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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당신은 지금 타고 있는 차를 다시 사겠습니까?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자동차를 사기 위해서는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의 돈을 들여야 합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서명하고 돈을 지불하기 전까지는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요. 노력한 만큼 구입한 자동차에 대한 애정도 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독일에서는 6만 명이 참여한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와 몇 매체들이 공동으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당신은 지금 타고 있는 자동차를 다시 사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참여자의 약 89%가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비율이 높아서 조금 놀랐는데요. 자존심 무척 강하고, 자동차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자신의 선택, 자기 소유의 자동차에 상대적으로 더 애정을 갖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설문에 많은 자동차 오너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제조사, 다양한 모델이 언급됐다고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해당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을 한 경우가 자국 브랜드 평균보다 수입차 일부 브랜드보다 더 낮았다는 점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선 주요 브랜드별 평균, 그리고 메이커별 최고와 최저 호응을 끌어낸 모델이 무엇인지 확인해 본 후에 그 답을 한 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은 지금 타고 있는 자동차를 다시 사겠습니까?' (독일 메이커 경우)

아우디 : 88.3% 

최고 응답 모델 : A7 (94.4%)

최저 응답 모델 : Q2 (85.0%)


BMW : 91.3%

최고 응답 모델 : 4시리즈 카브리오 (94.7%)

최저 응답 모델 : i3 (80.0%)


메르세데스 : 89.2%

최고 응답 모델 : E클래스 카브리오 (96.6%)

최저 응답 모델 : A클래스 (79.4%)


폭스바겐 : 86.3%

최고 응답 모델 : 골프 스포츠밴 (92.5%)

최저 응답 모델 : 시로코 (79.7%)


오펠 : 86.2%

최고 응답 모델 : 아담 (95.7%)

최저 응답 모델 : 코르사 (81.3%)


포르쉐 : 94.8%

최고 응답 모델 : 카이맨 (100%)

최저 응답 모델 : 카이엔 (83.6%)

카이맨 / 사진=포르쉐


우선 독일 브랜드 중에서는 포르쉐가 가장 소유 모델 재구매 의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뒤를 BMW가 이었는데요. 카이맨의 경우는 소유자 모두가 다시 '카이맨'을 구매할 것이라며 확실한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그렇다면 독일 이외 지역의 자동차 브랜드는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요?


'당신은 지금 타고 있는 자동차를 다시 사겠습니까?' (비독일 메이커 경우)

시트로엥 : 85.1%

최고 응답 모델 : C4 피카소 (95.5%)

최저 응답 모델 : C1 (75.3%)


다치아 : 90.8%

최고 응답 모델 : 로간 MCV (93.1%) 

최저 응답 모델 : 산데로 (86.8%)


피아트 : 80.2%

최고 응답 모델 : 500C (92.0%)

최저 응답 모델 : 푼토 (66.5%)

B세그먼트 소형 해치백 푼토 / 사진=FCA


포드 : 89.5%

최고 응답 모델 : 머스탱 카브리오 (96.8%)

최저 응답 모델 : 경차 Ka플러스 (69.1%)


혼다 : 85.3%

최고 응답 모델 : CR-V (90.3%)

최저 응답 모델 : 시빅 (81.7%)


현대 : 91.9%

최고 응답 모델 : iX20 (94.8%)

최저 응답 모델 : i10 (86.2%)


기아 : 92.5%

최고 응답 모델 : 쏘울 (96.9%)

최저 응답 모델 : 카렌스 (87.8%)

밴형태의 소형 크로스오버 모델 i20 / 사진=현대


미니 : 88.4%

최고 응답 모델 : 클럽맨 (93.3%)

최저 응답 모델 : 카브리오 (88.2%)


마쯔다 : 92.8%

최고 응답 모델 : MX-5 (96.9%)

최저 응답 모델 : CX-3 (89.4%)


닛산 : 84.5%

최고 응답 모델 : 노트 (93.9%)

최저 응답 모델 : 미르카 (77.7%)


미쓰비시 : 87.6%

최고 응답 모델 : 아웃랜더 (89.2%)

최저 응답 모델 : 스페이스 스타 (86.8%)


푸조 : 84.9%

최고 응답 모델 : 508 (94.7%)

