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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2013 독일인들 자동차 의식 설문조사 결과



타이틀이 무척 거창하죠? 오늘 함께 하실 내용은 설문조사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특정 기간동안 특정된 대상들을 상대로 해서 벌인 그런 이벤트는 아니고요. 매 주 한 편 씩 자동차와 관련해 화제가 되는 설문을 아우토빌트라는 잡지의 상시 설문 코너의 일부분을 제가 발췌한 내용입니다. 

 

낚였다! 싶은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내용이 그리 실망할 정도는 아니고, 그럭저럭 함께 생각해 볼 만한 그런 것들로 추려졌습니다.  그러니 이왕 낚인 거 끝까지 내용을 보시고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도 댓글란에 함께 남겨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자 그러면 어떤 설문에 어떤 대답들을 했는지 함께 보실까요?

 

 

 

설문 1. 재규어 중형급 모델

세단과 왜건, 그리고 SUV 중 당신의 선택은?

 

최근에 공개된 재규어 크로스오버 차량 C-X17 컨셉카입니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개인적 사정으로 기다리던 모터쇼를 못 가게 됐네요. ㅜ.ㅜ) 오픈과 함께 전시장에 전시된 사진을 보니까 공개된 위의 사진 보다는 훨씬 차가 멋있더군요.

 

어쨌든 이 차는 BMW X3과 아우디 Q5 등과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내용은, 랜드로버와 함께 새로운 중형 모델 전용 플랫폼을 재규어가 개발했고 그 플랫폼을 통해 나오는 차들 중 하나가 바로 이 녀석이라는 겁니다. 폴크스바겐이 MQB라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 쓰듯 재규어도 중형 전용 플랫폼에 'iQ'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서 XF 아래급인 중형 모델이 2015년에 첫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한 예상 이미지가 한 잡지사를 통해 공개가 되었는데요.

 

대충 이렇게 그려졌습니다. 세 모델 모두 중형급이고,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알루미늄 바디 구조라는 새로운 경량화 차체 용법이 적용될 것이라고 하는군요. 출시 예정은 SUV가 2014년 말 정도로 먼저 나오고 그 다음이 세단, 세단 후에 왜건이 2015년에 순차적으로 출시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이 차량들에 대한 설문조사 내용이었는데요. 세 모델 중 당신이 만약 선택을 한다면 어떤 것을 하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총 2,283명이 설문에 응했고, 그 중 세단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사람이 1,018명(45%)였습니다. 왜건을 택하겠다고 답한 사람이 923명(40%)였고, 마지막으로 SUV의 손을 들어준 사람은 342명(15%)이었습니다. 같은 내용을 우리나라 운전자들에게 내밀었다면 왜건과 SUV가 독일과는 반대로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쨌든 BMW 3시리즈 등과 경쟁하게 될 세단이 어떻게 나오게 될지 기대를 많이 하게 되네요. 저의 선택은...이 경우 세단으로 하겠습니다!

 

 

 

 

설문 2. 타이밍 체인과 타이밍 벨트,

어떤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독일도 엔진벨트에 대한 논의가 최근에 좀 뜨거웠는데요. 타이밍 벨트를 고무로 하는 것이 좋냐 아니면 체인이 좋은 것이냐 뭐 이런 얘기죠. 독일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과연 했을까요?

 

 

총 7,759명이 설문에 참여했습니다. 5,791명(75%)가 타이밍체인이 낫다고 답했는데요.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내구성의 우위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1,764명(23%)가 고무로 되어 있는 타이밍 벨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조금이라도 기름을 아낄 수 있다는 이유였는데요.

 

 타이밍 체인이 확실히 고무벨트에 비해 내구성이 좋긴 하지만 글쎄요. 요즘 벨트도 10년 이상 거뜬하지 않나 싶은데 말이죠. 저는 벨트로 선택하겠습니다. 아 마지막 204명은 어떤 선택이냐고요? 디테일한 기술에 대한 부분은 관심 없는 분들이십니다. 사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여기에 해당이 되지 않을까요?

 

 

 

 

설문 3. 4만유로 이하 스포츠카(?)  두 대 중 당신의 선택은?

