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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2020년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TOP 10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자동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었던 해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타격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북, 남미, 유럽, 중국 등은 우울함 그 자체였죠. 특히 유럽이 심했습니다. 유럽 시장 1대장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의 경우 연간 판매량 400만 대를 향해 달리던 곳인데 이번엔 3백만 대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약 260만대)

이것도 그나마 초토화했던 4월 분위기를 생각하면 선방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눈물 마를 날 없던 2020년 독일의 자동차 시장이었지만 전기차는 달랐습니다. 모든 소비 활동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전기차 시장만큼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고 올라갔습니다. 2개의 표를 보실까요?

 

2020 년  1 월 ~11 월까지 연료에 따른 독일 신차 판매량  /  자료 = 독일연방자동차청

 

2019 년  1 월 ~11 월까지 연료에 따른 독일 신차 판매량  /  자료 = 독일연방자동차청

KBA 자료입니다. 여기서의 KBA는 대한농구협회가 아니고 독일연방자동차청을 뜻합니다. 맨 위에 있는 표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독일에서 판매된 신차의 연료별 판매량과 그 비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란색 테두리 두른 부분이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전기차의 11월과 누적 점유율입니다.

배터리 전기차의 경우 11월에 28,965대가 독일에서 팔렸습니다. 점유율이 10%나 됩니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된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은 150,492대로 점유율은 5.8%였습니다. 그 아래 표는 2019 1월부터 11월까지 독일에서 팔린 연료별 신차 판매량을 보여줍니다.

배터리 전기차의 경우 2019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57,533대였습니다. 점유율은 고작 1.7%에 불과했죠. 1년 전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2.6, 점유율은 3.7배 성장했습니다. 사실 전문가들은 2020년 전기차(플러그인 포함) 판매량을 25만 대로 예상했으나 11월에 이미 누적 판매량이 30만 대가 넘어갔습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사진=픽사베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배터리 전기차를 합치게 되면 2019 11월까지의 판매 점유율은 2.9%였지만 2020 1월부터 11월까지의 점유율은 12%까지 치솟았습니다. 1년 사이에 점유율 4배 성장을 보인 것입니다.

 

주요 제조사들 11월까지 판매량 전년(2019년과 비교) / 사진=독일연방자동차청  

이런 전기차 강세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가 하나 있습니다. 역시 독일연방자동차청 자료로, 11월까지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어땠는지를 막대그래프로 보여줍니다. 보는 것처럼 붉은색(마이너스) 막대가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차 전문 브랜드인 테슬라만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을 더 늘렸습니다.

테슬라 전체 판매량을 견인하는 모델 3의 경우 2019 2월 말부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되었으니까 2019년 판매량엔 1,2월 판매량이 빠진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 점을 고려해서 비교를 해야겠지만 어쨌든 다들 힘든 2020년을 보낸 것과 비교하면 테슬라는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모델 3는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였을까요?  

2020년 1월~11월 누적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 순위 (자료: KBA)

 

사진=르노

1 : 르노 Zoe (25,027)

 

사진=VW

2 : 폴크스바겐 e-골프 (15,786)

 

사진=테슬라

3 : 테슬라 모델 3 (11,909)

 

사진=현대자동차 

4 : 현대 코나 EV (11,013)

 

사진=다임러 

5 : 스마트 EQ 포투 (9,424)

 

사진=VW

6 : 폴크스바겐 e-UP (8,643)

 

사진=아우디 

7 : 아우디 E-트론 (7,525)

 

사진=BMW

8 : BMW i3 (7,389)

 

사진=VW

9 : 폴크스바겐 ID.3 (7,349)

 

사진=오펠

10 : 오펠 코르사-e (4717)

 

르노 Zoe 2 e-골프와 큰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네요. 11월 월간 판매량(4,287)만 놓고 보면 엔진 자동차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 13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결과입니다. Zoe만 아니라 ID.3 2,439대를 팔아 11월 전체 36위에 올랐습니다. 전기차 기세가 대단하죠? 이변이 없는 한 위의 10개 모델은 12월까지 10위 안에서 이름이 계속 남아 있을 겁니다.

TOP 10 안에서 변수를 꼽으라면 역시 9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폴크스바겐 ID.3일 겁니다.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12월까지 판매량이 전부 합산되었을 때 과연 어떤 순위에 이름이 걸려 있을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스마트의 전기차 포투도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4도어 모델인 포포(3,534) 판매량까지 포함해 계산한다면 총 12,958대가 팔린 것이 돼 테슬라 모델 3를 제치게 됩니다. 그 외에 미니 전기차가 11월까지 3,726대가 팔렸고, 기아 니로도 3,172대로 괜찮은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쯔다 MX-30 (2,244),, 닛산 리프 (2,634), 메르세데스 EQC (2,289) 등이 2천 대 이상 팔린 모델들이었으며, E-트론과 함께 고가 전기차인 포르쉐 타이칸도 2,751대가 팔리며 선전 중입니다. 타이칸의 이 판매량은 911과 카이엔, 마칸 다음으로 많이 팔린 것인데요. 포르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추가로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1~9월까지) TOP 10 결과도 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 1~3Q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 순위 (자료=카세일즈베이스닷컴)

1 : 르노 Zoe (63,350, 전년 대비 89% 플러스)
2 : 테슬라 모델 3 (56,168, 전년 대비 11% 마이너스)
3 : 폴크스바겐 e-골프 (27,126, 전년 대비 38% 플러스)
4위 : 현대 코나 EV (26,277대, 전년 대비 55% 플러스)
5 : 푸조 e-208 (20,980)
6 : 닛산 리프 (20,626, 전년 대비 12% 마이너스)
7 : 아우디 e-트론 (19,997, 전년 대비 82% 플러스)
8 : 기아 니로 EV (19,837, 전년 대비 146% 플러스)
9 : BMW i3 (14,915, 전년 대비 36% 마이너스)
10 : 폴크스바겐 e-UP (13,231)


역시 유럽 전체로 봐도 Zoe가 모델 3를 앞질렀네요. 물론 3분기까지 결과이니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2019년에 1위였던 모델 3 2020년엔 2위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모델 3는 내년이 우려되는데요. 새로운 복병 폴크스바겐 ID.3 때문입니다. ID.3 3분기까지 유럽에서 8,571대가 팔렸고, 순위로는 12위였습니다.

그런데 이 판매량은 딱 한 달 팔린 결과입니다. ID.3가 유럽 시장에 본격 등장한 게 9월부터 거든요. 참고로 10월 판매량이 1만 대를 넘겼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2021년 유럽 배터리 전기차 시장 1위 자리는 ID.3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고, 모델 3를 중심으로 한 테슬라의 유럽 시장 지배력도 조금은 희석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출시가 늦어진 ID.3 때문에 시장에서 힘들게 싸운 e-골프가 이젠 부담을 내려놓고 마음 편히 은퇴를 해도 될 거 같네요.)

사진=VW

이렇게 해서 독일과 유럽의 2020 (현재까지 확인된)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봤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2021년은 ID.3, Zoe, 그리고 모델 3 등이 독일과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연 예상대로 될까요? 또 모르죠, 갑자기 어떤 전기차가 등장해 판을 흔들 수도 있습니다. 뭐가 됐든, 전기차 시장은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성장은 지금보다 더 큰 동력을 통해 이뤄질 겁니다 보수적인 유럽과 독일 시장의 변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추신 : 2020년 독일과 유럽의 전체 신차 시장 결산은 자료가 완전히 나오는 1월 말과 2월 말, 잘 분석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