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에게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겠죠. 좋은 직장이란 어떤 곳일까요? 고용이 보장되고, 직원들을 위한 복지가 잘 돼 있고, 또 일에 대한 성취감을 공유할 수 있으며, 임직원 사이에 소통도 잘 되며, 거기다 월급도 상대적으로 높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겁니다.
사실 이 모든 부분을 갖춘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어쨌든 일할 만한 회사에 다닐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임엔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런 여러 가지 평가 요소들 외에 중요한 부분을 하나 더 꼽으라면 회사 경영자에 대한 만족도가 아닐까 합니다. 미국 구인구직사이트 글래스도어는 이와 관련해 재밌는 자료를 내놓는 곳으로 유명한데요.
익명으로 전,현직 직원들이 회사 경영자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해놓고 이를 1년에 한 번씩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회사로만 한정지어 그 결과를 보면 미국이나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는 단 한 곳의 자동차 회사 CEO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오직 자동차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에서만 상위 10위 안에 5명의 업계 최고경영자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죠. 그 주인공들이 누군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직원들 만족도 높은 독일 자동차 경영자 TOP 5
1위 : 하랄트 크뤼거 (Harald Krüger)
사진=BMW
이제 막 쉰을 넘긴 젊은 이 CEO는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이 늘 그렇듯 공대 출신의 전문 경영인입니다. 젊은 BMW를 표방하고 단행한 CEO 교체로 BMW 전체적인 물갈이가 있었죠. 특히 벤츠나 아우디 등과의 경쟁에서 좀처럼 반전을 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랄트 크뤼거의 책임이 더욱 커 보입니다. 그런 그가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오르자마자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직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신차 소개 중 쓰러져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지만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BMW가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번 평가에서는 직원들의 99%가 그에게 만족해했습니다. 1992년 기술 생산 부분 연구원으로 입사해 지금껏 생산 라인 쪽에서 전문성을 쌓아왔고, 입사 23년 만에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의 CEO 자리에 올랐습니다.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 가는데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이네요.
사진=BMW
2위 : 슈테판 좀머 (Stefan Sommer)
사진=ZF
우리에겐 ZF 미션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죠?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최고 경영자 슈테판 좀머가 96%의 만족도로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그는 2년 전 경쟁 부품사인 미국 TRW 오토모티브 홀딩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며 ZF를 세계 부품업계 9위에서 단번에 보쉬의 뒤를 이어 매출 2위 수준으로 올려놓게 됩니다.
슈테판 좀머 회장 역시 대학에서 제어계측 분야를 공부하고 몇 년간 개발 엔지니어로 일하다 컨티넨탈로 이직한 공학도였는데요. 2008년 ZF 이사회 일원으로 다시 새로운 길을 가게 되고, 이후 2012년부터 ZF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1963년생으로 하랄트 크뤼거와 함께 50대 CEO로 독일 내 젊은 경영진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3위 : 디터 체체 (Dieter Zetsche)
우리에겐 멋진 콧수염으로 알려진 다임러 그룹의 회장이죠. 역시 직원들의 96%가 그에게 만족을 표시했습니다. 아버지가 터키에서 댐 건설 관련해 일을 할 때 태어나 그의 태생지는 터키로 되어 있습니다. 아헨공대와 함께 CEO 많이 배출하기로 유명한 칼스루헤 공대 출신이기도 합니다.
1976년 다임러 연구원으로 입사해 30년 만인 2006년 다임러 회장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 입사 후에도 서스펜션과 관련한 논문을 쓰는 등, 이론과 실기 모두 실력을 갖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0년 초로 기억하는데요. 26년 함께 한 아내가 암으로 사망하는 슬픈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자녀는 셋을 뒀고, 2013년부터 배우이자 방송 진행자로 알려진 40대 여성과 연애 중입니다. 올해까지 회장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했지만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2019년까지 계속 다임러 회장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4위 : 폴크마 덴너 (Volkmar Denner)
사진=보쉬
세계 제1의 자동차 부품 회사 보쉬의 CEO 폴크마 덴너가 95%의 만족도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보쉬에서는 반도체나 제어장치 쪽에서 일을 시작했고 2012년부터 보쉬를 이끌고 있습니다. 보쉬 그룹의 경우 직원들 애사심이 꽤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역시 직원들의 최고 경영자에 대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독일 제조업의 한 축을 아주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보쉬의 수장답게 자율주행이나 사물 인터넷 시대에 맞는 경영 전략을 냉철하게 구축하고 진행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아버지이자,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라이더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폴크마 덴너는 92%의 만족도로 2015년에 이 부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5위 : 루페르트 슈타들러 (Rupert Stadler)
사진=아우디
아우디 회장으로 눈에 익은 루페르트 슈타들러가 93%의 만족도로 5위에 랭크됐습니다. 독일은 제조업의 경우 관련 공부를 한 이공계 쪽 인물들을 최고 경영자로 주로 임명하는데 아우디 회장의 경우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명문대도 아닐뿐더러 금수저도 아닌,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인데요.
슈타들러는 몇몇 회사를 거쳐 1990년 아우디에 자리하게 되고 그 후 17년 만인 2007년 아우디의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아우디 회장으로 있으면서 굉장한 실적을 내면서 폴크스바겐 그룹 내에서는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입지전적 인물이죠. 상트 갈렌 대학의 명예 교수이기도 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올해의 기업가로 선정됐으며, 작년에는 독일 경영대학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과학 중심 경영인'으로 뽑힌, 철저한 기술 중심 경영을 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줄곧 아우디 고향인 잉골슈타트에서 생활했고, 현재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요. 그에 대한 다양한 평가나 실적으로만 본다면 차기 폴크스바겐 그룹의 회장 자리도 충분해 보이지만 전통적으로 폴크스바겐은 공대 출신을 선호하기 때문에 과연 그런 분위기를 뚫고 폴크스바겐 그룹의 회장 자리까지 다다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기업 오너, 혹은 CEO들도 직원들로부터 만족도 평가를 받아보면 좋겠다는 생각, 저뿐만 갖는 건 아닐 텐데요. 부디, 소비자와 동료들 모두로부터 존경받고 박수받는 그런 기업가들이 가득해지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업계를 포함한 독일 결과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독일에서 직원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경영자 TOP 10>
1위 : 알랭 카파로스 (REWE Group) : 직원 만족도 99%
2위 : 하랄트 크뤼거 (BMW Group) : 직원 만족도 99%
3위 : 마크 와인버거 (EY) : 직원 만족도 99%
4위 : 슈테판 좀머 (ZF Friedrichshafen) : 직원 만족도 96%
5위 : 디터 체체 (Daimler) : 직원 만족도 96%
6위 : 폴크마 덴너 (Robert Bosch) : 직원 만족도 95%
7위 : 올리버 배테 (Allianz) : 직원 만족도 94%
8위 : 라인하르트 플로스 (Infineon Technologies) : 직원 만족도 94%
9위 : 빌 맥더모트 (SAP) : 직원 만족도 94%
10위 : 루페르트 슈타들러 (Audi) : 직원 만족도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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