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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제네시스 GV70과 벤츠 GLC, BMW X3 독일 비교테스트

오늘은 제네시스의 유럽 시장 전망과 관련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해볼까 합니다. 우선 그 전에 독일의 유력 자동차 매체인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진행한 비교테스트 내용부터 확인하겠습니다. 비교 모델들은 고급 중형 SUV로 메르세데스 GLC 220d, BMW X3 20d, 그리고 제네시스 GV70 2.2 모델입니다. 세 차 모두 네바퀴굴림이고 디젤 엔진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 비교테스트 기사 일부 / 출처=AMS PDF 캡처

 

이번에는 자세한 기본 제원과 테스트 결과는 생략하고 항목별 결과와 이에 대한 해당 매체의 간략한 평가만 보겠습니다. 우선 차체 항목의 경우 GLC 107, GV70 105, 그리고 X3 103점이었습니다.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될 만한 수준입니다. 특히 GLC의 경우 다른 두 경쟁 모델에 비해 헤드룸과 레그룸이 더 좋았고 실내 각종 정보에 대한 가독성도 더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X3의 계기반 레이아웃은 다소 이상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사용은 세 모델 중 가장 편했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안전성 항목에서는 X3 98, GLC 95, GV70 77점을 받았습니다. 점수 차이가 여기서 크게 벌어지는데요.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램프, 라이트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고, 제동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해당 모델의 문제인지 아니면 GV70의 기본적인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보통 매체의 테스트에는 상태가 좋은, 테스트를 대비한 그런 모델을 내줍니다.

세 번째 안락함의 경우 GLC 78점으로 1, X3 74점으로 2, GV70 73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서스펜션의 안락함은 GLC가 가장 좋았고, 제네시스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X3는 다소 단단한 편이며 2열 시트 역시 단단한 느낌이라 전체적으로 2열 승객의 승차감은 딱딱하다는 느낌까지도 받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GLC는 옵션이기는 하나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점이 경쟁자들을 따돌린 듯합니다. X3의 경우 iDrive 조작 방식이 좋기는 하지만 구식이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GV70은 엔진 쪽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차단하는 부분은 나머지 모델들보다 좋았다고 하네요. 구동계 항목에서는 GLC X3 99점을 받았고 제네시스 GV70 90점을 받았습니다. X3가 초기 가속력은 더 좋지만 추월가속, 특히 시속 80~100km 구간에서의 추월 가속력은 GLC의 완승이었습니다. GV70은 연비효율이 떨어졌다고 했습니다. 매체 자체 테스트 연비는 GLC > X3 > GV70 순서였습니다.

주행 능력 항목에서는 GLC 94, X3 83, GV70 79점이었습니다. GLC X3가 핸들링과 주행의 재미 부분에서 같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흔히 BMW의 펀드라이빙을 떠올리며 X3의 우세를 생각할 수 있지만 결과는 예상과 조금 달랐는데요. 특히 조향 부분에서 GLC가 경쟁자들을 비교적 선명하게 따돌렸습니다. 또 옵션 제공인 GLC의 후륜 조향 덕에 회전반경 또한 벤츠가 가장 짧았습니다. 반대로 GV70은 스티어링에 대한 피드백이 약간 부족하다고 평했습니다.

GV70 / 사진=제네시스

 

여기까지의 점수는

GLC 473

X3 457

GV70 424점이었으며,

연비효율이 떨어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많았던 제네시스는 가격 경쟁력에서 앞섰음에도 (가격과 환경 카테고리가 포함된) 총점에서는 조금 더 차이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최종점수

메르세데스 GLC : 611

BMW X3 : 592

제네시스 GV70 : 554

이 정도의 점수 차이라면 비교적 성능에서 차이가 선명하게 나는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테스트를 소개한 이유는 제네시스 모델들에 대한 유럽 내 평가가 어느 수준인지 대략적으로나마 가늠이 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GV70 비교테스트를 통해 GV70이 세 모델 중 가장 저렴한 가격, 그리고 풍부한 기본 사양, 거기에 5년 무상보증 기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주문한 자동차를 직접 고객 집까지 (무료로) 가져다주는 서비스, 고장 시 대체 차량 제공 등의 유럽 기준에서 상당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보면 유럽 기준에서 제네시스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제네시스 장점

동급 프리미엄 모델들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기본 사양이 풍부하다

무상 보증 기간을 비롯해 서비스가 좋다

스타일이 좋다

G90의 경우 실내 분위기 품질 등이 좋다 (영국과 독일 매체들 평가)

 

제네시스 단점

인지도가 낮다

주행 능력과 동력계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물론 원하는 수준에 다다를지는 알 수 없다)

여러 세부 항목에서 경쟁자들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G90 실내 / 사진=제네시스

 

얼마 전입니다.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온라인 지면을 통해 제네시스가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졌습니다. 현재까지 약 6 5천 명 정도의 이용자가 설문에 참여를 했는데요. <물론이죠. 현대차의 품질은 경쟁력이 있습니다> 항목을 선택한 비율은 31%였습니다. 반대로 <아뇨. 이 시장의 리더는 독일입니다>라는 항목을 선택한 비율은 45%였습니다. 나머지는 의견을 보류하거나 모르겠다는 쪽이었습니다.

신생 브랜드의 진출에 비교적 호의적인 독일에서, 그것도 현대차의 유럽 본진인 독일에서조차 제네시스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관심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유럽에서의 성공에 부정적이리라고 보는 비중이 여전히 이처럼 높다는 것은 현대차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물론 특정 매체의 비교테스트일 뿐이고, 독일 이외에도 유럽엔 여러 나라가 있으니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반론을 펼 수도 있습니다. 막상 이런 상황에서도 시장이 반응을 보이고 제네시스에게 손을 내밀면 되는 일이라고 반박할 수 있겠죠. 위에 설문에서 드러난 30%의 긍정적 여론을 믿고 나아가겠다고 의지를 불태울 수도 있습니다.

사진=제네시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시장의 반응이 차갑습니다. 매체나 여론을 통한 이슈화에 비해 차가 팔리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시장이 반응을 안 보이는데 반론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렇기에 지금은 전략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때입니다. G90을 투입해 S-클래스와 경쟁하는 것도 좋고, GV 시리즈로 인기 있는 SUV 시장에서 싸우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전동화를 통한 전기차 시대를 위한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 잡는 전략이 좀 더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100% 정답이 될 순 없겠죠. 그래도 처음부터 유럽 시장의 제네시스 활동을 지켜본 입장에서는 이것 외에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고 냉정하게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현대차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