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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독일 중고차 시장에서 만난 추억의 대우차들...

 

비행기로 11시간이나 떨어진 나라에서 살다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도 고국의 무엇을 만나면 감성적 접근이 우선될 때가 많습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먼저 반가움이 선수를 치게된다는 얘기겠지요. 그런 제게 있어 독일의 중고 자동차 사이트는  한국을 만나게 하는 또 하나의 통로이자 추억의 도구로 유용합니다.

 

 

예전에 포스팅한 내용에 붙였던 사진입니다. 프랑크푸르트 근처에 몇 년 째 주인없이 버려져 있는 대우자동차 영업소의 모습인데요. 화려했던 시절의 영광은 오간데 없고 저렇게 몇년 째 주인없이 허~하게 버려져 있어 저 앞을 지날 때마다 마음 한 켠이 편치 않는답니다. 그러다 오늘 문득! 옛날 대우차들 생각이 나 인터넷을 좀 뒤적여 보니 까~맣게 있고 있던 반가운 이름들이 인사를 합니다.^^ 그래서 몇 컷 올려봅니다.

 

 

 

1. 누비라

 

아하~ 이 녀석 기억나십니까? 대우가 마티즈를 터뜨리고 나서 야심차게 세상에 내놓은 삼총사 라노스, 레간자, 누비라의 그 누비라네요. 지금의 라세티의 원형이라고 보면 맞을까요? 암튼, 사진의 녀석은 1997년식이고 1,330유로에 매매가격이 올라왔습니다. 누비라2던가요? 리어램프의 디자인이 롯데리아의 로고를 닮아 롯데리아라고 불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2. 라노스

 

캬~대우차의 심볼과 같았던 저 라디에이터 그릴이 반갑습니다. 86마력의 이 소형차는 1997년식인데요. 차량 관리를 잘 한 듯 상태가 매우 좋아보입니다. 125,000km를 달렸군요. 타이어와 휠만 빼면 오리지널이 그대로인 듯 합니다.

 

 

 

 

3. 칼로스

 

2004년 3월식의 칼로스입니다. 2004년이면 이미 대우의 대주주로 GM이 자리잡은 뒤에 나온 차인데요. 칼로스는 라노스와 젠트라의 중간에 자리한 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출용이라 그런지 국내용과는 약간 이미지가 달라보이는군요.

 

 

 

 

4. 레간자

 

제 기억이 맞다면 레간자는 대우의 이름으로 나온 마지막 모델인데요. 대우하면 떠오르는 검고 넓적한 프린스의 후속모델이기도 했습니다. 사진 속 이 차량은 1997년 식으로 15만 킬로는 뛰었음에도 외관상으로는 관리가 잘된 것 같습니다. 하여간 독일애들 차 관리는 우리가 좀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개떡같이 관리된 차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년식이 오래된 중고차들은 상상 이상으로 잘 관리되어서 볼 때 마다 절 놀라게 하곤 합니다.

 

 

 

 

5. 레조

 

LEZZO라고 쓰고 레조라 불리우던 차. 2002년식 차량의 모습인데 역시 관리가 잘 된 것으로 보입니다. 121마력에 연비는 9L/100km. 한 때 사귀던(헉 마누라 읎지? 두리번 두리번) 여자친구의 언니가 몰던 차였기에 이 녀석 사진 보고 손꾸락 꼼지락거리며 잠시 옛날 생각 좀 해봤더랬습니다.(험험..)

 

 

 

 

6. 씨에로(넥시아)

 

한국에선 씨에로로 불렸던 넥시아. 해치백 스타일의 이 녀석은 1998년식이네요. 75마력으로 제법 스포티브한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지만 별반 수출로는 큰 재미를 못 본 것으로 기억됩니다.

 

 

 

 

7. 매그너스

 

국내 최초 직렬6기통 알루미늄 엔진을 장착했던 매그너스...수출용 이름은 Evanda. 마티즈와 함께 영국 워딩연구소 작품인데요. 이 매그너스를 토대로 나온 것은 바로 토스카입니다. 대우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GM대우의 이름으로 나온 차들 대부분은 이미 대우시절의 프로젝트들이었다고 합니다. GM이 신진자동차(대우차 전신)시절부터 이상하게 대우와 악연(?)이랄까요 그런 것이 있어서 그런지 이 친구들 겉으로는 대우를 대단히 전략적인 회사로 말은 하지만 요즘 뭐..대우 이름을 뗀다 어쩐다 하며 GM대우를 좀 우울케합니다.

 

GM의 기술력이나 디자인은 대우 인수 후에 별로 반영되지 않은 채, 그저 조립과 제작 기지정도로 한국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과거 김우중 회장 시절에 당했던 아픔들에 대한 복수란 생각까지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8. 에스페로

 

마지막으로 에스페로입니다. 1996년식의 사진인데 상태가 좋죠? 한 때, 좀 논다는 친구들은 하얀색 에스페로를 몰고 온 갖 똥폼 다 잡던 기억..혹시 나세요? 뭐 시대를 너무 앞선 디자인이다 어쩐다 해서 에스페로 오너들은 나름 위안인지 자부심인지 갖고 타던 차였는데요. 확실히 그 시대에 한국에서는 튀는 디자인임에 분명했었습니다.

 

 

이밖에 코란도, 무쏘, 마티즈 등도 여전히 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있죠? 대우차의 초창기 모델들...아카디아, 티고, 프린스...그리고 르망 등...이제 그 차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지만, 적어도 한국의 자동차 문화, 역사를 이야기할 때 한 페이지를 분명히 차지하고 있을 녀석들입니다. 그렇네요 정말...자동차들은 가고 없지만 그 이름들만은 분명 추억으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