 

 

아마도 골프 R 공개 소식과 함께 이 설문을 했던 모양입니다. 과연 독일 사람들은 두 모델 중 어떤 것을 택했을까요? 생각지도 않은 반전이? (반전은 무슨;;)

 

 

1,221명이 참여한 설문이었는데요. 전체 응답자 중 56%(688명)가 골프 7세대 R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27%(329명)가 쉐보레 카마로 부분변경 모델일 찍었고, 17%(204명)는 둘 다 별로라는 답을 했습니다. 저는 호기심 때문에라도 카마로를 선택해 볼 거 같은데요. 사실 독일에서 일본차나 한국차를 타고 다니는 것은 그리 어색한 일 아니지만 미국산 차를 탄다는 것은 좀 낯선 느낌이 듭니다. 저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카마로는 한 번 경험을 해보고 싶네요. 골프R이야 뭐...좀 낮은 급이지만 GTI 같은 멋진 대안이 있잖겠어요?

 

 

 

 

설문 4. 아우토반의 120km/h 속도제한 주장, 어떻게 생각하나?

 

얼마 전에 한 번 말씀을 드린 적 있지만 독일 야당 당수가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가 융단폭격을 맞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사이트를 찾는, 자동차에 관심이 높은 이들의 경우 어느 정도 이에 대한 반응을 보였을까요?

 

 



총 7,833명이 설문에 참여했고 그 중 79%인 6,173명이 "당연히 반대!"에 표를 던졌습니다. 1,325명(17%)이 이 주장에 찬성을 했는데요.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라서 찬성을 한 사람도 있을 테고, 또 아우토반에 비판적인 이들도 속도 제한에 찬성을 했을 것입니다. 335명(4%)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의사를 표시했군요. 저는...당연히 속도제한에 반대입니다. 그 이유는...달려 보니 반대하게 되더군요. -_-

 

 

 

 

설문5.  독일에 레이스용 트랙이 더 필요하다 보십니까?

 

오스트리아 출신의 니키 라우다, 독일 출신의 미하엘 슈마허, 현재는 세바스티안(제바스티안) 페텔 등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레이서들을 배출하고 있는 독일에서 자동차 경주는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뉘르부르크링에서는 연중 일반인들이 자신들의 자동차를 끌고 와 그린 헬을 경험하고 있죠. 이런 나라 국민들은 과연 경주용 트랙을 늘리는 것에 대해 어떤 반응들을 보였을까요?

 

 

총 3,460명이 설문에 참여를 했는데요. 43%(1,502명)가 유럽 다른 곳과 비교해 좀 적다 항목을 선택했습니다. 생각만큼 비율이 높지 않아 보이는데요. 반대로 1,362명(39%)는 사람과 동물에게 소음 공해를 주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항목에 표를 던졌습니다. 596명이 재미난 선택을 했는데요. 17%의 지지를 받은 항목은 "관심 없어. 어차피 돈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건데 뭐..." 였습니다. 저요? 저도 지금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위에 아우토반 속도 제한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경주용 트랙 늘리는 것에서 보여지는 독일인들의 태도가 어딘가 상반돼 보이기도 한데요. 아우토반에서의 속도 제한 역시 같은 논리라면 사람과 동물들, 환경을 위해 제한 되어야 함에도 그 반대가 월등히 많다는 거죠. 재밌지 않습니까?

 

 

 

 

설문6. 연로한 운전자들은 스스로 핸들을 놓아야 할까요?

 

한국이나 어디나 노인 운전자들에 대한 고민은 비슷해 보입니다. 노령인구층이 우리 보다 넓은 독일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오래 전부터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딱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70세가 넘어가면 2년에 한 번 정도는 심도 있는 건강 및 운동신경 등의 반응을 체크해서 면허증을 연장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게끔 하는 게 어떨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 독일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총 3,116명이 설문에 참여를 했습니다. 그 중 9%(279명)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19%(578명)는 "아니다. 난 의사가 올 때까지 (아파 운전 못할 때까지) 운전할 끄야."를 택했네요.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72%(2,259명)는 '건강 상태에 따라서 선택을 하도록 하겠다' 항목을 택했습니다.

 

강제로 스티어링 휠을 놓겠다는 것 보다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건강이 좋지 않다면 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생각들이 많이 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건 달리 보면 운전을 가급적 계속해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보입니다. 아무래도 최소한의 어떤 대비책을 법적으로 마련은 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라고 말 할 수 있지만, 나와 남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마음이 좀 씁쓸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용의 의지를 보여야 하지 않겠나 싶네요.

