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다임러는 벤츠의 존재감을 한층 높여줬던 일명 G-Wagen 즉, G클래스의 숏바디 모델의 특별판을 선보였습니다. 그 이유는 내년 중반 즈음 G클래스의 2도어 모델을 단종하기로 했기 때문인데요. 30년 이상 사랑 받아온 의미 있는 자동차였다는 점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사실에 살짝 아쉬움도 느꼈습니다.
G클래스...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20만 대 이상이 팔려나갔다는데요. 오프로드의 강력한 지위를 갖고 있음은 물론,
이런 응급용 차량으로도 멋지게 활약했고,
어떤 녀석은 이렇게 교황을 늠름하게 보좌하기도 했죠.
또 그닥 안 와닿지만, 꽃집 배달용으로 차량으로도 사용되는 등 폼 잡는 용도 이상의 가치를 그간 꾸준히 해냈습니다. 이런 G클래스 중 숏바디 모델이 32년 만에 완전한 이별을 하게 된 것이죠.
이게 단종 기념(?) 특별판인 BA3 Final Edition입니다. 특별판인 만큼 상당히 고급스럽게 만들어졌는데요. 메르세데스의 고성능 버젼을 담당하고 있는 AMG의 옵션들도 일부 포함을 시켰다고 합니다. 저 라디에이터 그릴도 그 중 하나죠.
엔진도 빵빵한 2가지 타입으로 세팅을 했습니다. 6기통 211마력과 8기통 388마력인데요. 7단 G트로닉에 18인치 휠...그밖에 다양한 기능들과 고급 마감재까지 이별을 기리는 모델로는 부족함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나 봅니다. 독일언론 거의 대부분(제가 확인한 것들은 모두) 이 모델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죠.
이유는 딱 하나, 바로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두 모델 가격이 각각 90,511유로와 100,686유로로,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억 3천 5백만 원, 1억 5천 1백만 원 정도가 됩니다. 워낙에 G클래스가 비싼 모델이긴 하지만 여기 독일 언론들의 공통된 표현은,
"메르세데스가 단종 모델로 돈장사를 하려고 한다."
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를 역사와 문화적 관점에서도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독일인들에게 G클래스 2도어 단종소식은 모델 하나 없어지는 것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나 G-Wagen 자체가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프로모션을 하거나 마케팅의 대상으로 삼거나 하는 등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는, 뭔가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독특한 영역의 모델이었기에 비싼 옵션들 잔뜩 발라 가격만 올려놓은 특별판을 향한 시선이 고울 리 없는 것입니다.
G클래스가 달려온 지난 시절들의 모습 그대로 보내주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지적, 저 역시 공감하게 됩니다... 아 오해들은 마세요. G클래스의 대표모델 격인 4도어는 계속해서 역사를 이어가게 되니까요.
잘가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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