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아주 칙칙하다 못해 꾸질꾸질한 날 BMW 대리점 한 곳으로 서비스 점검을 받으러 갔습니다. 전반적으로 큰 이상은 없었지만 1단으로 기어를 넣을 때 약간 뻑뻑한 느낌이 있어서 그 것도 체크를 해달라고 했더니, 다 뜯어봐야 한다며 이틀이나 걸린다고 하더군요.
도저히 시간상 그건 어려워 기본 점검만 맡겼는데, 대략 1시간 가량 걸린다고 하기에 전시되어 있는 모델들을 좀 둘러보는 걸로 시간을 떼우기로 했습니다.
Bad Homburg라는 곳에 있는 매장의 전경입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약 20분 정도 떨어진 카지노와 온천으로 알려진 곳이죠. 저희가 찾은 이 대리점은 BMW와 MINI만 판매하는 유한회사들 중 하나인데요. 큰 자동차 메이커들은 A,B,C, 등의 다양한 업체들과 각각 다른 이름의 유한회사를 통해 자신들의 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벤츠나VW 등도 일반적으로 이런 형태를 취하죠.
어쨌거나 이런 곳은 대체적으로 큰 규모로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데요. 사진으로는 다 못 보여드리지만 여긴 대략 축구경기장 정도의 규모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이 쪽은 차량 정비하고 검사하고, 도색 등을 담당하는 곳이구요. 이 뒤편으로는 BMW 중고차들만 사고 파는 중고매매 사무실이 또 넓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바바리안들의 자부심 BMW 엠블렘을 단 모델들이 쭈욱 늘어서 있죠.
한쪽엔 기다리는 고객들을 위해 커피와 간단한 빵류 등을 팔고 있는 커피숍도 있습니다.
자동차들 전시된 곳 한쪽 벽면으로는 마치 쇼윈도우 같은 상담실이 쭈욱 늘어서 있는데요. 늘씬하고 젊은 딜러들이 고급스런 수트를 걸치고 고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뒤쪽 중고차 사무실엔 대체적으로 나이 많은 딜러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는데, 왠지 씁쓸하더군요.
접수를 끝내고 데스크 아가씨에게 여기 사진을 좀 찍고 싶은데 괜찮겠냐고 했더니 상당히 당황스러워하더군요. (조~~기 다른 곳 쳐다보고 있는 금봘의 미녀) 아마 이런 곳을 무식하게 DSLR 들고 찍는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는 듯 잠시 동료들에게 묻더니 찍어도 된다고 했습니다. 고맙다고 말을 하고 돌아서는데, 좀 머쓱하더군요.
여행 좋아하는 분들은 알겠지만 아시아인들 (특히 일본, 한국, 중국) 만큼 시도 때도 없이 관광지에서 사진기 잘 드리대는 사람들 없거든요. 사람도 많이 않은 오전 시간인지라 눈에도 잘 띄어 혼자 찰칵거리며 돌아다는 게 꼭 관광객이 흔적남기기라도 하는 것 같아 얼마나 뻘쭘했는지 모릅니다. 이게 다 이 놈의 블로그 때문이죠 뭐.ㅎㅎㅎ
335i 카브리오도 530d GT도 다 뒤로하고 제 집사람이 발길을 멈춘 곳이 있었으니 바로 X1 앞이었습니다. 아내가 B당인 건 아는 분들은 이제 아실 겁니다만, "이 정도 크기면 나한테도 어울리겠지?" 라며 X1을 맘에 들어하는 모습 보면서 속으로 ' 또 BMW야?' 라고 탄식아닌 탄식을 해야했습니다.
하지만 가격표를 딱 보던 아내는 재미없다며 커피 마시러 슝~하고 가버리더군요. 얼마가 적혀있기에 반색하며 가버리나 싶어 가격표를 봤더니...
커헉~ 51,695유로...환율로 계산하면 7천7백만원이 넘는 금액...차 가격을 잘 모르는 아내가 옵션이 화려하게 장착된 이 가격표를 봤으니 맥빠질 만도 했을 겁니다. 아내에게 가서 얼른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 여보~ 그래도 기본가는 5천2백만원밖에 안해~" 라고 말이죠. ㅠ.ㅠ
아무래도 전시차들 계속 보고 있다간 주눅들 거 같아 작은 모형차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오~BMW700 모형카군요. 크기도 제법 크고...그래 안되면 요거래도 사서....하다 가격표를 보니 우리돈으로 10만원...$&*^$& 뭐가 이리 다 비싸!!!...라고 큰소리를 치고 싶었지만 소심하게 발걸음을 미니 부스 쪽으로 돌려세우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BMW가 세련되고 앞도하는 멋쟁이라면 미니는 귀엽고 정이가는 멋쟁이라고 저는 생각입니다. '음...미니원과 카브리오군.' 하며 무심히 옆으로 돌아가는데 거기에 웬 돌고래 머리 모양을 한 덩치 큰 녀석이 저를 딱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바로 컨트리맨이었습니다.
