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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한국에는 없는 유럽산 소형 SUV들

SUV 시장이 계속 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형(B세그먼트) SUV가 그 영역 확장의 중심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티볼리, 코나, 스토닉, 트랙스, 그리고 소형이라고 하기엔 덩치가 조금 큰(?) 니로 등이 있고, 여기에 르노 QM3와 푸조 2008과 피아트 500X 등이 수입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유럽에는 그보다 더 많은 소형 SUV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요. 닛산 쥬크나 미니 컨트리맨, 그리고 트랙스의 고급형이라 할 수 있는 오펠 모카 X처럼 오래된(?) 모델부터, 최근 등장해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모델들까지, 아주 북적북적합니다.  


일본 브랜드로는 스즈키가 비타라(VITARA)라는 소형 모델로 경쟁 중이고, 소형보다는 준중형에 가까운 덩치의 혼다 HR-V와 토요타 C-HR도 있습니다. 아, 깔끔한 외관을 하고 있는 마쯔다의 CX-3도 있군요. 이렇게 유럽, 일본, 한국 등에서 온 여러 소형 SUV가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최근 등장한 유럽산 소형 SUV의 활약이 눈에 보입니다. 


지금부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볼 텐데요. 차에 대한 장황한 설명보다는 제원과 가격(독일 기준) 등, 기본 정보 중심으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약간의 설명은 있겠지만 그냥 '아~ 이런 소형 SUV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개의 기준은 '한국에 판매되고 있지 않은 최근 유럽 브랜드의 소형 SUV들'입니다.


포드 에코스포츠 (Ecosport)

사진=포드

전장 : 4,096mm

전폭 : 1,765mm

전고 : 1,713mm

축거 : 2,519mm

가솔린 : 100마력~140마력 / 디젤 : 100마력, 125마력 

트렁크 : 기본 334리터, 최대 1238리터

가격 : 18,590유로~24,340유로 (모두 시작가)

판매 : 2014년부터 판매되기 시작

오늘 소개할 모델 중 차 길이 기준으로 아마 가장 짧은 소형 SUV가 아닐까 합니다. 구성 중 대부분이 앞바퀴 굴림이고 하나만 네바퀴 굴림 선택이 가능합니다. 제조사가 밝힌 공인 연비를 보면 6단 수동 변속기와 연결된 가장 마력이 높은(140마력)  가솔린 모델이 리터당 18.51km이고, 디젤의 경우 가장 마력이 낮은 100마력 엔진 모델이 리터당 22.2km입니다.


4륜 디젤(125마력)과 전륜 가솔린 140마력의 연비가 동일한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디젤이 낮았으나 네바퀴 굴림의 디젤 125마력 모델이 가장 좋지 않게 나와버렸습니다. 독일 전문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좋은 시트 위치, 그리고 잘 정돈된 공간 구성 등을 칭찬한 반면, 자동 변속기가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는 것이 125마력 가솔린 한 가지라는 점, 그리고 견인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단점으로 꼽았습니다.


보기에는 굉장히 경쾌하고 운전이 재미 있을 거 같은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기본적으로 포드니까 주행성능은 어느 정도 보장되었을 거라 봅니다.


오펠 크로스랜드 X (Crossland X)

사진=오펠


전장 : 4,212mm

전폭 : 1,765mm

전고 : 1,605mm

휠베이스 : 2,604mm

가솔린 : 81마력~130마력 / 디젤 : 99마력, 120마력 

트렁크 : 기본 410리터, 최대 1,255리터

가격 : 16,990유로~23,020유로 (시작가 기준)

판매 : 2017년 봄부터

오펠에는 이미 모카 X라는 소형 SUV가 있습니다. 스타일 좋고 고급스럽죠. 대신 비쌉니다. 그래서 좀 더 마력이 낮고 주행성보다는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소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이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무엇보다 한국 GM이 개발한 모카 X와는 달리 푸조 시트로엥 그룹으로 팔린 뒤에 나온 첫 번째 소형 SUV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모델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소형차 잘 만드는 푸조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서 나왔기 때문에 기대감이 있어서였는지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유럽 전체에서 모카 X의 월간 판매량과 거의 비슷한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상승세를 봐서는 모카를 올해 안에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타기 편하고, 좋은 공간 설계, 각종 기능의 사용 편의성, 그리고 조립 마감과 다양한 옵션 적용을 장점으로 꼽았고 단점으로는 좋지 않은 시인성과 사륜구동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이 세그먼트에서 제법 경쟁력 있는 소형 SUV가 나온 게 아닌가 싶네요. 차는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Aircross)

사진=시트로엥


전장 : 4,154mm

전폭 : 1,756mm

전고 : 1,597mm

휠베이스 : 2,604mm

가솔린 : 82마력~131마력 / 디젤 : 99마력, 120마력 

트렁크 : 기본 410리터, 최대 1,289리터

가격 : 15,290유로~ 21,140유로 (기본가 기준)

판매 : 2017년 연말부터

앞서 소개해드린 오펠 크로스랜드 X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나온 시트로엥의 산뜻 발랄한 소형 SUV죠. 스타일 독특함으로는 역시 따라올 모델이 없습니다. 차 안팎으로 캐릭터가 분명한 탓에 호불호가 갈릴 거 같지만 러시아와 터키 포함한 유럽 43개국 기준 4월 판매량은 7,409대로 크로스랜드 X의 7,521대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크로스랜드 X가 무난한 전 세대를 겨냥했다면, 이 모델은 푸조 2008과는 또 다른, 개성을 살리고 싶어 하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이 모델의 장점으로는 실내 공간 활용성, 합리적 옵션 패키지, 그리고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인디비주얼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고, 단점으로는 추가 요금을 내야 슬라이딩 벤치 시트를 적용할 수 있고 기본 사양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내용을 보니 이 차, 예쁘게 좀 꾸미려면 돈이 제법 많이 들겠군요. 


