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인간 욕망의 산물이라고 하죠. 속도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가장 직접 자극하는 물건이기도 하고, 또 성적 욕구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제 책에 나왔으니 참고하시면 될 거 같고요. ㅎㅎ 또한 자동차는 부(富)를 드러내고자 할 때 매우 유용하며,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에도 적절한 물건입니다.
특히! 엄청난 재력의 소유자들에게 자동차는 평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롤스로이스 같은 5~7억씩이나 하는 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조차도 비스포크라는 이름으로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색상부터 소재, 디자인까지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의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 똑같은 롤스로이스가 없다고까지 얘기가 되고 있죠.
물론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갑을 활짝 열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금액이 한두 푼 하는 액세서리, 옵션들이 아니죠. 최소 1억 이상의 비용을 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간에 소개된 것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한 번 모아봤습니다.
1. 위블로 라페라리 사파이어 MP-05
라페라리 / 사진=페라리
20억 원 정도 하는 라페파리. 이 라페라리를 기념해 스위스 시계 브랜드 위블로가 20개월에 걸쳐 작업해 만든 시계가 있습니다. (위블로와 페라리는 친합니다;) 위블로 라페라리 사파이어라고 불리는 이 기괴한(?) 손목시계는 하이퍼카인 라페라리 엔진룸의 이미지를 시계에 적용했죠.
위블로 라페라리 사파이어 시계 / 사진=hublot.com
기계식이라서 태엽을 감아줘야 하는데 F1 레이싱에 참여하는 메카닉들이 쓰는 전동드릴같이 생긴 것을 이용합니다. 투명해 보이는 프레임은 사파이어로 만들었고 부품이 600개가 넘는다고 할 정도로 복잡하고 또한 정교한 시계로, 50개만 한정 판매라고 합니다. 가격은 약 4억 원. 라페라리 같은 차도 돈 있다고 누구나 살 수 있는 게 아닌데 시계 또한 그런 듯하네요.
2. 롤스로이스 피크닉 햄퍼
팬텀 / 사진=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 팬텀이라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팬텀 제니스 컬렉션을 위해서 만들어진 액세서리가 있는데 피크닉 햄퍼입니다. 팬텀 시리즈에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는데, 크리스탈로 된 와인잔부터 직접 손으로 제작한 스테인리스와 도자기로 이뤄진 식기 세트가 고급 가죽이 포함된 특별한 케이스에 하나로 묶여 있습니다.
사진=롤스로이스
소재 하나하나가 귀하고 힘들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데요. 롤스로이스는 이 피크닉 세트에 대해 '희귀성은 진정한 럭셔리에 주어지는 속성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가격은 약 6만 유로, 우리돈으로 약 7800만 원 정도됩니다.
3. 벤틀리 벤테이가 낚시 세트
롤스로이스에 비스포크가 있다면 벤틀리에는 뮬리너가 있죠. 단 하나뿐인 벤틀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스포크과 같은 개념인데요. 수백 년 기업 뮬리너와 오래전부터 벤틀리는 손잡고 자신들의 브랜드가 얼마나 고급스럽고 특별한지를 고객들에게 어필해왔습니다.
그리고 벤트리가 만든 럭셔리 SUV 벤테이가에는 이런 뮬리너의 장인정신이 새겨진 플라이 피싱 세트라는 옵션이 적용됐죠. 쉽게 말해서 낚시 도구를 수납하는 수납장이 차 트렁크에 들어가 있다 보면 됩니다. (탈부착 가능) 차를 끓일 수도 있고 습도조절도 가능하고, 호두나무, 새들 가죽, 알루미늄 소재 등으로 정성껏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낚시 장화 등이 포함된 가격은, 1억을 훌쩍 넘어갑니다.
사진=벤틀리
4. 포르쉐 911 터보 S 파이선 그린 크로마플레어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 또한 고객들에게 특별한 선택이 가능한 인디비주얼 서비스를 실사하고 있습니다.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라는 조금 복잡한 이름의 서비스인데요. 작년인가? 포르쉐 911 터보 S를 특별하게 꾸미고 싶은 고객들을 위해 특별한 도장 서비스가 공개돼 화제가 됐죠.
파이썬 그린 크로마플레어(Python Green Chromaflair)라는 컬러는 그린, 그러니까 녹색처럼 보이지만 블루, 골드, 그리고 보라색 등으로 구성이 돼 있습니다. 조명, 빛에 따라서 노란색도 느낄 수 있죠. 사진은 뉘르부르크링에서 열린 한 올드타이머(클래식카) 그랑프리 때 전시가 되었던 것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Instagram/ptsrs
가격은 그렇다면 얼마인가? 차 가격이 대략 2억 중반 (유럽 기본가 기준) 하는데 이 페인트 한 번 입히는데 드는 비용은 약 1억(83,000유로) 정도 든다고 하네요. 신청이 아무리 많아도 1년에 다섯 대만 작업한다고 합니다.
5. 코닉세그 아제라 S 다이아몬드 열쇠
코닉세그 아제라 / 사진=netcarshow.com
코닉세그는 비교적 최근에 (1994년) 세워진 스웨덴의 수퍼카, 아니 하이퍼카 브랜드죠. 20억 가까이하는 그런 차들을 만드는데 이 회사는 많이 만들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지금까지 150여 대 정도만 만들 뿐이었죠. 그리고 이 회사가 내놓은 아제라 S라는 자동차가 있는데 이 자동차의 열쇠는 백금과 40캐럿의 다이아몬드로 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2억 6천만 원 정도. 자동차 키를 깜빡하고 커피숍 테이블에 놓고 가는 일, 있을까요?
아제라 S의 열쇠 / 사진= superspeedersRob 유튜브 캡처
잘 보셨나요? 이 엄청난 가격의 일종의 사치품들을 통해 제조사는 고객의 욕망을 충족시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수익을 만들어내죠. 또한 자동차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차별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필요성이 만나 실패하지 않을 화려한 세계가 구축됐습니다. 그리고 이 럭셔리 세계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 계속 될 것입니다. 저~~~먼 곳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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