무심히 지나가다 아름다운 여인네와 눈이 마주친 그 짜릿함(아내는 지금 다른 일 중입니다. 쉿~) 처럼 저는 이 촌놈(COUNTRYMAN)을 보자마자 그 매력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보통 미니의 오래된 팬들은 로버 시절의 작고 귀여워서 마구 깨물어주고 싶은 그 모델이 진짜배기가 아니겠냐며 말씀들을 하십니다. 저 역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이기도 했구요...
아~ 정말 사랑스럽죠? 사실 이 날 대리점 다녀오는 길에 들린 동네 마트에서도 키가 족히 190cm는 되어 보이는 젊은 독일친구가 구형 미니를 몰고 오는데 웃기기도 하고 얼마나 귀엽던지요. "역시 미니는 저래야 하는 거구나~" 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컨트리맨에게서 받은 임팩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더군요.
이 녀석들 역시 컨트리맨(미니 원)으로 번호판과 여름타이어가 준비 되는 것으로 봐서는 주인에게 인도되기 직전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아 부럽기도 하지~' 하지만 흰색 컨트리맨은 겨울타이에어 깡통휠이라니...좀 아니다 싶더군요.
어쨌든 이리저리 뜯어보고 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저 쪽에서 폼잡고 서 있던 X1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집에와 확인해보니 전장만 좀 짧을 뿐 차의 폭이나 높이는 오히려 X1보다 컨트리맨이 더 컸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덩치 큰 미니가 출시될 줄이야...굉장히 낯설고도 새로운 느낌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러분 사진을 잘 보시면 알겠지만 컨트리맨 마다 이름이 다르죠? 제가 좀 헛갈리는 부분이 이것입니다. 처음에 컨트리맨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X1과 같은 콤팩트 SUV 4도어 모델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카탈로그 등을 보면 마치 기존의 미니 모델들의 단순한 4도어 모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이게 컨트리맨의 제원표인데요. 모델명을 보세요. 미니 원, 미니 원 디젤, 미니 쿠퍼, 미니 쿠퍼 디젤, 미니 쿠퍼S, 미니 쿠퍼SD 라고 되어 있고 그 뒤에 컨트리맨이라고 붙어 있습니다.
엔진도 기존의 미니 모델들과 똑 같은 것들이 올라 있죠. 그러니 제가 컨트리맨이 미니 원의 4도어 SUV 버전, 미니 쿠퍼S의 4도어 SUV 버전이라고 이해하는 게 무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거 정확히 아는 분 계시면 저 좀 알려주세요. 컨트리맨이 별도의 모델로 봐야하는지 아니면 기존 모델들의 4도어 형인지...)
참고로 붉은색 밑줄은 알피엠과 마력 수치(가운데 숫자가 마력) 이고, 붉은 줄 그어진 곳이 토크를, 노란 줄 그어진 곳은 최고속도, 녹색라인은 제로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밑에 붉은 박스가 시내/외곽/종합으로 나뉜 연비 코너인데요. 독일은 100/km 단위로 표시를 하기 때문에 저기 나와 있는 숫자로 나눠보시면 리터 당 연비가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사진에 적어놓았듯 여기서는 모두 수동기어가 기본으로 되어 있고 판매가 되기 때문에 자동일 때는 조금 덜 나온다고 계산을 하시면 됩니다.
ⓒ구글링
독일에서 판매되는 기본가격들을 보면 미니 원 컨트리맨이 20,200유로, 미니 쿠퍼 컨트리맨이 22,500유로, 미니 쿠퍼S 컨트리맨이 26,300유로, 미니 쿠퍼 S ALL4 (사륜모델) 컨트리맨 경우 27,900유로가 됩니다.
디젤은 미니 원 컨트리맨이 22,000유로, 미니 쿠퍼 D 컨트리맨이 24,200유로, 미니 쿠퍼 D ALL4가 25,900유로로 되어 있습니다. 특히 미니 원과 미니 쿠퍼 디젤 컨트리맨은 리터당 20km가 넘는 연비(유럽복합기준)효율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니 쿠퍼 SD ALL4가 좋겠다는 생각인데, 옵션이 적용되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가격까지 올라가게 될 겁니다.