세아트 아로나 (Arona)

사진=세아트


전장 : 4,138mm

전폭 : 1,780mm

전고 : 1,522mm

휠베이스 : 2,566mm

가솔린 : 95마력~150마력 / 디젤 : 95마력, 115마력 

트렁크 : 기본 400리터, 최대 1,280리터

가격 : 15,990유로~ 22,820유로

판매 : 2017년 늦가을부터

스페인 브랜드이자 폴크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는 세아트는 디자인의 변화를 주면서 판매량이 부쩍 늘었죠. 폴크스바겐의 노하우가 잔뜩 들어가 있고, 그런 가운데 세아트 특유의 경쾌한 운전 성능은, 젊은 유럽인들의 마음을 끌 만큼 매력적입니다. 


1.0 TSI, 1.5 TSI 엔진과 1.6 TDI 엔진이 들어가 있어서 연비도 괜찮은 편이죠. 공간이 장점이고 조향 능력이 정밀한 것을 칭찬했습니다. 물론 핸들링도 민첩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도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덧붙였죠. 하지만 역시 기본 사양이 부족하고, 실내 소음이 좀 크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판매량은 위에 소개한 3개 모델보다는 조금 낮지만 그래도 운전 재미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서 판매량은 역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네요.


아우디 Q2 

사진=아우디


전장 : 4,191mm

전폭 : 1,794mm

전고 : 1,508mm

휠베이스 : 2,601mm

가솔린 : 116마력~150마력 / 디젤 : 116마력, 150마력, 190마력

트렁크 : 기본 355리터, 최대 1,050리터

가격 : 23,400유로~ 345,00유로

판매 : 2016년 여름부터

현재까지 나와 있는 소형 SUV 중 가장 고급스럽고 비싼 모델 Q2입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예쁩니다. 아우디 SUV 디자인을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모델은 고개가 따라 돌아갈 정도로 매력을 느낍니다. 마력도 다른 소형 모델들과 비교해 높고, 디젤 모델의 경우 네바퀴 굴림이 주력이라는 점도 역시 고급 브랜드답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만큼 돈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데, 독일에서 무척 인기가 높고, 유럽에서도 월 6천대 이상씩 팔릴 정도죠. 트렁크 공간이 약간 작은 대신 뒷좌석 공간을 최대한 마련했다는 점, 그리고 역시 아우디 특유의 훌륭한 조립 마감 능력과 핸들링 실력, 거기에 편안한 서스펜션 등이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반대로 시인성이 안 좋고, ESP의 잦은 개입 등으로 인해 주행 역동성은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게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의 단점 지적이었습니다. 질리지 않는 스타일 감각을 뽐내는 매력적 모델이 아닌가 싶네요. 


폴크스바겐 티록 (T-Roc)

사진=VW


전장 : 4,234mm

전폭 : 1,819mm

전고 : 1,573mm

휠베이스 : 2,590mm

가솔린 : 115마력, 150마력, 190마력 / 디젤 : 150마력

트렁크 : 기본 392리터, 최대 1,290리터

가격 : 20,390유로~ 30,800유로

판매 : 2017년 연말

아우디 Q2, 세아트 아로나 등과 함께 폴크스바겐 그룹의 MQB 플랫폼을 통해 나온 소형 SUV 티록입니다. 오늘 소개한 모델 중 전장과 전폭이 가장 길고 넓은 모델이기도 하죠. 현대 코나와 비교해도 전장과 전폭이 각각 69mm, 19mm가 길고 넓죠. 그래서 독일에서는 티록을 골프 SUV라고도 많이들 부릅니다.


준중형 중에서도 작은 편이었던 티구안이 훌쩍 덩치를 키우는 바람에 티록이 소형이지만 이 역시 크기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역시 디젤과 가솔린 모두 아우디 Q2처럼 네바퀴 굴림을 적용할 수 있는데 유럽 43개국에서 지난 4월 한 달 1만 대가 넘게 판매가 됐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유럽 콤팩트 SUV 시장에서 현재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형 티구안처럼 티록 역시 소형 SUV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물론 푸조 2008이나 르노 캡처 등, 이미 이 세그먼트에 뿌리를 내린 라이벌들을 따돌려야 하는 만만치 않은 경쟁이 있고 가격의 불리함도 극복해야 합니다. 과연 티록이 터줏대감들을 왕좌에서 밀어낼 수 있을까요?


장점으로는 옵션으로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역시 신뢰할 만한 조립 품질을 들었고, 반대로 시인성과 너무 넓은 C필러 등을 단점으로 꼽았습니다. C 필러가 넓으면 그만큼 2열에서 측후방 시야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내용을 자세히 비교하려면 아데아체의 테스트 자료를 들춰보면 되는데 그 얘기까지 다 쏟아내기엔 너무 내용이 많으니 나중에 기회 있을 때 따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여섯 개의 유럽산 소형 SUV를 보셨습니다. 각자 개성이 다르고 판매 전략 역시 조금씩 달라 보입니다. 하지만 공통점이라면 소형 SUV 시장의 활성화에 분명 도움이 될 만한 그런 모델들이라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소형 SUV 시장 볼륨은 점점 커지고 있고, 그에 맞게 판매량도 늘어가고 있으니, 소형 해치백 천국인 유럽이 소형 SUV 천국으로 바뀌게 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네요. 너무 앞서간 예상일까요? 한 10년 후에는 어떻게 변해있을지, 그때 또 한 번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뭐. 오늘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