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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독일 전문지가 선정한 분야별 최고의 SUV



유럽에서 팔리는 SUV는 대략 80여 종 정도가 됩니다. 특수 모델을 제외한 수치니까 적다고 할 수 없겠죠. 저는 2회에 걸쳐 요즘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는 SUV 관련 포스팅을 준비해봤습니다. 그나마 유럽이 가장 성장세가 낮은 분위기라서 그렇지 전 세계적으로 SUV는 유독 두드러진 판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 먹여 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유럽 역시 아직 몸으로 확 느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통계상으로도 SUV의 성장은 분명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왜건이나 해치백이 특히 인기가 많은 독일과 같은 나라에서도 계속 SUV가 성장을 해오고 있었는데요. 특히 2009년 경제 위기 이후 2010년 처음으로 점유율이 10%를 넘어섰고 작년엔 신차 판매 중 15%가 SUV일 정도로 빠르게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SUV 중, 독일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빌트가 선정한 분야별 최고의 모델들 5대를 알려드릴까 합니다. 심장을 뜨겁게 해주는 SUV, 합리적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SUV, 가격을 따지는 소비자를 위한 SUV, 누구나 일상용으로 원하는 SUV,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고급 SUV. 이렇게 5개 항목으로, 과연 어떤 모델들이 항목별 베스트에 선정이 되었을까요?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

 

 

심장을 뜨겁게 해주는 SUV

오프로드의 조상이라고 한다면 역시 지프가 아닐까 합니다. 비슷한 성격의 차를 들라면 메르세데스 G바겐이나 랜드로버 디펜더 등이 있지만, 일단 G바겐은 너무나 비싼 차이고요, 디펜더는 한국에 정식 수입이 안되는 모델이죠.

 

그런 면에서 보자면 랭글러는 적당한(?) 가격에 오프로드 자동차의 성격을 가장 잘 유지하고 지켜오는 모델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숏바디 모델이든 4도어 모델이든 오프로드를 좋아하는 운전자드에겐 가장 핫한 모델로 꼽기게 손색이 없어 보이는데요. 랭글러도 여러가지 모델이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루비콘 같은 거 한 대 갖고 있으면 좋겠다 싶네요.

 

 

 

합리적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SUV

오펠 모카의 경우 콤팩트 SUV 아래급으로 독일 내에서는 판매 성적도 좋고( 다음 포스팅에서 결과 알려드립니다) 성능 평가에서도 대체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형제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도 있지만 트랙스와 모카와의 평가는 다소 차이가 있게 나오는데요.

 

작지만 알찬 소형 SUV를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그런 차라는 게 아우토빌트의 판단이 아닌가 합니다. 오죽하면 오펠에게 "이런 차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라는 훈수를 뒀을까요. 물론 이 '합리적'이라는 부분에 대한 유럽(독일)과 한국의 생태적 차이는 있겠지만 모카 같은 소형 SUV에 대한 관점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판매량이나 성능 평가에선 이 영역에선 스코다 예티가 최고 수준이지만 스타일이나 성장세 등을 보면 모카 역시 견줄 만한 자격이 충분해 보이는데요. 실속파들을 위한 소형 SUV 출현은 이제부터가 시작일 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는 운전자들을 위한 SUV

가격만! 그냥 가격만 놓고 SUV를 선택해야 한다면 다치아의 두스터가 유럽에선 답입니다. 앞바퀴 굴림 가솔린 모델 (1.6리터 엔진에 105마력)의 가격이 10,490유로로, 러시아 메이커 라다도 있지만 오히려 더 큰 두스터가 더 저렴합니다. 이 가격이 어느 수준인지 잘 감이 안 오실 텐데요. 현대 ix35 투산의 가장 저렴한 트림의 독일 내 가격이 20,800유로 정도니까 거의 투산 절반값에 구입을 할 수 있게 되네요.

 

르노가 이 저렴한 메이커 다치아를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 그리고 1900유로만 더 내면 사륜구동의 다치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륜 가격 조차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죠. 다만 스타일이나 옵션 등을 생각하는 분들에겐 선택받기 어려운 모델인데요. 어쨌든 유럽 내에서 판매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루마니아 저가 브랜드 다치아의 전망은 그래서 매우 밝다고 하겠습니다.

 

 

 

누구나 일상용으로 원하는 SUV

독일 메이커로는 유일하게 선정이 된 폴크스바겐의 티구안입니다. 골프의 SUV 버전으로의 재탄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티구안의 경쟁력을 이해하기 쉽지 않겠나 합니다. 시원하고 강력한 주행성능을 원하는 이들 보다는 속 안 썩이고 꾸준히 자신의 역할을 해주는 '성실한 남편'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모델인데요.

 

2년 후에 나오게 되는 신형 티구안은 지금 모델 보다 좀 더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옷을 입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성능에서도 좀 더 개선이 될 거로 보이는데요. 독일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SUV이기도 합니다.

 

 

 

최고급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SUV

뭐, 딱히 멘트가 필요 없죠? 최고급이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SUV는 역시 레인지 로버가 아닐까 해요. 성능, 스타일, 브랜드 가치 등 어느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게 레인지 로버가 아닌가 합니다. 가격으로만 놓고 보면 G바겐 AMG 모델이 더 비싸기는 하지만 역시 레인지 로버라는 이름 앞에서는 벤츠도 가벼운 목례로 존경을 표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5개의 베스트 모델들을 살펴 봤는데요. 선정 되진 않았지만 제 임의로 '가장 작은 SUV'도 하나 추가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판매가 되고 있는 SUV 중 가장 작은 녀석은, 바로 스즈키 짐니입니다.

 

짐니의 전장, 그러니까 차의 길이가 기아 모닝과 거의 같습니다. 얼마나 작은 크기의 SUV인지 아시겠죠? 맨 위의 사진은 2006년식 모델이고 나머지 두 장은 이미 단종된 구형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짐니는 과거 모델이 훨씬 매력적입니다. 성능 생각하지 않고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무조건 옛날 모델을 고를 겁니다. 배낭 하나 옆에 놓고 혼자 여행을 떠나도 참 좋겠단 생각, 지난 주말 포스팅에 이어 또 하게 되네요.

 

한국은 지루한 장마가, 독일은 뜨거운 태양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오늘 잠깐 비가 오면서 더위가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어쨌든 이 끈적하고 혹은 푹푹찌는 더위 속에서 모두 건강 잘 챙기는 한 주 되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