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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캐시카이 배출가스, 유럽에선 얼마나 나왔나

환경부가 발표한 디젤차 스무 종에 대한 배기가스 조사 결과로 아주 시끄럽습니다. 그중에서도 닛산 캐시카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데요. 이번에 문제가 되는 질소산화물의 경우 유로6 기준으로 km당 80mg을 넘어서는 안 되는데 캐시카이는 무려 스무 배가 넘는 질소산화물을 쏟아낸 것이죠.

물론 80mg/km라는 기준은 실험실 기준이고, 이번 테스트는 내년 가을부터 새롭게 적용될 (단계적) 도로주행 테스트 (RDE)에 의한 결과였습니다. 20종 중 BMW 520d만 기준 이하로 합격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기준을 초과하는 결과를 보였는데 그중에서도 캐시카이는 조작의 의심을 받아 형사고발까지 당하게 됐습니다.

캐시카이 / 사진=닛산


환경부 EURO6 질소산화물 조사 결과 

닛산 캐시카이 : 20.2배 초과

르노삼성 QM3 : 17배 초과

쌍용 티볼리 : 10.8배 초과

포드 포커스 : 9.8배 초과

메르세데스 E220 : 8.88배 초과

푸조 3008 : 8.75배 초과

쉐보레 트랙스 : 8.75배 초과

마세라티 기블리 : 6.5배 초과

아우디 A3 : 6배 초과

기아 스포티지 : 5.4배 초과


폴크스바겐 비틀 : 5.1배 초과

지프 그랜드 체로키 : 4.9배 초과

볼보 XC60 D4 : 4.6배 초과

현대 쏘나타 : 4.5배 초과

폴크스바겐 골프 : 4.5배 초과

폴크스바겐 제타 : 4.1배 초과

포르쉐 카이엔 : 4.1배 초과

폴크스바겐 투아렉 : 3.9배 초과

레인지로버 이보크 : 1.6배 초과

BMW 520d : 0.9배 


캐시카이, 임의설정했나?

가장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한 것으로 조사된 캐시카이의 경우 이번에 고발조치까지 가게 된 것은 배출가스 후처리장치인 EGR이 다른 18개 차종의 경우 엔진룸 온도가 45도 이상에서 작동을 멈췄지만 캐시카이는 35도를 넘게 되면 EGR이 멈춰 배출가스가 과다배출이 되었고, 인증을 통과하기 위한 임의 조작이기 때문에 폴크스바겐의 디젤게이트처럼 속인 것이 된다는 게 환경부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닛산 측은 이미 작년 말 인증 시 이 내용 (35도 넘어가면 작동이 멈춘다는 데이터)을 제출했고, 당시 승인을 해줬는데 왜 지금에 와서 이걸 문제삼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언론을 통해 환경부 관계자는 "당시 온도 측정 위치가 엔진 부근이라는 사실이 생략돼 차량 범퍼 부근 온도인 것처럼 혼란을 초래했다." (한국일보) 는 식의 반론을 펴기도 했는데요.

아무리 서류를 통해 인증을 하고 후에 수시검사를 하는 방식이라고 해도, 당시 서류만 제대로 봤다면 이 문제는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닛산 측으로 봐서는 억울하다고 할 만합니다. 캐시카이는 아시는 것처럼 영국에서 디자인되고 영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차죠. 따라서 유럽 내에서 디젤 게이트 이후 조사하고 있는 '불법 조작' 관련한 조사 결과들이 캐시카이 이번 사태의 의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겠단 생각에, 한 번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영 국> 

영국 정부는 자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디젤차 37대 (유로5 19개 모델, 유로6 18개 모델)를 가지고 실제 도로를 달리며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확인해 그 결과를 얼마 전 공개했습니다. 유로5의 결과부터 확인해볼까요? 유로5의 질소산화물 기준치는 180mg/km입니다.


