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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유럽 최악의 교통사고 국가 VS 한국 비교


 오늘은 교통사고 사망자수와 관련해 좀 다른 시각으로 볼 만한 내용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현대차 얘기 계속한다 하지 않았나?' 라며 혹여 기다린 분이 계셨다면 양해의 말씀을 드려야 할 거 같네요. 원래 준비한 내용은 쏘나타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칭찬할 건 하고, 아쉬운 점은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해보려 준비를 했었죠.

 

그런데 YF 쏘나타 LPG차량 급발진 관련한 뉴스를 우연히 보게 됐어요. (여기서도 한국 뉴스 볼 수 있답니다.) 뉴스에 나온 현대차 관계자가 급발진 관련해 부인하는 주장을 보고는, 좀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정이 뚝 떨어져서 현대차 이야기 할 맛이 안 나더군요. 그래서 그냥 다른 내용으로 바꿨습니다. 현대차 이야기에 질린 분들도 계실 테고, 저 역시 얼마 동안일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피하려고 합니다. 

독일 교통사교 현장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제목에는 교통사고 국가라고 했지만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썩 유쾌한 내용은 아니지만 (또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한다고  한 소리 듣겠군요.) 충분히 공유할 소재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다면 과연 교통사고로 인한 우리나라의 사망자수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뉴스나 신문을 통해 OECD 내에서도 안 좋은 수준에 있다는 건 대충 아시겠지만, 오늘은 유럽과 한번 비교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연합은 2013년 크로아티아 포함해 현재 총 28개 나라가 가입돼 있습니다. 중립을 오래 전부터 표방하고 있는 스위스나, 자국 수산업 산업 보호 이유로 가입을 하지 않고 있는 노르웨이, 그리고 그밖의 여러 나라들이 빠져 있긴 하지만 어쨌든 유럽을 하나로 묶고 있는 인구 5억명 수준의 거대한 연합체죠. 과연 이 안에서 교통사고 사망자는 어느 정도일까요? 제가 여러 자료들을 취합해 숫자로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먼저, 매일 교통사고로 죽는 유럽연합 내 사망자는

 

  70  명입니다. 전 세계로 넓혀 보면 2011년 기준해 약    3500명 이 교통사고로 매일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촌 안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자동차는 11억 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2018년에는 15억 대까지 이르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요? 대한민국은 2011년 통계에 따르면 매일  14명 이 목숨을 교통사고로 잃고 있죠. 유럽 연합이 5억 인구에 70명이고 우리는 5천만 명 인구에 14명 수준이니까 이렇게만 봐도 굉장히 한국 사망자 비율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좀 더 말씀을 드리면, 전 세계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1년에  100만~130만 명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엄청나죠? 이 수치는 세계 10대 사망자 원인 중 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교통사고를 제외하면 모두 질병이 원이지만 단, 대한민국은 10대 사망원인 중 교통사고 사망자수보다 자살자수가 높은 나라라는 게 다른 점이라 하겠습니다. 정말 비극이에요.

 

다시 유럽연합의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이번엔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인구 백만 명 기준으로 바꿔 계산하면 EU 평균 1년에   52명 수준입니다. EU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사망자수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간 약  17%  감소했다고 하니 이런 추세라면 충분히 달성하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그렇다면 17% 감소했다는 건 어느 정도를 되는 걸까요? 4년 간 총   9000명  이 목숨을 건졌다는 뜻이 됩니다. 자 그렇다면 EU 국가별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한번 알아볼까요? 자료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서 공개한 것으로 네덜란드가 제외된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7개 국가의 2013년 결과입니다.

 

<EU 국가별 2013년 교통사고 사망자수>

*숫자는 인구 백만명 당 사망자수

 

1위 : 스웨덴 (28명, 전년 대비 7% 감소)

2위 : 영국 (29명, 전년 대비 1% 감소)

3위 : 덴마크 (32명, 전년 대비 8% 상승)

4위 : 스페인 (37명, 전년 대비 10% 감소)

5위 : 독일 (41명, 전년 대비 7% 감소)

6위 : 슬로베니아 (42명, 전년 대비 24% 감소)

6위 : 아일랜드 (42명, 전년 대비 19% 상승)

8위 : 핀란드 (48명, 전년 대비 3% 상승)

9위 : 프랑스 (50명, 전년 대비 11% 감소)

10위 : 키프로스 (53명, 전년 대비 14% 감소)

11위 : 오스트리아 (54명, 전년 대비 15% 감소)

