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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모른 척해서는 안 될 전기차 과체중 문제

SUV가 대중화되면서 나오던 지적 중 하나가 무게였죠. 이제 그 염려가 전기차로 옮겨붙는 분위기입니다. 이와 관련해 작년 10월 글을 쓴 적 있는데 이번에 추가로 새길 만한 내용이 있어서 다시 한번 이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분이 읽었으면 하는데, 이게 흥미를 끌 만한 내용이 아니라서 그런지 노출이 잘 안 됩니다. 어쨌든 이야기로 들어가 보도록 하죠.
 
#1 주차빌딩 붕괴
지난 4월이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한 주차빌딩이 붕괴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주차돼 있던 자동차들도 많이 파손됐는데요. 사고는 100년 가까운 오래된 주차빌딩이 SUV 등, 차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거기에 건물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사람들이 자신들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렇네요. 옛날 자동차들은 가벼웠습니다. 그런데 점점 자동차가 커지고 무거워졌습니다. 특히 SUV가 대중화되면서 자동차 평균 중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기차가 늘면서 하중 부담이 부쩍 커졌습니다. 이런 부담은 도로나 교량, 그리고 오래된 주차빌딩 등이 받습니다. 특히 주차빌딩과 관련한 영국 기사가 눈길을 끕니다.
 
최근 텔레그래프는 1960~70년대에 지어진 많은 영국의 주차빌딩이 전기차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영국주차협회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해당 협회에서 일하는 구조 엔지니어는 인터뷰에서 전기차 증가에 맞춰 옛날 주차빌딩의 경우 무게 제한을 해야 하며, 새로 짓는 주차빌딩의 경우에도 적재 용량을 전기차에 맞춰 늘려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앞서 뉴욕 주차장 얘기를 했습니다만 뉴욕과 관련한 소식이 최근 또 있었죠. 100만 개 달하는 마천루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뉴욕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이 역시 무게 부담과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전기차를 만들고, 높고 큰 빌딩을 짓기에만 바빴지 그것에 의해 발생하는 이런 하중 부담 문제는 소홀히 했다는 생각입니다.

 
#2 도로 손상
지난해 10월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의 기사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무거운 전기차가 만드는 교통 인프라 손실에 관련한 것이었는데요. 무게가 2톤인 자동차가 1톤인 자동차에 비해 8배 더 많이 도로가 손상됩니다. 40톤짜리 대형 트럭의 경우 소형 자동차와 비교하면 다리나 도로에 6만 배나 더 부담을 줍니다. 전기차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지고, 그래서 도로를 다니는 자동차의 평균 무게가 그로 인해 크게 늘면 도로 손상 정도도 커질 뿐만 아니라 빈도도 잦아진다는 것이 쥐트도이체차이퉁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가드레일 역시 더 커지고 더 무거워지는 자동차를 잘 견디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런 자동차의 크기와 중량 변화에 맞춰 새로운 가드레일 설치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독일 교통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해당 매체는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들 다 세금과 관련이 있는 문제들입니다. 자동차 무게 하나 늘었는데 눈에 보이게 보이지 않게 국민 세금까지 부담을 늘리게 된 것입니다.

 
또한 쥐트도이체차이퉁은 타이어 마모나 브레이크 제동 시 발생하는 부유먼지나 미세먼지 문제도 언급하면서 (자동차 타이어 마모에 의해 나오는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이 독일 기준 전체 배출의 1/3이나 된다고) 출력 증가와 무게 증가 모두 미세먼지를 더 만들기 때문에 전기차에 의한 미세먼지 발생 부분도 정밀하게 연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SUV와 전기차의 결합은 그 자체로 하중 부담을 매우 높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손실, 그리고 안전 문제를 모두 더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이런 글이 전기차 확대를 반대해서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랍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아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