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한국 노리는 알파 로메오, 마쯔다, 스코다 장단점

요즘 들어 꾸준히 한국 진출이 얘기되는 자동차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 중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한국 법인이 설립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나오기도 했죠. 까다롭다면 까다로운 한국 시장이지만 대신 한 번 터지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해 볼 만한 가치는 분명 있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테슬라를 제외한, 어떤 브랜드들이 새롭게 한국 땅을 밟으려 할까요? 그리고 그 회사들이 보여주는 장단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간단하게 그 특징들을 짚어봤습니다.


알파 로메오 (Alfa Romeo)

1910년 이태리 밀라노에서 태어난 알파 로메오는 과거 레이싱 팀을 운영할 때 엔초 페라리가 드라이버로 몸을 담은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회사는 스포츠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춰 비교적 고급 차량을 만들어 냈죠. 하지만 경영의 어려움 속에 피아트 그룹에 합병됐고, 현재 피아트와 페라리 사이에 자리를 하고 총 4가지 모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출처=FCA


장 점

알파 로메오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이태리 감성이 물씬 풍기는 스타일과 경쾌한 핸들링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자존심 강한 프랑스인들이나 자국 자동차에 대한 자부심 큰 독일인들조차 알파 로메오의 디자인에는 늘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독특한 역삼각형의 그릴과 엠블렘은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죠. 소형차 미토가 도심 생활을 하는 유럽인들에게 인기가 높고, C세그먼트 해치백 모델 줄리에타도 판매가 많은 모델입니다. 

최근에는 60~70년대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D세그먼트급 줄리아를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시켰는데요. 500마력이 넘는 페라리의 엔진이 들어갈 정도로 강력함을 자랑하는 후륜 구동 모델로 BMW M3나 벤츠 AMG 등과 경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2인승 쿠페 및 카브리오 모델 4C는 아우디 TT나 BMW Z4 등과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줄리아 / 사진=FCA

 

단 점

알파 로메오는 잔고장이 많은 차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일에서 매년 발행되는 정기검사 결함률 종합 보고서인 <튀프리포트>에 따르면 결함률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성으로 타기도 하지만 인내로도 탄다는 말을 유럽인들이 하기도 합니다. 또 결코 싸지 않은 가격 역시 단점이라 하겠습니다. 비교적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브랜드입니다.


한국에 들어 올 만한 모델

일단 생각해 볼 수 있는 모델은 최근에 공개된 고성능 줄리아가 아닐까 합니다. BMW M3나 메르세데스 AMG와는 다른 페라리 엔진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또 운전의 재미도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고 하겠죠. 또 4C 쿠페도 수입이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아우디 TT와 메르세데스 SLK 등과 경쟁이 가능하고, 유럽에선 포르쉐 카이맨과도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만, 판매량에선 차이가 좀 많이 나고 있습니다.

작은 모델 중에는 미토라는 아주 귀엽고 이쁜 디자인의 모델이 있습니다. 미니나 시트로엥 DS 등이 직접적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인만 놓고 보면 알파 로메오는 훌륭한 선택지입니다. 운전도 재밌습니다. 하지만 역시 비슷한 가격대에 이미 잘 알려진 독일제 모델들이 자리를 하고 있고, 고장에 대한 염려가 따른다는 점에서 매니아층, 혹은 독특한 나만의 감성을 추구하려는 감각파들에게 호소할 수 있지 않겠나 예상되네요.

4C / 사진=FCA

 

마쯔다(MAZDA)

1920년대 회사가 생겼고 1960년대 이미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죠. 특히 로터리 엔진에 관심을 보여 로터리 엔진 모델들도 승부를 한동안 보기도 했었습니다. 유럽에는 60년대 독일 NSU와 기술제휴를 하며 차를 만들며 진출했으니까 꽤 오래 전부터 유럽시장에서 이름을 알려 왔습니다. 지금의 마쯔다라는 이름은 1980년대부터 사용됐고, 한 때 포드에 넘어갔다 2010년 이후 다시 독립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출처=마쯔다

 


장 점

마쯔다의 장점은 일본 차들 중에서는 디자인에서 가장 대중의 호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안정감 있고 세련된 디자인은 디자인에 까다로운 이들에게도 어필을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익스테리어에 비하면 실내의 디자인은 다소 아쉬운 점도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구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마쯔다의 B세그먼트 소형 모델 마쯔다2는 독일의 <튀프보고서>에서 연식에 상관없이 결함률 적은 최상위 그룹에 늘 이름을 올리고 있을 정도입니다. C세그먼트 마쯔다3도 내구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만 차체가 커질수록, 그리고 SUV로 갈수록 내구성에서는 마쯔다2나 3보다는 못한 결과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마쯔다하면 2인승 로드스터 MX-5가 브랜드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가격 대비 성능에서 단연 최고의 경로드스터로 평가되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2015~2016 올해의 일본차에 선정되기도 했을 정도로 자동차에 대한 성능과 팬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독일에서도 구형 MX-5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와 독특한 가치를 만들어 놓은 효자 모델입니다.

MX-5 / 사진=마쯔다


단 점

사실 딱히 눈에 띄는 단점이라고 할 만한 건 없습니다. 한 때 디젤 엔진의 경우 연비가 안 좋은 것으로 얘기가 됐지만 최근 나오는 모델들은 연비 개선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로터리 엔진에 대한 낯섬도 있을 테고요. 또 우리나라 시장을 기준으로 본다면 잘 알려진 메이커가 아니라는 점과 역시 요즘 사회 분위기에서 일본 브랜드라는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지 않겠나 싶습니다.