 

 

 

 

설문7. 나치추종자들 얘들 더 통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

 

갑자기 나치 얘기가 나와 놀라셨죠? 먼저 이 설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선 어떤 사건을 하나 아셔야 합니다. 독일에선 매년 봄 휴양지에서 '폴크스바겐 만남의 날' 행사라는 게 벌어집니다. 폴크스바겐 오너들이 유럽 각지에서 (물론 독일인들 위주지만) 자신들의 VW 차를 끌고 모여 드는데요. 보통 3박 4일 정도 행사를 벌입니다. 큰 폴크스바겐 팬 축제라고 할 수 있죠.

 

이 때 VW도 특별한 튜닝 카를 소개하거나, 아니면 출시할 신모델을 이 때 선을 보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회사와 그 회사의 차를 좋아하는 팬들이 함께 만드는 페스티벌이죠. 그런데 올 해 이 행사에서 이상한 놈들을 발견했습니다. 한 무리의 젊은 애들이 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아우토빌트 카메라에 겨드랑이에 하켄 크로이츠(나치 상징 십자 모양) 문신을 한 젊은 애가 걸려든 거죠.

 

뿐만 아니라 나치 문장을 차 뒷유리에 붙인 애들도 보이는 등 과거 히틀러 시대를 추종하는 소규모이지만 나치 추종자들이 이 모임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아우토빌트는 이 문제를 2주에 걸쳐 다뤘을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이 때 설문을 한 내용인데요. 과연 독일 사람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2,127명이 참여를 했습니다. 그 중 1,384명(65%)이 "당연히 통제해야 한다. 여기엔 어떤 관용도 필요 없다."를 선택했습니다. 541명(25%)는 좀 다른 생각이었는데요. "그럴 필요 없다. 어차피 맛이 간 놈들 아니냐."에 표를 던졌습니다. 그 외 202명은 "만남의 날 행사든 정치든 난 관심 없다"를 택했네요. 관심 없다는 9%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강하게 통제를 하거나, 아니면 흔히 얘기하는 사회부적응자들(네오나치를 그렇게도 봅니다) 관심 가져주지 말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참고로 독일 길거리에 오른 손을 뻗어 올려든다거나 하켄 크로이츠를 목에 걸고 다녔다가는 경찰 보다 먼저 시민들에게 항의를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장난으로라도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할 겁니다. "꺼져 나치!!"

 

 

 

 

설문 8. 우리에겐 더 많은 SUV가 필요한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요즘은 SUV의 바람이 거세다는 얘기를 해드렸는데요. 이는 이미 판매량을 통해서도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독일에서는 어느 정도 이 차량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걸까요?

 

 

총 5,786명이 참여를 했습니다. 전체 참가자 중 51%인 2,968명이 "맞아. SUV들은 실용적이고 스타일도 좋아"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에 못지 않은 43% 2,516명은 "아이고 아녀! SUV은 정말 필요없는 차야"를 선택했습니다. 312명은 잘 모르겠다라고 했는데요. SUV에 호감을 보인 사람들이 더 많긴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반대 의견을 보인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과연 이런 분위기가 앞으로도 이어질까요? 아니면 바뀐다면 또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설문 9. 누가 더 운전을 잘 할까요?

 

 

이 내용은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더 운전을 잘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아무래도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자동차 매거진 웹사이트의 특성 상 여성 보다는 남성을 선택한 비율이 훨씬 높을 거라고 생각은 들었지만 결과를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더군요.

 

우선 3,377명 참여자 중 252명(7%)이 여성이 더 잘한다는 항목에 체크를 했습니다. 그리고 2,063명(61%)이 남자들이 더 잘한다는 것에 동의를 했고요. 마지막으로 '남자와 여자들 똑같이 좋은 운전자들이다'라는 항목을 1,062명(31%)이 선택했습니다.

 

운전면허 따기 참 어려운 독일에서는 무개념 운전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도 하고, 여성들 역시 잘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김여사'를 많이 보기도 어렵습니다. 무개념 운전자가 없을 순 없겠지만 비교적 운전 수준들이 그리 나쁜 편이 아니라서 운전하기는 참 편한 곳이 독일입니다. 물론 그 편함에는 질주와 규율이라는 상반된느 듯 하면서도 잘 어우러지는 면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세 번째 항목에 표를 던질까 합니다. 

 

어떠셨나요, 설문들이 흥미있으셨습니까? 여러분 각자의 선택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어떤 생각들을 하셨나요? 한 번 주변분들과도 이 내용들을 보며 의견을 나눠 보시는 건 어떨까요?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