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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원칙을 깬 랜드로버 이보크, 성공할 것인가?

Evoque. 프랑스 말로 '떠올리다' '회상하다' 정도로 해석이 됩니다. 우와~ 스케치북 프랑스어도 알아? 라고 놀라지 마시길. 사전 찾으면 다 나옵니다. 여하튼, 이 엘레강스한 프랑스어가 랜드로버에서 내놓은 레인지 로버의 가장 작은 모델인 콤팩트 SUV의 이름이 되었죠.

이 놀랄 만한 디자인의 SUV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인지 로버가 그간 유지하고 버텨온 '네바퀴굴림'이라는 원칙을 깨고 '앞바퀴굴림'으로의 변화를 가져온 첫 번째 모델이기도 합니다.

사진 : Autozeitung.de


요즘들어 강화되고 있는 리어램프의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작아 보이는 것이 아쉬움일 뿐 특별히 외관상에 문제랄 것도 없는 잘 빠진 모델입니다. 이 차가 전륜구동을 선택한 것은 왜일까요?  그냥 심플하게 생각하면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것일 뿐 특별한 이유가 있을가 싶습니다.

그간 레인지 로버하면 부자들이나 탈 수 있는 값비싼 차였죠. 1억6천만 원이 넘는 차를 아무나 살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런 랜드로버가 레인지 로버의 이름의 벽을 깨고 대중의 곁으로 좀 더 다가서려고 하는 것입니다. 더 사실적으로 얘기하면, 많이 팔아 돈을 더 벌겠다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이보크가 많이 팔리기 위해 극복해야할 모델들은 뭐가 있을까요? 우선 제조사에서 당장의 경쟁상대인 BMW X1과 앞으로의 경쟁상대가 될 잠재적 대상 아우디 Q3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선 공개된 문 세 짝짜리는 4.35미터로 상당히 작습니다.  티구안은 물론 BMW X1 보다 짧고 같은 랜드로버 형제차인 프리랜더 보다도 작아요. 하지만 11월에 L.A 모토쇼에서 공개도리 5개짜리 문을 갖고 있는 모델이 진짜 경쟁 모델이 될 거 같습니다.


전장을 그대로 두고 뒷문을 만든다면 대단히 작은 뒷좌석이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차체가 좀 늘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적어도 X1수준까지는 되어야겠지요. 어쨌든 이렇게 멋진 외관을 가진 차를 외면하기란 정말이지 애써서 고개를 돌리지 않는 한 안 쳐다볼 수 없겠는데요.

그런데 이 차는 단순히 보여지는 면으로만 평가되어선 안됩니다. 그래도 명색이 레인지 로버아니겠습니까? 엔진에 대해선 얘기 안해도 워낙에 언론이나 많은 분들이 얘기를 하셔서, 2.2리터 터보디젤이 150마력과 190마력 짜리로 나오고 240마력 자체 최고출력의 2.0직분사 터보가솔린 엔진이 있다는 얘기는 굳이 하지 않을까 합니다. ㅡㅡ;

그리고 이 그닥 크지 않은 차에 최고 20인치 휠을 장착할 수 있다는 얘기도 사족이 될 거 같아 빼도록 하죠. ㅡㅡ; 인테리어의 경우 플라스틱 소재는 최소화하고 진짜 가죽에 알루미늄 소재들을 사용해 완성도 높은 마감처리를 했다는 것도 지겹게 들으셨을 테니 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ㅡㅡ;


하지만 다른 분들이 간과한 게 있습니다.바로 정숙성이죠. 랜드로버 측에서 동급에서 이보크 보다 더 조용한 실내의 차량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는데요. 실내의 버튼 하나까지도 소음을 생각한 세팅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조용한 차 안에 LED 조명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어 데이트 모드, 우울 모드, 신나는 드라이빙 모드로 자유롭게 기분 따라 상황따라 조절할 수 있겠죠? (바람둥이들에게 어울릴 수도 있으니 딸 가진 부모님들은 이보크 조심하셔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렉서스나 이보크나 뭐가 달라? 이럴 수 있겠지요. 하지만 여기서 영국인들의 전형적 즐거움이 하나 가미됩니다. 바로 '말레 사운드 제네레이터' 기능이 그것인데요. 속도를 내면 엔진음이 의도적으로 강해져서 운전자가 '엔진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맛을 낸 것입니다.

즉, 그냥 조용히만 달리는 게 아니라, 의되에 따라서는 엔진음의 강력한 부아앙~하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해 다양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이보크에 부여한 것이죠. 센스있는 아니 엣지 있는 차가 아닐까요?


좀 더 기술적으로 언급될 얘기들도 있겠지만 가장 궁금한 부분은 역시 가격적인 면이 아닐까 싶은데요. 컴팩트니까 적어도 레인지 로버 기존의 모델들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하겠지만 또 다르게 보면 레인지 로버의 이름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생각만큼 저렴하지도 않지 않을까 짐작할 수 있겠죠. 

프리랜더가 독일에서 28,000유로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프리랜더 보다는 높을 겁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약 35,000유로 (한화 52,500,000원) 정도가 될 거라고 하네요.. 이 정도에서 시작을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최고가격이 이 정도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시작가격이 저 정도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35,000유로가 2.2 디젤 (150마력 혹은 190마력)의 가격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차의 경쟁차들과의 가격 층위를 나눠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한 번 해볼까요?

 
우선 티구안 2.0 TDI 170마력 짜리의 독일 내 판매가격이 31.950유로입니다. 물론 이 차는 네바퀴굴림이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곤란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엔진으로 놓고 보면 비교대상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BMW X1을 들 수 있겠죠. 2.0d와 2.3d 오토매틱으로 나눠보면 2.0d 모델이 177마력에 가격이 32,700유로이고 2.3d 오토매틱이 204마력에 39,100유로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 상위 모델인 x3도 한 번 보시죠.


사진은 신형인데 구형 가격으로 계산하면 x3 2.0d는 177마력에 38,600유로합니다. 상위 트림인 3.0d의 경우는 218마력에 45,700유로까지 가격이 껑충 뛰죠. x3를 타시는 분이나 아우디 Q5 타시는 분들은 대략 3.0d의 가격대를 주로 이용하시니까 4만 유로 중후반 대의 모델들을 이용한다 보시면 될 거 같네요. 여기에 하나 더해서, 제가 타려고 마음먹고 (마음만 아직까지는 ㅎㅎ) 있는 메르세데스 GLK가 있습니다.


제가 만약 GLK를 사게 된다면, 꼭 검정모델로 할 겁니다. 꺄악~~최고예요 최고! ^^ 이런 제가 잠시 흥분했었군요...다시 돌아와서, GLK의 가격은 220CDI 4륜 7G-TRONIC이 170마력에 41,055유로고, 250CDI 204마력 짜리 모델이 43,078유로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비싸다 비싸~ ㅜ.ㅜ)

어쨌든 오토미션 등의 옵션 적용을 가정하면 이보크 역시 BMW X1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시작가격이 저렇다면 다른 경쟁 모델들에 비해 기본가격은 비싼 것이 될 테구요.

결론적으로 얘기해서, 랜드로버 측에서 경쟁대상으로 본 X1이나 앞으로 나올 아우디 Q3등 독일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컴팩트 SUV들은 이제 이보크라는 새로운 영국산 콤팩트 SUV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야 할 거 같습니다.  과연, 레인지 로버의 철학이던 4륜구동의 룰을 깨고 태어난 이보크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한다면 어느 정도의 판매결과를 내게 될까요?... 앞으로의 이보크 행보를 같이 지켜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