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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말많고 탈많아도 부럽기만한 독일 자동차잡지 문화!

 

오늘은 독일의 대표적(?) 자동차 잡지 아우토빌트(Autobild)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아우토빌트 인터넷판에서 다룬 기사 하나가 논란의 중심에 섰기에 그 내용을 전해드리고...그 논란을 바라보는 한 이방인의 부러운(?)시선에 대한 언급도 곁들여 보기로 하겠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잡지를 대표하는 메이져급은 대략 3-4개 정도가 됩니다. 아우토모토운트스포트아우토 짜이퉁, 그리고 아우토뉴스아우토빌트...

 

이들 중에서도 아우토빌트의 판매부수가 제일 많지 않나 싶은데, 어디에서 보니 매주 발행되는 이 잡지의 판매량이 70만부 가량이 된다네요. 매주 70만부...우리돈으로 2,500원 가량하는 이 잡지의 주 판매량이 70만부라니 엄청나지 않습니까?

 

사실 아우토빌트는 타블로이드 신문인 빌트(Bild)를 모체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급스럽다기 보다는 대중적이고 조금은 자극적이랄 수 있는 빌트의 색깔이 아우토빌트에도 어느 정도 녹아 있다고도 볼 수도 있겠는데요. 하지만!

 

이 잡지는 충분하고 큰 규모의 전문인력과 자본에 기초해서 정확하고 다양한 특집, 기획 기사들을 매주 유럽에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위에 언급한 메이져급 잡지들 모두에 적용이 된다고 보여지지만 그 중에서도 빌트는 기획력에서 다른 잡지들 보다 앞서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실 오늘 언급하려고 하는 자동차 연비의 진실에 관한 기사 역시, 충분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아우토빌트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럼 이 쯤에서 어떤 기사인지를 먼저 짚어보고, 다시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로 돌아오도록 하죠.

 

기사를 요약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연비가 왜 이렇게 안 나오지? 분명 제원상에서는 이렇지 않았는데 말야. 내 운전습관에 문제가 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당신의 운전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제원상의 연비가 사실과 다른 뻥 연비이기 때문에 그렇다.

 

지금부터 보게 될 놀라운 결과는 아우토빌트가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100대의 각기 다른 차종들을 가지고 테스트를 한 결과이다.

 

우선 어떤 기준으로 테스트를 했는지는 다음과 같다. 100대의 차종은 모두 같은 조건에서 테스트 되었다.

 

                                      총 테스트 구간 : 155km

                                      

                                       속도- 시내도로 : 50km

                                                외곽도로 : 100km

                                                아우토반 : 120km

                             

                                        구간 - 시내 : 40km  

                                                               외곽도로 : 61km

                                                  아우토반 : 54km

 

                               주유는 100% 가득 채우고, 풀가속까지 실행.

 

이런 조건은 최적의 상태로 만든 제조사들의 연비 측정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20도에서 30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하고, 절대 풀가속은 하지 않으며 기름 역시 90%만을 채운 상태...거기다 이미 3천 킬로미터 정도의 주행을 거쳐 최적의 상태로 길이 들여진 차량을 가지고 평균스피드 33.6km라는 거북이 주행으로 테스트 전 20여 분의 예비 운행을 통해 완벽하게 조절이 된 차량...이처럼 기록을 만들기 위한 최적의 상태와 실제 거리에서의 테스트 중 어느 것이 현실에 가까운 것일까?

 

 

그럼 어떤 차들이 어느 정도의 연비차가 나는지 그 결과를 보자!

Fiat 500 1.2 Pop의 제원연비: 5,1 Liter/100km. 실제테스트 연비: 6,2 Liter/100 km.(21.5% 증가)

 

 

Skoda Fabia 1.4 TDI PD DPF GreenLine의 제원연비:4,1 Liter Diesel/100 km. 테스트 연비:5 Liter/100 km.(21.95% 증가)

 

 

Peugeot 308 SW HDi FAP 110 (Blue Lion) Sport 제원 연비 : 4,9 Liter Diesel/100 km. 테스트 연비 : 6,2 Liter/100 km. (26.53%증가)

 

 

Kia Sorento 2.2 CRDi 4WD Attract 제원 연비 : 6,5 Liter Diesel/100 km. 테스트 연비 : 8 Liter/100 km. (23.08%)

 

 

Honda Jazz 1.4 i-VTEC Exclusive 제원 연비 : 5,5 Liter Super/100 km. 테스트 연비 : 6,8 Liter/100 km. (23.64%증가)

 

 

Audi Q5 2.0 TFSI quattro S tronic 제원 연비 : 8,5 Liter Super/100 km. 테스트 연비 : 11,8 Liter/100 km.(38.82%증가)

 

 

Mercedes-Benz E 63 AMG 7G-Tronic 제원 연비 : 12,6 Liter Super Plus/100 km. 테스트 연비 : 16,7 Liter/100 km. (32.54%증가)

 

 