기본 가격이 26,300유로인 미니 쿠퍼S 컨트리맨이지만 몇 가지 저렴한(?) 옵션을 적용시키면 가격은 이렇게 뛰게 되죠. 우리 돈으로 단순 환산하면 5천3백만원 정도가 됩니다. 이 가격은 물론 수동 기어일 때고 자동으로 바꾸게 되면 약 300만원 정도 더 추가를 해야 구입이 가능하게 되는데요. 물론 여기는 부가세가 19%나 되기 때문에 단순히 유로화 대비 원화라는 환율 계산방식으로 따지면 무리가 있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우리의 물가 개념으로 가격을 독일에 적용해 본다면 대략 4,000만원에서 4,300만원 정도의 차 가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에 최상위 모델인 ALL4에 내비게이션이나 그밖의 옵션이 조금 더 추가되면 5천만원은 넘어가게 되는데...한국에서도 비슷하게(4천 초반에서 5천 초반까지) 나오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X1 최상위 급이 한국에서 6천만원이 넘는 걸로 아는데, 이 금액까지 올라가진 않을 거 같고..어쨌든 결코 만만한 가격은 아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단하고 스타일 좋은, 이 친근감 가득한 녀석이 계속 눈에 밟히더군요. '시승 신청을 해서 한 번 몰아 봐?' 라는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만약 이 녀석의 핸들 쥐고 가속페달 밟으며 달리게 되면 빼도박도 못하고 아주 중병을 앓게 될 거 같아 일단은 이 쯤에서 후퇴를 하기로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슬쩍 물었죠.
"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그런데 컨트리맨 같은 차는 좀 안 어울리겠지?"
그러자 아내가 힐끔 보며 한 마디 합니다.
"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난 오히려 더 멋지기만 할 거 같은데 뭐..."
옳커니. 나중에 질러도 오늘 한 얘기 증거로 드밀어도 되겠다는 꼼수가 작동을 하는 순간이었습니다...어쨌든, GLK냐 골프GTI냐 뭐 이런 혼자만의 신나는 고민의 영역으로 뜻밖의 모델이 하나 더 들어오고야 말았습니다. 미니 컨트리맨...매력적인 모습이 지금까지 생생하네요.
(그나저나 내일부터 3일 연속 현대, 기아차 관련 포스팅이 준비되었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모처럼 칭찬 분위기로 가는가 했는데 의도치 않게 정반대의 얘기들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이러다 정말 현까(?)라고 하나요? 저도 그렇게 취급돼 미움만 받게 되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ㅎㅎ)
도저히 시간상 그건 어려워 기본 점검만 맡겼는데, 대략 1시간 가량 걸린다고 하기에 전시되어 있는 모델들을 좀 둘러보는 걸로 시간을 떼우기로 했습니다.
Bad Homburg라는 곳에 있는 매장의 전경입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약 20분 정도 떨어진 카지노와 온천으로 알려진 곳이죠. 저희가 찾은 이 대리점은 BMW와 MINI만 판매하는 유한회사들 중 하나인데요. 큰 자동차 메이커들은 A,B,C, 등의 다양한 업체들과 각각 다른 이름의 유한회사를 통해 자신들의 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벤츠나VW 등도 일반적으로 이런 형태를 취하죠.
어쨌거나 이런 곳은 대체적으로 큰 규모로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데요. 사진으로는 다 못 보여드리지만 여긴 대략 축구경기장 정도의 규모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이 쪽은 차량 정비하고 검사하고, 도색 등을 담당하는 곳이구요. 이 뒤편으로는 BMW 중고차들만 사고 파는 중고매매 사무실이 또 넓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바바리안들의 자부심 BMW 엠블렘을 단 모델들이 쭈욱 늘어서 있죠.
한쪽엔 기다리는 고객들을 위해 커피와 간단한 빵류 등을 팔고 있는 커피숍도 있습니다.
자동차들 전시된 곳 한쪽 벽면으로는 마치 쇼윈도우 같은 상담실이 쭈욱 늘어서 있는데요. 늘씬하고 젊은 딜러들이 고급스런 수트를 걸치고 고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뒤쪽 중고차 사무실엔 대체적으로 나이 많은 딜러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는데, 왠지 씁쓸하더군요.
접수를 끝내고 데스크 아가씨에게 여기 사진을 좀 찍고 싶은데 괜찮겠냐고 했더니 상당히 당황스러워하더군요. (조~~기 다른 곳 쳐다보고 있는 금봘의 미녀) 아마 이런 곳을 무식하게 DSLR 들고 찍는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는 듯 잠시 동료들에게 묻더니 찍어도 된다고 했습니다. 고맙다고 말을 하고 돌아서는데, 좀 머쓱하더군요.