EURO5 결과

복스홀 (오펠의 영국 판매 브랜드) 인시그니아 : 1900mg/km

레인지로버 스포트 : 1700mg/km

볼보 V40 : 1550mg/km

닛산 캐시카이 1.6 : 1440mg/km

닛산 캐시카이 1.5 : 1425mg/km

현대 산타페 : 1300mg/km

레인지로버 스포트 : 1250mg/km

메르세데스 E250 : 1200mg/km

복스홀 아스트라 : 1200mg/km

랜드로버 프리랜더 : 1150mg/km

복스홀 코르사 : 1100mg/km

기아 스포티지 : 1000mg/km

현대 i30 : 980mg/km

현대 iX35 : 850mg/km

혼다 CRV : 800mg/km

스코다 옥타비아 : 650mg/km

푸조 208 : 600mg/km

포드 몬데오 : 580mg/km

시트로엥 C4 : 500mg/km


조사된 유로5 차량 19개 중 어느 것도 기준치를 실제 도로에서는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그중 캐시카이는 두 개의 디젤엔진 모두 높은 배출량을 기록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산타페도 매우 높은 수치를 보여줬고 인시그니아는 10배가 넘는 수준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이번엔 유로6의 결과입니다.


EURO6 (질소산화물 기준 : 80mg/km) 결과

푸조 3008 : 1100mg/km

메르세데스 A180 : 1020mg/km

르노 메간 : 900mg/km

복스홀 인시그니아 : 750mg/km

포드 포커스 / 포드 몬데오 / 재규어 XE : 650mg/km

기아 스포티지 : 575mg/km

혼다 CRV : 450mg/km

BMW 320d : 425mg/km

복스홀 모카 : 400mg/km

현대 i30 : 375mg/km

마쯔다6 / 토요타 아벤시스 : 300mg/km

아우디 A3 / 스코다 옥타비아 : 200mg/km

폴크스바겐 골프 / BMW X5 : 175mg/km

미니 컨트리맨 : 150mg/km


아쉽게도 캐시카이의 경우 유로6은 테스트 대상이 아니었는데요. 유로6 역시 합격 판정을 받은 모델은 한 대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유로5에 비해 모델 간 질소산화물 배출량 편차는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조사 결과 그래프 / 사진=ICCT 홈페이지 캡쳐

 

이번엔 영국의 비영리기관이자 영국판 컨슈머리포트라 할 수 있는 위치(Which?)가 발표한 자료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로5와 유로6 모델을 2012년부터 153대 실주행 테스트를 했고 이 중 7대만이 합격을 했습니다. 95%의 모델들이 기준치를 실제 주행 중엔 넘어선 것인데요. 그중 위치가 공개한 가장 나쁜 질소산화물 배출 디젤차 10개 모델을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질소산화물 다량 배출 디젤차 10 (유로5 기준 : 180mg/km / 유로6 기준 : 80mg/km)

지프 그랜드 체로키 3.0리터 (유로5 모델) : 2700mg/km

스바루 포레스터 2.0리터 (유로5 모델) : 1190mg/km

닛산 X-Trail 1.6FLXJ (유로6 모델) : 1050mg/km

닛산 캐시카이 1.6리터 (유로5 모델) : 990mg/km

기아 스포티지 2.0 사륜 (유로5 모델) : 930mg/km

현대 산타페 2.2 (유로5 모델) : 900mg/km

레인지로버 스로트 3.0 (유로5 모델) : 870mg/km

볼보 S60 2.0 (유로6 모델) : 870mg/km

볼보 XC90 2.4 (유로6 모델) : 840mg/km 


여기에 추가로 가솔린 모델 중에서도 배출가스가 기준치 (유로5, 6 동일하게 60mg/km)를 넘긴 모델들도 공개를 해 이 내용도 추가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질소산화물 다량 배출 가솔린차 

메르세데스 벤츠 SL 3.5리터 (유로5 모델) : 200mg/km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2.0 (유로6 모델) : 160mg/km

미니 쿠퍼 1.5리터 (유로6 모델) : 160mg/km

닛산 펄사 1.2리터 : 150mg/km

닛산 캐시카이 1.2리터 : 120mg/km


예전에 가솔린 자동차 역시 주행 조건에 따라 (포드 몬데오 가솔린 도심 주행 시 기준치 초과)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는 내용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디젤만큼은 아니지만 가솔린 모델들 중에도 적어도 위치의 테스트로만 보면 기준을 넘긴 모델들이 의외로 많아 보입니다. 역시 캐시카이는 여기에도 포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닛산의 대표적인 디젤 엔진 1.6 dCi / 사진=닛산