최저 응답 모델 : 208 (81.6%)


르노 : 83.3%

최고 응답 모델 : 카자르 (93.3%)

최저 응답 모델 : 클리오 (79.0%)


세아트 : 91.6%

최고 응답 모델 : 아테카 (98.6%)

최저 응답 모델 : 이비자 (84.3%)

가성비 최고의 펀카. 신차는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 있는 모델 MX-5 / 사진=마쯔다


스코다 : 94.4%

최고 응답 모델 : 카록 (100%)

최저 응답 모델 : 시티고 (91.7%)


스마트 : 87.4%

최고 응답 모델 : 포투 카브리오 (91.2%)

최저 응답 모델 : 포포 (83.3%)


스즈키 : 87.5%

최고 응답 모델 : 짐니 (87.8%)

최저 응답 모델 : 비타라 (86.2%)


토요타 : 86.8%

최고 응답 모델 : 프리우스 (94.2%)

최저 응답 모델 : 아이고 (80.5%)


볼보 : 91.7%

최고 응답 모델 : S/V60 (94.9%)

최저 응답 모델 : V40 (88.2%)

새로나온 스코다의 준중형 SUV 카록. 티구안의 형제 모델로 스코다 특유의 실용성과 탄탄한 기본기가 돋보인다는 평. 역시 100%의 응답을 얻음 / 사진=스코다


긍정 응답 비율로 본 상위 5개 브랜드

1위 : 포르쉐 (94.8%)

2위 : 스코다 (94.4%)

3위 : 마쯔다 (92.8%)

4위 : 기아 (92.5)

5위 : 현대 (91.9%)

포르쉐를 제외하면 모두 비독일 브랜드이고 대체로 가성비 브랜드들이 상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대로 긍정 응답률이 낮은 하위 5개로는 피아트(80.2), 르노 (83.3%), 닛산 (84.5%), 푸조 (84.9%), 시트로엥 (85.1%) 등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브랜드가 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마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조사를 했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어쨌든 경차의 경우 또한 다시 사겠다는 응답 비율이 낮은 편이었는데, 아무래도 다음에는 좀 더 큰 차를 타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 순위를 가만히 보면 카브리오가 유독 상위권에서 눈에 많이 띄었는데요. 


유독 상위권에 많았던 카브리오들 

표본이 많은 최다 판매량 모델들 ↓

카브리오는 일상용이 아닌, 나름의 목표를 세워놓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결과를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주력 모델들, 그러니까 판매량이 높은 모델의 재구매 응답률이 의외로 낮았다는 점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표본의 문제도 있었겠죠. 폴크스바겐에서 1위를 한 골프 스포츠밴(92.5%)은 골프(87.3%) 해치백과 판매량에선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죠. 아무래도 응답 표본이 많은 모델일수록 상대적 평균값은 낮아지기 때문에 그런 점이 이 데이터에도 적용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우디, 벤츠, BMW 모두 마찬가지인데요. 벤츠에서 가장 재구매 응답률이 높은 모델은 E클래스 카브리오입니다. 96.6%였죠. 반면에 E클래스의 경우는 92.5%로 8번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카브리오라는 특별함과 함께 응답 표본의 차이에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특히 독일 브랜드의 경우 표본에 오른 모델 수가 15개 이상 되었다는 점도 전체 평균을 낮추는 요인이었습니다. 반대로 현대는 7개, 혼다는 3개, 세아트는 5개 등이었습니다. 정리를 해보자면, 스포츠카나 카브리오 등은 좋은 재구매 응답을 얻었고 경차나 판매량이 높은 모델들일 경우 조금 응답률이 낮았습니다.


당신이라면?

또 새로 나온 콤팩트 SUV 세아트 아테카, 스코다 카록 등은 신차라는 이점도 어느 정도는 반영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차량 소유 기간이 어느 정도냐도 일정부분 영향을 끼쳤겠죠? 어쨌든 분명한 것은 누구나 타는 차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살려주는 차, 또 로맨틱한 운전을 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의미 있는 자동차에 아무래도 좀 더 애정을 보이는 게 아닌가 합니다. 이제 질문의 대상을 바꿔보죠. 여러분이라면 이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