여행 좋아하는 분들은 알겠지만 아시아인들 (특히 일본, 한국, 중국) 만큼 시도 때도 없이 관광지에서 사진기 잘 드리대는 사람들 없거든요. 사람도 많이 않은 오전 시간인지라 눈에도 잘 띄어 혼자 찰칵거리며 돌아다는 게 꼭 관광객이 흔적남기기라도 하는 것 같아 얼마나 뻘쭘했는지 모릅니다. 이게 다 이 놈의 블로그 때문이죠 뭐.ㅎㅎㅎ
335i 카브리오도 530d GT도 다 뒤로하고 제 집사람이 발길을 멈춘 곳이 있었으니 바로 X1 앞이었습니다. 아내가 B당인 건 아는 분들은 이제 아실 겁니다만, "이 정도 크기면 나한테도 어울리겠지?" 라며 X1을 맘에 들어하는 모습 보면서 속으로 ' 또 BMW야?' 라고 탄식아닌 탄식을 해야했습니다.
하지만 가격표를 딱 보던 아내는 재미없다며 커피 마시러 슝~하고 가버리더군요. 얼마가 적혀있기에 반색하며 가버리나 싶어 가격표를 봤더니...
커헉~ 51,695유로...환율로 계산하면 7천7백만원이 넘는 금액...차 가격을 잘 모르는 아내가 옵션이 화려하게 장착된 이 가격표를 봤으니 맥빠질 만도 했을 겁니다. 아내에게 가서 얼른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 여보~ 그래도 기본가는 5천2백만원밖에 안해~" 라고 말이죠. ㅠ.ㅠ
아무래도 전시차들 계속 보고 있다간 주눅들 거 같아 작은 모형차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오~BMW700 모형카군요. 크기도 제법 크고...그래 안되면 요거래도 사서....하다 가격표를 보니 우리돈으로 10만원...$&*^$& 뭐가 이리 다 비싸!!!...라고 큰소리를 치고 싶었지만 소심하게 발걸음을 미니 부스 쪽으로 돌려세우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BMW가 세련되고 앞도하는 멋쟁이라면 미니는 귀엽고 정이가는 멋쟁이라고 저는 생각입니다. '음...미니원과 카브리오군.' 하며 무심히 옆으로 돌아가는데 거기에 웬 돌고래 머리 모양을 한 덩치 큰 녀석이 저를 딱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바로 컨트리맨이었습니다.
무심히 지나가다 아름다운 여인네와 눈이 마주친 그 짜릿함(아내는 지금 다른 일 중입니다. 쉿~) 처럼 저는 이 촌놈(COUNTRYMAN)을 보자마자 그 매력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보통 미니의 오래된 팬들은 로버 시절의 작고 귀여워서 마구 깨물어주고 싶은 그 모델이 진짜배기가 아니겠냐며 말씀들을 하십니다. 저 역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이기도 했구요...
아~ 정말 사랑스럽죠? 사실 이 날 대리점 다녀오는 길에 들린 동네 마트에서도 키가 족히 190cm는 되어 보이는 젊은 독일친구가 구형 미니를 몰고 오는데 웃기기도 하고 얼마나 귀엽던지요. "역시 미니는 저래야 하는 거구나~" 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컨트리맨에게서 받은 임팩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더군요.
이 녀석들 역시 컨트리맨(미니 원)으로 번호판과 여름타이어가 준비 되는 것으로 봐서는 주인에게 인도되기 직전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아 부럽기도 하지~' 하지만 흰색 컨트리맨은 겨울타이에어 깡통휠이라니...좀 아니다 싶더군요.
어쨌든 이리저리 뜯어보고 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저 쪽에서 폼잡고 서 있던 X1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집에와 확인해보니 전장만 좀 짧을 뿐 차의 폭이나 높이는 오히려 X1보다 컨트리맨이 더 컸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덩치 큰 미니가 출시될 줄이야...굉장히 낯설고도 새로운 느낌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러분 사진을 잘 보시면 알겠지만 컨트리맨 마다 이름이 다르죠? 제가 좀 헛갈리는 부분이 이것입니다. 처음에 컨트리맨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X1과 같은 콤팩트 SUV 4도어 모델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카탈로그 등을 보면 마치 기존의 미니 모델들의 단순한 4도어 모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이게 컨트리맨의 제원표인데요. 모델명을 보세요. 미니 원, 미니 원 디젤, 미니 쿠퍼, 미니 쿠퍼 디젤, 미니 쿠퍼S, 미니 쿠퍼SD 라고 되어 있고 그 뒤에 컨트리맨이라고 붙어 있습니다.