한국에서 경쟁을 벌인다면 현대와 기아가 점령하고 있는 시장에서 직접적 경쟁 모델들이 어떤 가격대를 형성하느냐, 그리고 옵션은 어떻게 책정하느냐 등에서 판매량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가격이야 어느 메이커에게나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마쯔다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고급 브랜드가 아닌 일반 브랜드라는 점에서 더 신중하게 가격에 대한 분석이 필요해 보입니다. 실내 디자인도 좀 더 개선이 되었으면 싶네요.


한국에 들어올 만한 모델

아무리 뚜껑이 열리는 차가 한국에서 인기가 없다고는 해도 MX-5를 빼고 마쯔다를 논한다는 건 의미 없겠죠. 따라서 얼마가 팔리든 이 모델은 들여 와야 하지 않나 싶고, 또 그렇게 하리라 봅니다. 그 외에는 준중형(C세그먼트) 마쯔다3 해치백과 세단 버젼이 있는데 아마 그 보다 큰 중형급 마쯔다6가 더 수입 확률이 높지 않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마쯔다는 SUV에서 승부를 볼 확률이 더 높습니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는 소형급 SUV CX-3와 투산 스포티지, 닛산 캐시카이 등과 경쟁하는 CX-5 등이 판매가 되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는 중형급 이상인 CX-9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1.5리터급부터 2.2리터와 2.5터보까지 엔진에 대한 선택도 비교적 넓은 편입니다. 단, 마쯔다2나 MX-5처럼 확실한 자기 색깔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어떻게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는 판매 전략을 우선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르노삼성 QM3 등과 같은 급인 CX-3 / 사진=마쯔다


스코다(SKODA)

체코 브랜드로 1991년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에 인수된 스코다는 앞에 두 브랜드 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겐 더 낯설게 다가올 겁니다. 하지만 유럽 브랜드로 가장 성장률이 높고, 앞으로 확장 가능성도 매우 높은 브랜드입니다. 유럽을 주요 무대로 활약하고 있지만 2009년에 중국 등에서도 판매를 시작했죠.

출처=스코다


장 점

스코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유럽 자동차치고는 실내 공간이 넓다는 점이라 하겠습니다. 차종에 따라선 공간 잘 뽑는다고 말하는 현대 보다 더 넓은 경우도 있고 이 점을 역시 광고 등을 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렁크 공간의 활용이나 실내 수납 공간을 배치하는 능력 등은 대단히 뛰어나죠. 플래그십 수퍼브의 경우 세단이면서 트렁크 문이 활짝 열리는 해치백 스타일을 하고 있는 등, 구성에서 독특함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폴크스바겐의 유전자가 거의 그대로 옮겨 온 탓에 차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독일에서는 폴크스바겐과 비등한 성능을 보이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로 매년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죠. 무엇보다 아쉬움을 크게 느끼던 디자인에서 큰 변화를 보이며 어느 시장에서도 판매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수퍼브 / 사진=스코다


단 점

역시 브랜드 인지도일 겁니다. 도대체 스코다가 어느 나라 자동차 회사냐? 체코에도 자동차 회사가 있었느냐 등의 낯설어 하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겠죠. 그래서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광고가 그 어떤 브랜드 보다 많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차의 가치와 상관없이, 낮은 인지도에 따른 차량 가격의 적합성 부분도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구성의 경우 <튀프리포트> 기준으로 보면 보통 수준으로 마쯔다 보다는 떨어지고 알파 로메오 보다는 괜찮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내구성 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차에 대한 믿음을 어떻게 심어줄지, 이를 위한 장기적 전략을 짜는 게 힘든 일이 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한국에 들어올 만한 모델

일단은 플래그십인 수퍼브를 첫 손가락에 꼽고 싶습니다. 넓은 공간과, 폴크스바겐의 신형 파사트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나온 모델이라는 점이 차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사이즈가 애매한데, 유럽 차치고는 중형급이라고 하기엔 크지만 그렇다고 준대형이라고 하기엔 다소 작은 수준이죠.

아무래도 르노삼성의 SM6가 수퍼브 판매의 가늠자가 되지 않겠나 예상됩니다. 그리고 수입차에 대한 여전히 주변의 시선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들에게는 상품성 확실하지만 튀지 않는 스코다 수퍼브는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왜건을 선호하지 않는 시장이긴 하지만 전혀 왜건답지 않은 콤팩트(C세그먼트) 왜건 라피드 스페이스백도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픈 모델입니다.

라피드 스페이스백 / 사진=스코다

실제로 보면 이 차의 뒷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전체적인 디자인 균형이 왜건이라기 보다는 해치백의 느낌을 주고 있죠. 또 실내 또한 견고하고 안정감을 주고 있어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스코다가 한국 시장을 노크한다면 올해 공개되는 신형 SUV 코디악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입니다.

티구안 신형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티구안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대신 이런 이유로 과연 티구안과 겹치는 코디악을 수입할 수 있을지 그룹 차원에서는 고민거리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스코다가 한국에 들어간다면 결코 SUV 라인업을 제외할 수 없을 테고, 그렇다면 티구안과 코디악의 집안 경쟁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해서 각 브랜드의 장단점을 간단히 짚어봤습니다. 충분히 세 브랜드 모두 자신들만의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또 그 장점이 서로 충돌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각 자의 영역을 발굴해 경쟁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이 브랜드들 중 어떤 것이 한국 소비자들과 만나게 될까요? 이왕이면 모두 들어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음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