<프랑스>

이번엔 프랑스 정부 (환경부)가 실시한 52대 디젤차에 대한 결과입니다. 며칠 전 나온 보도자료를 찾기 위해 프랑스 환경부 홈페이지까지 찾아 들어가 겨우 얻어낸 내용이었는데 프랑스어를 몰라 애를 좀 먹었습니다; 발표된 내용 중 유로6에 대한 결과인데요. 몇 가지 모드로 나눠 실시한 것 중 이동용배출가스측정장비(PEMS)를 싣고 트랙을 달리며 실시한, RDE와 비슷한 조건에서 한 것입니다. 


자료=프랑스 환경부 PDF

왼쪽에 녹색 선이 유로6 기준치 (80mg/km)인데 푸조 208과 BMW 318d 두 대만 합격을 했습니다. 오펠 자피라와 르노 캡쳐와 카쟈르, 에스파스, 그리고 포드 C맥스 등이 상당히 많이 질소산화물을 배출했고 닛산 캐시카이도 8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유로 6에서는 BMW 318d와 푸조 208 모델이, 유로 5에서는 폴크스바겐 샤란 2.0 모델이 합격했고, 한국차의 경우 기아 스포티지가 테스트에 포함됐는데 3.8배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르노와 닛산의 여러 모델이 모두 과배출 결과를 보였습니다.

독일의 경우 53대의 디젤차를 정부 차원에서 조사했지만 이 내용엔 캐시카이가 포함돼 있지 않아 여기서는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과거에도 보여드린 적 있는 자료를 다시 한 번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독일 운전자클럽 아데아체가 새로운 연비측정법에 맞춰 그동안 배출가스 테스트를 했고 그 결과를 독일 전문지 아우토빌트가 공개한 것을 제가 찍은 건데요. 캐시카이는 여기서도 포함이 안되어 있지만 대신 캐시카이에 들어간 1.6리터급 dCi 엔진을 장착한 닛산 X-Trail이 있어 참고용으로 올려봤습니다. 

그동안 질소산화물 관련한 해외 데이터만 20여 개 넘게 보면서 얻은 결론은, 르노와 닛산이 굉장히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다는 것, 그리고 폴크스바겐 그룹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2.0 TDI 엔진 (유로6 기준)이 전체적으로 가장 낮은 배출량을 보이고 있다는 점, 브랜드의 경우 BMW가 브랜드 평균적으로 낮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편이라는 것 등이었습니다.

그 외 현대와 기아도 질소산화물 과배출을 하는 편이고 오펠은 조만간 소개를 해드리겠지만 또 다른 디젤 게이트 의혹을 자국에서 받고 있습니다. 다만, 닛산 캐시카이의 경우 프랑스나 영국의 조사에서는 조작의심을 받지는 않았다는 건데요. 이번 우리나라 환경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임의설정( 일종의 조작)이 유럽에서도 받아들여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정부의 책임도 크다!

자동차 회사들의 끊임없는 로비, 그리고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겠다는 각국 정부의 그간의 친기업적 태도가 이런 잘못된 형식과 기준을 만들어냈고, 이것이 유해가스 배출량이 현실과 큰 차이가 난 원인 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 와서 제조사들이 속였다, 과배출하고 있다며 화를 낼 것 (내는 척)이 아니라 애초부터 이 문제에 제대로 접근했었어야 한 것입니다.

또 이왕 덧붙인다면 디젤차 외에 가솔린 역시 과배출 결과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고, 직분사 엔진이 가진 취약점도 공개가 된 상황이니만큼, 디젤뿐 아니라 가솔린을 포함한 모든 부분에서 배출가스 문제를 종합적으로 짚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캐시카이는 과연 조작을 한 것일까요? 사실 그것까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위해가스 배출량 줄이는 데 르노와 닛산은 어떤 회사보다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는 생각은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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