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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올해 유로 NCAP 운전 보조 장치 테스트에서 최고점 받은 차

유로 NCAP은 지난 2018년 자율주행을 대비해 관련 기술의 안전성을 점검하는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탄력적으로 차간 거리를 유지하게 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그리고 주행 중 차로 중앙으로 차가 유지한 채 달리게 하는 레인 센터링(LC) 등입니다. 레인 센터링은 흔히차선유지보조장치라고도 부르죠.

그리고 최근 거의 비슷한 테스트를 유로 NCAP이 했습니다. 조금 달라졌다고 한다면 위에 언급한 두 가지 핵심 주행 보조 시스템이 정상 작동 시 얼마나 효과적인지, 그리고 운전자 개입이 편리한지 등을 하나로 묶어 보조 역량(ASSISTANCE  COMPETENCE)이라는 카테고리에 담았다는 것이고, 또 안전 백업(SAFETY BACKUP)이라고 해서 운전자가 의식을 잃거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사고(충돌) 위험을 맞닥뜨렸을 때,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로 나눠 평가했다는 점입니다.

사진=유로 NCAP

각 카테고리 안에는 세부적인 상황별 테스트 내용이 추가로 여러 개 들어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안전 백업 카테고리 안에는 시스템(카메라나 라다 등)이 실패했는지를 따졌고, 5가지 추돌 상황도 가정을 해 테스트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5가지 상황이란 앞에 멈춰 있는 차에 추돌 위험이 있을 때, 앞차가 천천히 달릴 때 추돌 위험, 앞차가 제동을 했을 때 추돌 위험 시, 또 앞차가 차선 변경을 해서 빠져나가거나 내 차로로 들어오려고 해서 추돌 위험이 생길 때 등입니다.

10개의 모델이 이번 테스트에 참여했는데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참고로 테스트의 더 자세한 내용이 보고싶은 분들은 유로 NCAP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모델별 세세한 리포트(PDF)를 내려받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관련 내용 링크 : https://www.euroncap.com/en/ratings-rewards/assisted-driving-gradings/

 

1 : 메르세데스 GLE (174, 매우 좋음)

보조 역량 (85), 안전 백업 (89) 


2 : BMW 3 시리즈 (172, 매우 좋음)

보조 역량 (82), 안전 백업 (90)


3 : 아우디 Q8 (162, 매우 좋음)

보조 역량 (78), 안전 백업 (84)


4 : 포드 쿠가 (152, 좋음)

보조 역량 (66), 안전 백업 (86)


5 : 폴크스바겐 파사트 (137, 보통)

보조 역량 (76), 안전 백업 (61)


6 : 테슬라 모델 3 (131, 보통)

보조 역량 (36), 안전 백업 (95)


7 : 닛산 주크 (124, 보통)

보조 역량 (52), 안전 백업 (86)


8 : 볼보 V60 (120, 보통)

보조 역량 (71), 안전 백업 (50)


9 : 르노 클리오 (105, 부족)

보조 역량 (62), 안전 백업 (43)


10 : 푸조 2008 (101, 부족)

보조 역량 (61), 안전 백업 (40)

GLE / 사진=다임러

프리미엄 3사가 나란히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했습니다. 총점이 가장 높았던 GLE 결과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죠. 우선 보조 역량 카테고리의 운전자 편의성 부분에서 85점을 받았는데 비교적 시스템 명칭이 적절하고, 이에 대한 홍보, 운전자를 위한 안내서 등이 잘 돼 있다고 평가됐습니다. 또 장애물을 회피하는 동안에도 시스템은 계속 제대로 작동했다는 게 유로 NCAP의 평가였습니다. 그밖에 속도에 대응하는 능력도 25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다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퍼포먼스 항목은 40점 만점에 28.9점으로 조금 떨어졌는데요.

 멈춰 있는 앞차에 접근하는 순간 GLE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퍼포먼스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앞차가 차로를 변경할 때는 보통 수준을 보였다고 테스트 결과를 밝혔고, 저속 주행 중인 앞차와의 추돌 위험 시, 또 앞차가 제동을 했을 때 추돌 위험 시 등의 경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잘 작동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차선유지보조장치 역시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시속 80km, 시속 100km 등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줬네요. 다만 시속 120km에서는 보통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카메라와 라다의 기능 또한 만족스러웠다는 게 유로 NCAP의 평가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의외였던 건 테슬라의 모델 3였습니다. 점수를 보면 아시겠지만 안전 백업의 경우 모든 모델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성능, 차선유지보조장치 능력, 카메라와 라다 성능, 앞 차와의 충돌 위험 시 회피 능력 모두 만점을 받았을 만큼 그 성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서 점수를 깎였을까요? 가장 큰 타격은 드라이빙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세부 항목이었습니다. 25점 만점에 0점을 받았네요. 차로에 떨어진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운전대를 급하게 조정했을 때 주행 보조 시스템의 작동이 멈췄다는 겁니다. 또 운전자 편의성 부분에서도 점수가 낮았습니다. 시스템 명칭 (오토파일럿)에 대한 우려가 우선 있었는데요. 오토파일럿이란 명칭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본 것입니다. 반대로 볼보의 경우 보조 역량 항목은 평가가 좋았으나 시스템에 적용된 기술이 더는 최신의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안전 백업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모델 3 / 사진=테슬라

모델 3 평가 리포트 내용 일부 / 출처=유로 NCAP PDF

이 테스트는 시스템이 얼마나 성능이 좋은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따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운전자에게 주행 보조 시스템을 얼마나 잘, 그리고 친절하게 이해시키는지 그 점 또한 중요하게 보고 있는 듯합니다. 자율주행을 위한 기술 완성도가 아무리 높아진다 해도 운전자가 이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렇게 시스템에 대한 컨트롤 능력 ,주도권이 여전히 운전자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뭐 그런 점이 함께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유로 NCAP의 새로운 테스트에 맞춰 제조사들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운전 보조 시스템을 다듬어 내지 않으면 안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