BMW X1 xDrive23d Automatik 제원 연비 : 6,3 Liter Diesel/100 km. 테스트 연비 : 7,8 Liter/100 km. (23.81%증가)

 

 

VW Polo 1.6 TDI BlueMotion Trendline제원 연비 : 3,7 Liter Diesel/100 km. 테스트 연비 : 4,7 Liter/100 km. (27.03%증가)

 

 

Toyota Prius (Hybrid)제원 연비 : 4 Liter Super/100 km. 테스트 연비 : 4,9 Liter/100 km. (22.50%증가)

 

 

Ford Fiesta 1.6 TDCi Econetic의 제원 연비: 3,7 Liter Super/100 km. 테스트 연비 : 5,4 Liter/100 km.(45.95%증가)

 

 

여기엔 기본적인 차량들만을 올렸지만 실제 아우토빌트엔 테스트 100대 차량 모두의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거의 모든 메이커의 많은 모델들이 다 포함 됨) 물론 모든 차량이 다 실제와 제원상의 연비가 차이가 났구요. 그럼 마무리 기사 내용 보시죠.

 

 

가장 적게 차이가 난 모델인 세아트의 알테아1.8 모델( 20.9%증가)에서 부터 45%가 넘는 차이를 보인 포드 피에스타 1.6 모델까지 어느 모델할 것없이 모두에서 차이를 발견했다. 1996년에 생긴 법을 생각해서라도(독일내에선 제원과 실제와의 차이가 나는 것들- 예를 들어 연비, 풍절음, 엔진소음 등이 13% 이상 차이가 나면 차량의 가격을 깎아주거나 차를 반품할 수 있도록 해 놓았음.) 제조사는 고객들에게 정확한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고객과 메이커 모두에게 결국 이로운 길이 되는 것이다.

 

 

 

사실, 좀 더 많은 내용이 있는 기사였지만 중요한 대목만 요약 정리를 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지금 한 참 인터넷 게시판이 뜨겁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결과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인데요.

 

자신들의 운전 결과는 제원상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데 왜 이딴 어이없는 결과를 발표하느냐? 늬들 테스터들 운전 못하지?(발꼬락으로 하냐!!) 등등...영업사원들의 자사 메이커 옹호성 댓글들 부터 자신의 차에 대한 프라이드 가득찬 댓글, 그리고... 아우토빌트에 대해 저질 잡지라고 욕해대는(그러면서 아우토빌트에 매일 글 올리는 사람들) 그런 댓글들까지...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는 기사라고 보여지지만 저는 여기서! 이런 논란에 대한 것이 아닌, 이들의 자동차 잡지 문화에 대해서 느낀 점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첫째, 독일 자동차 잡지들의 비판적 태도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인터넷이든 잡지든 온 통 자동차 메이커의 광고들 뿐인데 어떻게 광고주인 메이커들에게 칼을 휘두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한국의 언론들 같으면(뭐 삼성이 벌였던 한 때의 사건들만 보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지만 이 친구들은 다릅니다.

 

왜 다를 수 있는가 하면! 바로 광고가 잡지의 주 수입원이 아니라 매주 70만부 씩 잡지를 구독해주는 독자들의 지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광고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들의 입장에서 거대 자동차 회사들에게 눈 똑바로 뜨고! 비판의 날을 세울 수 있는 것입니다.

 

둘째, 적극적인 독자들의 태도입니다.

 

이번 기사처럼 비판은 물론(ADAC같은 신뢰도 높은 곳에서의 결과에도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독일은 투덜이들 세상이랍니다. ^^;)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게시하고 반응을 보입니다. 잡지사 입장에선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기 때문에 그런 독자들의 적극성에 힘입어 다양한 기획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셋째, 독자 혹은 자동차 메이커들과 함께 하려는 노력.

 

서로 치고 받고 물고 뜯고할 땐 하더라도 자동차 잡지들은 고객 혹은 메이커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많은 행사를 기획합니다. 정말 분기 별로 한 번 씩은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형 기획을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이벤트를 펼치고 이를 통해 고객들과 더 가까와지려는 노력...참 부럽더군요.

 

 

이처럼 충분한 시장과 다양한 기획이 가능한 독일 자동차 잡지 시장을 접하면서 대한민국의 자동차 문화, 자동차 잡지 문화를 생각해봅니다. 한국도 한 해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만드는 생산국으로서, 또한 다양한 자동차 문화가 존재하는 나라로서, 그런 위치에 걸맞는 좀 더 많은 독자들이 구심점으로 삼고  열화와 같은 신뢰를 보내는 그런 대중적 명품 자동차 잡지들이  많아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아~ 물론 좋은 잡지들 많지요. 어렸을 때 참 열심히도 읽었던 자동차 생활도 여전히 건재하고ㅎㅎ)

 

어쨌거나 저는요, 오늘도 내일도 이 놈의 잡지들 뭐 괜찮은 소식 없나 뒤적여 찾아보겠습니다. 더불어, 자동차 선진국이라는 독일의 자동차 문화에 대해서도 제 나름의 시선을 가지고 또박또박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여러부운~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