엔진도 기존의 미니 모델들과 똑 같은 것들이 올라 있죠. 그러니 제가 컨트리맨이 미니 원의 4도어 SUV 버전, 미니 쿠퍼S의 4도어 SUV 버전이라고 이해하는 게 무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거 정확히 아는 분 계시면 저 좀 알려주세요. 컨트리맨이 별도의 모델로 봐야하는지 아니면 기존 모델들의 4도어 형인지...)
참고로 붉은색 밑줄은 알피엠과 마력 수치(가운데 숫자가 마력) 이고, 붉은 줄 그어진 곳이 토크를, 노란 줄 그어진 곳은 최고속도, 녹색라인은 제로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밑에 붉은 박스가 시내/외곽/종합으로 나뉜 연비 코너인데요. 독일은 100/km 단위로 표시를 하기 때문에 저기 나와 있는 숫자로 나눠보시면 리터 당 연비가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사진에 적어놓았듯 여기서는 모두 수동기어가 기본으로 되어 있고 판매가 되기 때문에 자동일 때는 조금 덜 나온다고 계산을 하시면 됩니다.
ⓒ구글링
독일에서 판매되는 기본가격들을 보면 미니 원 컨트리맨이 20,200유로, 미니 쿠퍼 컨트리맨이 22,500유로, 미니 쿠퍼S 컨트리맨이 26,300유로, 미니 쿠퍼 S ALL4 (사륜모델) 컨트리맨 경우 27,900유로가 됩니다.
디젤은 미니 원 컨트리맨이 22,000유로, 미니 쿠퍼 D 컨트리맨이 24,200유로, 미니 쿠퍼 D ALL4가 25,900유로로 되어 있습니다. 특히 미니 원과 미니 쿠퍼 디젤 컨트리맨은 리터당 20km가 넘는 연비(유럽복합기준)효율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니 쿠퍼 SD ALL4가 좋겠다는 생각인데, 옵션이 적용되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가격까지 올라가게 될 겁니다.
기본 가격이 26,300유로인 미니 쿠퍼S 컨트리맨이지만 몇 가지 저렴한(?) 옵션을 적용시키면 가격은 이렇게 뛰게 되죠. 우리 돈으로 단순 환산하면 5천3백만원 정도가 됩니다. 이 가격은 물론 수동 기어일 때고 자동으로 바꾸게 되면 약 300만원 정도 더 추가를 해야 구입이 가능하게 되는데요. 물론 여기는 부가세가 19%나 되기 때문에 단순히 유로화 대비 원화라는 환율 계산방식으로 따지면 무리가 있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우리의 물가 개념으로 가격을 독일에 적용해 본다면 대략 4,000만원에서 4,300만원 정도의 차 가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에 최상위 모델인 ALL4에 내비게이션이나 그밖의 옵션이 조금 더 추가되면 5천만원은 넘어가게 되는데...한국에서도 비슷하게(4천 초반에서 5천 초반까지) 나오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X1 최상위 급이 한국에서 6천만원이 넘는 걸로 아는데, 이 금액까지 올라가진 않을 거 같고..어쨌든 결코 만만한 가격은 아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단하고 스타일 좋은, 이 친근감 가득한 녀석이 계속 눈에 밟히더군요. '시승 신청을 해서 한 번 몰아 봐?' 라는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만약 이 녀석의 핸들 쥐고 가속페달 밟으며 달리게 되면 빼도박도 못하고 아주 중병을 앓게 될 거 같아 일단은 이 쯤에서 후퇴를 하기로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슬쩍 물었죠.
"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그런데 컨트리맨 같은 차는 좀 안 어울리겠지?"
그러자 아내가 힐끔 보며 한 마디 합니다.
"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난 오히려 더 멋지기만 할 거 같은데 뭐..."
옳커니. 나중에 질러도 오늘 한 얘기 증거로 드밀어도 되겠다는 꼼수가 작동을 하는 순간이었습니다...어쨌든, GLK냐 골프GTI냐 뭐 이런 혼자만의 신나는 고민의 영역으로 뜻밖의 모델이 하나 더 들어오고야 말았습니다. 미니 컨트리맨...매력적인 모습이 지금까지 생생하네요.
(그나저나 내일부터 3일 연속 현대, 기아차 관련 포스팅이 준비되었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모처럼 칭찬 분위기로 가는가 했는데 의도치 않게 정반대의 얘기들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이러다 정말 현까(?)라고 하나요? 저도 그렇게 취급돼 미움만 받게 되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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