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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푸조 508 실내 디자인 완성까지, 그 흥미로운 여정

오늘은 모처럼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푸조는 최근 중형 왜건 508 SW를 공개했습니다. 이미 2월에 먼저 소개를 한 508 세단과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왜건이라는 차의 구조가 가진 특성 때문인지 뒷모습은 세단과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해줬는데요.

508 세단 /사진=푸조

508 세단 뒷모습. 포드 머스탱이 떠오릅니다 /사진=푸조

왜건 모델 508 SW /사진=푸조

세단과는 또 다른 느낌 /사진=푸조


푸조는 그간 꾸준히 콘셉트카를 통해 자신들의 자동차 디자인이 어떻게 바뀔지를 알렸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디자인이 바뀌기 전 그 새로운 변화를 콘셉트카 등을 통해 먼저 알리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콘셉트카만 관심을 두고 지켜봐도 '아~ 앞으로 이 회사의 모델들은 어떻게 바뀌겠구나.'하고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멋진 실내 디자인을 한 508이 지금 스타일을 하기까지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한 번에 모두 바뀐 게 아닌, 운전대, 익스테리어, 기어 노브, 계기반과 중앙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따로따로 여러 콘셉트카를 통해 소개되었고, 그것들이 이번 508 모델을 통해 하나로 모이게 된 것이죠. 합체가 되었다고 할까요? 그렇다면 508의 실내 디자인은 어떤 과정을 통해 나오게 된 것인지 그 과정을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407 실내 /사진=푸조


일단 중형 508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407 실내 모습인데요. 운전대부터 전체적으로 평범합니다. 이랬던 것이 2011년 나온 HX1 콘셉트카를 통해 변화가 예고됐죠. 우선 밋밋한 평면형 운전대가 입체감을 띠게 된 것입니다.

HX1 콘셉트카 실내 /사진=푸조


그리고 다시 2012년 아주 큰 변화를 예고하는 콘셉트카들이 등장하는데요. 주로 소형 모델들이었습니다. 208 XY와 208 GTi 콘셉트카, 그리고 소형 SUV 2008 콘셉트카 등이었죠.

208 XY 콘셉트카 실내 /사진=푸조


운전대가 우선 눈에 띄죠? HX1 콘셉트카에서 본 그 입체감 있는 핸들이 여기에서는 좀 더 양산에 가까운 형태로 변화합니다. 또한 중앙 디스플레이가 터치식으로, 또 계기반이 작은 운전대 위로 솟아오른, 과감한 변화가 이 작은 콘셉트카를 통해 나타나는데, 계기반과 중앙 디스플레이의 변화 예고는 이미 2010년 공개한 SR1콘셉트카를 통해 알린 바 있습니다.

SR1 콘셉트카 SR1 콘셉트카


정리를 해보자면, 스티어링휠은 HX1 --> 208 XY 콘셉트카로, 운전대를 제외한 전체적인 콕핏 변화는 SR1 --> 208 XY 콘셉트카에 적용되었습니다. 그러면 이 두 가지 큰 축의 실내 변화가 양산 모델에 바로 적용됐을까요?

208 양산형 실내 / 사진=푸조

사진=푸조

사진=푸조


2012년에 공개된 208은 콘셉트카에서 보여준 것들이 비교적 느낌을 살려 잘 적용된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푸조 실내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이 작은 차를 통해 사람들에게 소개한 것인데요. 그리고 다음 해에 나온 준중형 해치백 308에서는 좀 더 다듬어진 디자인이 적용되게 됩니다.

308 실내 / 사진=푸조


하지만 2010년에 나온 508 1세대의 실내 디자인은 이런 변화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버튼도 많았고 위치도 불편하다는 얘기가 있었으며, 무엇보다 커다란 특색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508 1세대가 나온 이후에 푸조는 디자인의 큰 변화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그렇다면 2014년에 나온 508 부분변경 모델에서는 208이나 308이 보여준 실내 분위기가 느껴졌을까요?

1세대 508 부분변경 전 실내 / 사진=푸조

1세대 508 부분변경 후 실내 / 사진=푸조


기어박스 버튼들이 정리가 되고, 클러스터가 좀 더 복잡해졌다는 것 외에는 큰 변화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듬해인 2016년, 3008과 5008이라는 두 개의 SUV가 세대교체를 하면서 실내는 큰 변화를 맞게 되는데 208, 그리고 2008 등의 변화보다 더 완성도 높아 보였습니다.

2008 실내 / 사진=푸조

3008 실내 / 사진=푸조

2세대 5008 실내 / 사진=푸조


특히 송풍구 아래에 있는 독특한 버튼 디자인은 2011년에 만들어진 3008 하이브리드 4의 것이 반영된 것으로, 스타일에서 있어서만큼은 충분히 어필할 만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부분적으로 적용되던 새로운 실내 디자인은 2월과 6월에 공개된 508 시리즈를 통해 정점을 찍게 됩니다.

신형 508 실내 / 사진=푸조


중앙 디스플레이는 매립형으로, 그리고 디스플레이 바로 아래에 독특한 버튼들이 자리했으며, 기어노브 역시 그간의 변화를 거쳐 상당히 만족스러운 스타일로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중앙 송풍구의 디자인부터 운전대, 그리고 디지털 디스플레이까지, 어느 하나 어색한 게 없을 정도로 잘 정리가 된 거 같죠? 2010년 이후 단계별로, 모델별로 이뤄진 실내 디자인 변화가 드디어 508에서 하나로 모이게 된 것입니다.


요즘 조금씩 브랜드별로 닮아가고 있는 익스테리어 변화로 인해 아쉬움을 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그 차의, 브랜드의 디자인 경쟁력과 가치를 찾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요. 그런 면에서 볼 때 푸조 508 실내 디자인은 성공적인 게 아닌가 합니다. 여러분은 마음에 드시나요? (현대와 기아도 실내 디자인에서 뭔가 과감한 변화를 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