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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독일의 주유소는 맥가이버!

 

한국에서 주유소는 말 그대로 주유하고 가끔 세차하는 등의 용도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 주유소는 기름넣는 곳이라는 개념에 더해서 여러가지 또다른 기능들을 담당하는 복합 공간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럼 독일의 주유소는 어떤지 잠시 둘러보도록 하죠.

 

 

1. 기름 넣기 및 세차

 

위의 사진은 독일의 대표적인 주유소인 아랄(Aral)의 한 주유소 모습인데요. 저 정도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주유소라 할 수 있습니다. 독일 역시 기본적인 주유소의 역할은 주유와 세차라 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집사람 차에 기름을 넣으며 찍은 동네 아랄 주유소의 모습입니다. 일단, 독일의 대부분의 주유소는 셀프 주유소로 되어 있습니다. 간혹 주유원들이 있는 주유소는 여기는 주유원들이 주유해드리는 곳입니다~ 라고 광고를 합니다. 한국과는 반대죠?

 

오른쪽 상단에 보시면 "7"이라는 숫자가 보이실 텐데요. 제가 지금 주유하고 있는 주유기 번호를 뜻하는 것인데, 일단 주유가 다 끝나면 ...

 

가게 안으로 들어가 "7번이요~~"하면 계산을 해줍니다. 즉, 여기는 주유부터 계산까지 운전자가 스스로 다 알아서 해야 합니다. 그럼 기름 넣고 도망가면 어떡하냐구요? 할 수 읎죠 뭐...그런데 아직 그런 경우를 본 적이 없을 뿐더러 있다고 하더라도 감시 카메라에 차량 넘버가 찍혀 돈 몇 푼 아끼려다 개망신 당하게 될 수 있으니 행여...독일서 "체험 몰래 주유 현장" 뭐 이런 거 생각하는 분들은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이 사진은 주유소와 별개의 세차를 전문으로 하는 곳의 모습으로, 이해르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

 

주유소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주유소들은 세차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점은 한국과 다를 바가 없는데요. 조금 규모가 큰 곳이나 위의 사진에 있는 곳처럼 세차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 가면, 몇 종류의 세차 방법이 있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장 세밀하고 (물론 비싼..약 15~16유로 정도 됨) 비싼 자동세차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차량의 하부까지 세차를 해주게 되어 있어서 이런 점은 참 편리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2. 차량 자가 체크 및 응급 정비

 

거의 모든 주유소에는 이렇게 청소하고, 오일 체크하고, 타이어 공기압 측정을 운전자가 직접할 수 있는 장소와 장비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만약, 차량에 급한 문제가 있는데 정비소로 가자니 그렇고 혼자 하기엔 난감하다 할 경우엔,

 

 

요런 공간에서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유료겠죠?

 

 

 

 

3. 편의점 기능에 빵집 역할까지

 

독일은 평일 저녁 7시 정도나 (지역에 따라 조금씩은 다름) 주말 오후 2시 전후로는 대개의 가게들이 문을 닫습니다. 요즘은 그래도 좀 나아져서 늦게까지 문을 여는 곳들이 조금씩 늘고는 있는데요...여하튼, 그렇기 때문에 10시 이후에도 문을 여는 주유소는 늦은 시각 간단한 먹거리나 신문 잡지 등을 사려는 사람들에겐 매우 유용한 곳이 됩니다.

 

시설도 잘되어 있고 물건도 다양하고 특히! 일요일 가게문이 전부 닫혀 있을 때에도 주유소에 있는 독일식 편의점은 문을 열고 장사를 하기 때문에 그네들의 아침 끼니인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제법 북적 거리기까지 합니다. 물론 일요일 오전에 한해 한시적으로 빵집은 문을 열게 법이 제정되어 있지만,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를 철저하게 따르는 독일빵집 사장님들로 인해 문을 열지 않은 빵집이 많습니다. 따라서 일요일의 주유소는 목마르고 배고픈 사슴(?)들의 유일한 희망이 되는 셈입니다.

 

 

 

4. 만남의 장소이자 문제적 공간

 

이 사진 뭔가 이상하죠? 주유소 배경으로 맥주를 마신다? 그런데 독일에선 아주 자연스러운 그림입니다. 위에 언급한대로 독일 주유소는 밤 늦게까지 편의점에서 주류를 판매하기 때문에 동네 청소년들이나 젊은 친구들이 이 곳으로 모입니다. 시내 중심가의 경우엔 술 먹고 쌈질에 토하고, 시비걸고 난장판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래서,

 

 

무시무시한 경찰과 세퍼드가 순찰을 돌거나 아예 주말의 경우엔 경찰차가 상주를 하기도 합니다. 텔레비젼에서 보니, 어떤 도심에 있는 주유소는 자체 경비원들까지 둬서 만약을 대비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최근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아예 이런 곳에서 알콜을 팔지 못하게 법으로 정해버렸습니다. 아~ 새벽에도 문을 여는 곳이 있냐구요? 네...흔하지는 않지만 24시간 영업하는 주유소들이 있습니다.

 

이렇듯 독일의 주유소는 단순하게 기름을 넣고 세차 정도하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간단한 정비에, 생필품 마련하는 편의점역할에서 밥(빵)집과 만남(?)의 장소로 까지...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이 곳에서 차량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함께 주유하는 사람들에게 s.o.s를 청하게 되면 대부분은 운전자들이 마치 자기 차처럼 참 열심히 봐주고 고쳐주기까지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람들은 일단 도와달라고 하면 미안할 정도로 열심이거든요... 어떠세요 이정도면 한국과는 좀 다르죠? 정말이지 독일 주유소는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 공간이네요. 오늘은 독일의 조금은 별난 주유소 얘기였습니다.

 

                         모두 활기찬 한 주 되세요...(추천하신 분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