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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폴크스바겐, 새 로고 내놓는다

지난 월요일 기아 엠블럼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기아 엠블럼, 마음에 드십니까?) 그 글을 본 지인이 어제 카톡으로 내용에 공감한다며 잘 읽었다는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대기업 분위기를 잘 알아서 그런지 재벌의 폐쇄적 경영 환경에 대해 염려도 하고, 간단하게나마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나눈 저녁, 한 독일 TV 뉴스에서 비행사 루프트한자가 새롭게 로고를 바꾸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파란 바탕, 그리고 노란색 원 안에 새 모양의 그림이 들어간 로고였는데 바탕 색상이 좀 더 진해지고 약간의 모양 변경, 그리고 노란색 바탕이 비행기 꼬리 날개에서 사라진 것인데요. 노란색을 완전히 그들의 상징에서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루프트한자 하면 떠올릴 수 있던 색상이 꼬리에서 더는 볼 수 없다는 게 뭔가 조금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루프트한자 기존 로고 / 사진=루프트한자

새로 바뀐 로고. 깔끔해 보이네요. / 사진=루프트한자

디자인 변화 비교 / 사진=루프트한자


단계별로 수정된 로고를 비행기에 적용하게 되면 연말쯤 교체 작업이 마무리될 거라고 하는데 벌써 로고 변경에 따른 갑론을박,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로고 변화를 통해 새롭게 마음가짐을 하고 항공 서비스를 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참 묘하죠. 같은 날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자동차 경제지 아우토모빌보헤(automobilwoche)가 단독 보도한 내용을 전했는데, VW이 로고 변경을 결정했고 2020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에서부터 이 변경된 로고가 달려 나올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진=VW

1세대 마이크로버스 '불리'에 부착된 엠블럼 / 사진=VW

신형 폴로 GTI 운전대에 박혀 있는 로고 / 사진=VW


폴크스바겐은 'I.D.'라는 전기차용 서브명을 이미 공개했죠. 그리고 여기에 달린 로고를 보면 현재의 것보다 얇고 단순한 느낌을 줍니다. 아마도 이것과 비슷하지 않겠냐는 게 아우토모빌보헤의 의견이었습니다. VW 로고는 국민을 뜻하는 폴크(Volk)의 V와 자동차를 의미하는 바겐(Wagen)의 첫 글짜 W가 절묘하게 섞인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VW 로고 변천 / 출처=logos.wikia.com


2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전에는 로고가 좀 이상했죠. 그리고 지금의 로고 바탕은 2차 대전 이후에 만들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로고 모양은 조금씩 변해왔지만 기본적으로 V와 W의 조합은 해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변경될 로고 역시 이런 기본 틀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로고의 상징성, 그리고 디자인적 가치 등이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완전히 새로운 로고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겁니다. 그리 어려운 예상도 아니죠.   

I.D.BUZZ 쇼카 / 사진=VW

사진=VW


다만 시기에서 아우토빌트는 조금 다른 예상을 했습니다. 전기차가 아닌, 올해 말에 공개될 8세대 골프부터 변경된 로고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본 것인데요. 언제가 됐든 일단 새로운 디자인의 로고를 만나게 될 거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었습니다. 과연 로고의 변화폭이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지는 새 로고가 등장하면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로, 로고와 엠블럼은 좁은 의미에서는 같은 뜻입니다. 하지만 요즘 로고는 좀 더 다양한(명함, 문서 등) 영역에서 사용되고 엠블럼은 자동차 기업의 경우 차에 직접 부착되는 상징물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고 (굳이) 구분을 해볼 수 있을 거 같네요. 정작 로고 변경이 필요한 곳은 따로 있는데 어째 거기는 별다른 계획도 없는 거 같네요. 다음 주 주중에는 현대 신형 싼타페 사진을 본 독일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도 정리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추가 :  다음 자동차 칼럼 코너에 올린 글 하나 링크 걸겠습니다. (클릭)

BMW가 돌연 현대·기아차를 따라하는 이유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죠?  원래 원고에 있던 제목과는 전혀 다릅니다. BMW가 유럽에서 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과감한 고객 서비스 마케팅을 펼치는지,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춘 글인데 이상하게 '기레기' 소리를 듣는 제목으로 달리고 말았네요. ㅎㅎ 어쨌든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제조사의 판매 전략을 볼 수 있지 않나 싶어 준비해봤으니까 혹, 못 본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