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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차로와 차선에 대해 제대로 알고 계시나요?


차로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사실 대부분 잘 알고 계실 거라 봅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차로를 제대로 이용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이번에 한국 방문 기간 동안 며칠 운전을 하면서 이 부분을 유심히 지켜 보고 난 뒤의 결론이었죠. 그래서 오늘 이 기본적인 차로 이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편도 2차선 ? 편도 2차로!

도로는 사람이 다니는 길을 말합니다. 그리고 다시 도로는 차가 다니는 차도와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보도로 나뉘죠. 이 차도를 구분짓는 것으로 크게 중앙선과 차선이 있습니다. 중앙선은 오는 차와 가는 차를 구분하는 것이고 차선은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차들이 다시 구분되어 갈 수 있게 해놓은 것을 말합니다. 차선에 의해 구분된 도로가 바로 차로(Lane)인 것이죠.

중앙차선은 국가에 따라 노란색 실선이나 이중 실선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있고 그냥 흰색 실선 혹은 흰색 점선으로 되어 있기도 합니다. 사실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라 설명을 드리는 것조차 죄송할 지경인데요. 그래도 조금만 더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편도 2차선 도로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죠. 이 경우 몇 차로의 도로를 이야기하는 걸까요? 말 그대로 옮겨보면 '한 쪽 방향(편도)에 차선이 두 개 (2차선)가 그어진 도로입니다.' 차선이 두 개가 그어져 있으니 이 도로는 편도 3차로 도로가 됩니다. 그런데 편도 2차선 도로라고 하면서 거기를 2차로 도로로 이해를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잘못된 거죠.

독일의 도로. 중앙선이 흰색 점선으로 되어 있다. 일부 구간에선 흰색 실선 두 줄로 되어 있기도 함.


고속도로 1차로는 추월차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내용입니다. 또 많은 분들이 모르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내용임에도 의외로 이 점이 정확하게 교육이 안된 부분이 있습니다. 늘 많은 분들이 불만 사항으로 꼽는 내용이죠. 가끔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계세요. "제한속도가 100km/h인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h로 1차로 주행을 하는 데 그것도 잘못인가요? 제 속도를 지키고 달리는 건 문제 없는 거 같은데..."

막히는 고속도로 상황에서는 사실 추월차로의 의미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상황에서 1차로는 추월할 때만 이용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앞지르기 의사가 없을 땐 1차로로 달려선 안되는 거예요. 고속도로 1차로 유심히 보면 바닥에 '추월차로'라고 적혀 있습니다. 다른 건 생각하지 마십시오. 무조건 고속도로 1차로는 점유차로가 아니라 추월할 때만 쓰는 차로라는 것, 그것만 입력해 두시기 바랍니다.


편도 2차로 고속도로에서 1차로는?

며칠 전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였습니다. 편도 2차로 구간이었고 제한속도는 시속 100km/h였습니다. 그런데 1차로에서 정속주행하는 차들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탁송트럭 한 대는 20분 이상을 1차로를 점유한 채 주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사진은 동승자가 찍었습니다

여기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편도 2차로 고속도로라고 해도 1차로는 엄연히 추월차로입니다. 그러니 앞지르기 할 때가 아니면 비워둬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사실 편도 2차로 고속도로에서 1차로를 비워놓고 운전하라고 요구하는 건 우리 여건상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알고는 계셨음 좋겠어요. 두 번째 문제는, 말할 것도 없이 화물차의 1차로 주행입니다. 화물차 얘기를 지난 번에도 했지만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화물차 차로엔 승용차는 안된다?

몇 개월 전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화물차가 승용차 차로에서 달리는 건 안된다는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몇몇 화물트럭 기사분들께서 이런 얘길 남기셨었죠. " 화물차가 달리는 차로에 승용차는 왜 들어오나요?" 이 질문은 잘못된 것입니다. 정말 잘못된 것인지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에 있는 표를 통해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고속도로 차로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잘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파란색 박스친 부분을 보세요. '모든 차는 위 지정된 차로의 오른쪽 차로로 통행할 수 있다.' 라고 적혀 있죠? 다시 말해서 우측 차로는 화물차 전용 차선이 아니라 어떤 차량이라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화물차도 추월 시엔 좌측 차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만 앞지르기 이후엔 다시 제 차로를 이용해야겠죠. 

*독일 아우토반과 한국 고속도로의 차로 이용 차이점

우리나라의 경우 승용차로를 법적으로 지정해 놓고 있습니다만 독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독일 아우토반은 무조건 우측차로 주행이 원칙입니다. 우측차로에서 주행하다 앞지르기를 해야 할 경우 좌측 차로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 편도 3차로의 아우토반에서는 가운데 2차로도 추월차로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앞에 차량들이 있을 땐 2차로로 정속 주행이 가능하지만, 우측 차로가 비어 있다면 그 우측 차로로 들어와야 합니다. 한마디로 '비어 있는 우측차로가 기본 주행차로다.'라고 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실선 무시하다 큰 코 다친다

터널, 다리, 그리고 고속도로 진출입로 등은 실선으로 차선이 그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실선의 의미는 뭔가요? 네, 맞습니다. 차선 변경을 해선 안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게 잘 안 지켜지는 거 같습니다. 특히 차량 통행이 한가한 도로에서는 더더욱 그랬습니다. 물론 주변에 어떤 차도 없다면 실선에서 차선 변경을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원칙적으론 해선 안됩니다. 

실선을 그려 놓은 이유는 차선 변경이 교통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도가 높아지는 구간이기 때문에 이를 강제로 막아 놓은 겁니다. 그러니 안전을 위해서라도 실선 도로에선 절대로 차선 변경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실선 구간에서 차선을 변경하다 교통사고가 나면 무조건 차선변경 운전자의 과실이라는 점도 잊지 마시고요.

일단 여기 언급한 차로 이용법만이라도 잘 지켜진다면 우리나라 교통사고율, 그리고 부상자 및 사망자수는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또 이러한 정확한 차로 이용법을 통해 다른 교통 문제점들이 개선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일종의 파급효과라고 해야겠죠?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차로 이용법이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을 보면서, 다시금 기본을 생각해 봤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안전운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