봤을 것들입니다.
어스로머 XV-HD
사진=earthroamer.com
미국의 대표적 자연 친화 지역인 콜로라도는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1998년 콜로라도에서 두 명으로 시작된 이 캠핑카 제조회사는 짧은 시간 성장해 지금은 60명 이상의 직원이 세계 곳곳에서 주문된 캠핑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F-750 / 사진=포드
이곳에서 내놓은 어스로머 XV-HD는 포드 F-750 트럭을 개조한 것으로 V8 터보 디젤 엔진이 들어가 있으며 마력은 330PS에 차의 길이는 10.67m에 이르는 덩치를 자랑합니다. 겉모습은 어디든 갈 것 같은 강한 인상이지만 실내는 원목을 이용, 빈티지한 느낌을 주고 있어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데요. 세면, 샤워시설, 세탁기, 외부 상황을 알려주는 보안 카메라들, 빌트인 TV, 오디오 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냥 집이네요 집.
사진=earthroamer.com
차량 최대허용 중량은 33,000파운드(약 14톤)로 이런 차를 잡아당길 수 있는 윈치 역시 대단하다고 해야겠죠? 잘 닦인 도로, 잔디밭 가득한 그런 캠핑장용 캠핑카라면 쓸 일이 뭐 있겠습니까만, 온갖 험로를 다녀야 하는 이런 캠핑카에 윈치는 꼭 필요한 장비입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LED와 전용 범퍼가 전면부 인상에 개성을 부여합니다. 타이어부터가 질퍽한 흙길에서도 유용한 머드타이어이고, 접근각 46도, 이탈각 23도 수준을 자랑합니다.
태양광을 이용해 전력을 얻기 위해서 지붕에는 태양전지 모듈이 설치돼 있죠. 여기에 유압식 발전 시스템이 합쳐져 21000W의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샤워나 음식을 조리하는 등,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물을 담을 수 있는 탱크가 있는데 용량이 950리터나 되고 오수 탱크도 2개나 있어서 긴 여행 때에라도 충분히 오수를 저장해 나중에 처리할 수가 있습니다.
대당 가격이 16억 정도 한다고 하는데요. 현재 3대가 제작 중이고 추가 주문이 있을 거라는데 내년 중반쯤 되면 지구 어딘가에서 이 녀석이 굴러다니고 있는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대단합니다. 이 차가 궁금한 분들은 젊은 사장님이 직접 설명해주는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영상>
어스크루저 유니목 익스플로러 XPR 440
사진=earthcruiser.net.au
미국산 캠핑카에 이어 이번에는 호주산 캠핑카 한 대를 보도록 하죠. 어스크루저 유니목 익스플로러 XPR 440이라는 캠핑카는 1950년대에 설립된 어스크루저 유한회사(비상장회사)가 독일 다임러의 대표적 다목적 차량인 유니목을 가져와 캠핑카로 변신을 시켰습니다.
유니목은 벤츠 마크를 달고 엄청나게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줄 아는 다목적 트럭인데요. 사실 유니목이라고 알려졌지만 독일에서는 우니목으로 부릅니다. 우니목은 Universal-Motor- Gerät의 머리글자로 '다방면에 걸친 엔진 장치'라는 뜻입니다. 우니목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을 드릴 기회가 있을 테니까 그때 자세히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니목 U430을 가져와 만든 어스크루저 익스플로러 역시 태양광 패널과 2개의 리튬 이온 전지가 장착돼 있어서 온수도 공급받고 전원도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탱크에 물을 가득 채우면 860리터까지 쓸 수가 있고, 연료를 가득 채우면 3천km 이상을 달릴 수 있습니다.
경사가 있는 지역에서도 수평을 유지할 수 있게끔 유압식 수평 조절 장치가 있어서 평지를 찾지 않아도 머물 수 있고 윈치 견인력은 9톤까지 가능합니다. 냉장고와 작은 용량이지만 역시 세탁기가 들어가 있고, 화장실 사용과 샤워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짜내듯 활용했습니다.
사진=earthcruiser.net.au
고성능 카메라로 45일 동안 녹화되며 라이브 방송도 가능하다네요. 위성과 연결되는 텔레매틱스 기능, 야생동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외부 상황을 볼 수 있는 카메라가 여러 대 설치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 캠핑카는 유니목430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바리오 파일럿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30초 만에 운전대의 위치를 좌에서 우로 바꿀 수가 있는 것이죠.
가격은 기본형 익스플로러 380(휠베이스 3800mm)가 최소 4억 8천만 원 정도이고, 좀 더 긴 익스플로러 440(휠베이스 4400mm)은 최소 5억 9천만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최대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이 야생 생존형(?) 캠핑카, 매력적이지 않나요? 역시 간단한 동영상을 통해 험로 주행 능력을 확인해 보시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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