11위 : 말타 (54명, 전년 대비 100% 상승)

13위 : 이탈리아 (58명, 전년 대비 6% 감소) 

14위 : 헝가리 (59명, 전년 대비 2% 감소)

15위 : 슬로바키아 (61명, 전년 대비 4% 감소)

15위 : 에스토니아 (61명, 전년 대비 7% 감소)

17위 : 포르투갈 (62명, 전년 대비 9% 감소)

18위 : 체코 (63명, 전년 대비 12% 감소)

19위 : 벨기에 (65명, 전년 대비 7% 감소)

20위 : 그리스 (81명, 전년 대비 12% 감소)

21위 : 불가리아 (82명, 전년과 동일)

22위 : 리투아니아 (85명, 전년 대비 15% 감소)

23위 : 라트비아 (86명, 전년 대비 1% 상승)

23위 : 크로아티아 (86명, 전년 대비 6% 감소)

25위 : 폴란드 (87명, 전년 대비 6% 감소)

25위 : 룩셈부르크 (87명, 전년 대비 32% 상승)

 

그리고 마지막은 어느 나라일까요? 가장 사망자수가 많은 나라는,

루마니아로 인구 백만명 당 92명으로 불명예스러운 1위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전년 대비해서 9%가 감소를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동유럽 국가들이 (슬로베니아 제외하고)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도로 상황이나 밀집도, 또 교통 문화나 운전면허 취득 과정에서의 차이 등, 아주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을 했을 걸로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EU에서 가장 교통사고가 많은 루마니아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어떨까요? 경찰청에서 발표한 2013년 한국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5,090명입니다. 전년 5,390명에서 5.6% 정도 감소를 한 수치죠. 그러면 이를 인구 백만 명당 사망자수로 바꿔보면 어떻게 나올까요?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 명이라고 하고 계산을 해보면 101.8명 수준이 됩니다.

 

루마니아  92명

대한민국   101명

 

유럽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은 루마니아 보다도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더 많았습니다. 제가 사는 독일의 경우 역으로 계산해 봤더니 전체 인구를 약 8200만 명으로 계산하면 총 지난 해 사망자수는 약 3440명 정도가 됩니다. 5천만 명인 우리나라의 5090명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 있어 보이죠? 혹시나 해서 미국 자료를 좀 봤는데, 2011년 기준으로 32,367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여기엔 443건의 일반항공관련 사망자수가 포함된 수치죠. 그 당시 인구가 약 3억 1천만 명 수준이니까 미국 역시 백만 명당 계산하면 루마니아 보은 수준입니다.

 

어쨌거나 더 안타까운 건, 우리나라의 지난 3년 동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의 감소율이 1.03% 수준밖에 안된다는 점입니다.  2012년에 상승률이 높았던 것이 악영향을 끼쳤다고는 해도 유럽의 지난 4년 간 평균치인 17%와도 차이가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많이 죽어요!!

 

특히 보행자 사망자 비율이 39% 수준인데 OECD 평균치인 19%의 배가 넘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수로만 보자면 우리나라는 어디가서 명함도 못 내미는 부끄러운 수준인 것이죠. 정부는 2017년까지 30% 정도 사망자수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유럽처럼 절반으로 줄이려는, 아니 그 이상의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고 과감하게 펼치는 게 맞지 않나 생각됩니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은 중형차가 국민차가 되어 버린 나랍니다. 언론에서들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큰 차를 파는 게 제조사에게도 이득이 더 되니, 자꾸 큰 차를 사라고 부채질을 하겠죠. 또 차를 자신의 신분과 연결지어 생각하는 의식 때문에 큰 차를 선호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차가 크면 더 안전할 겁니다. 거기다 유럽국가에 비하면 한국은 사람이 다니는  인도도 넓고 차도도 넓습니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좋아도 그걸 어떻게 세팅했느냐(교통시스템), 그리고 그걸 어떻게 이용하느냐(교육과 문화) 하는 부분에선 개선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적어도 결과만 놓고 보면 그래요. 솔직히 이런 캠페인 같은 포스팅, 저라고 뭐 재밌어서 하겠습니까? 하지만 한 분이라도 이런 내용 읽고 안전운전에 대해 환기를 할 수 있다면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자동차의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거 아시죠? 모두들 잘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개선이 여전히 더디어 보이는 건 왜일까요? 운전대를 잡을 때 오늘 내용 다시 한 번 떠올리시고, 안전운전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