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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폴크스바겐 골프1.4 TSI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동안 VW 골프 모델하면 한국엔 TDI와 GTD로 대표되는 디젤 모델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거기에 1.6 블루모션까지 들어오게 됨으로써 골프=디젤이라는 이미지가 굳어가고 있었죠.  

물론 가솔린 모델인 GTI가 있긴 했습니다만 6세대 GTI는 GTD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그 동안 계속 미뤄왔는데, 드디어 올 여름에 들어오게 된 것이죠. 디젤 라인업에 치중됐던 골프가 드디어 발란스를 잡게 된 것인데요. 이에 앞서 가솔린의 또 다른 다크호스, 1.4TSI 모델이 한국 땅에 발을 내딛습니다!


오늘 포스팅 제목이 오해와 진실이라고 거창하게 달려 있지만, 사실 이 모델에 대한 기본적인 정리해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 곳을 자주 찾는 분들은 그럴 염려 없겠지만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제가 이런 글을 쓴다고 해서 혹시 영업사원 아녀? 이렇게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전혀 그런 거 아니구요. 다만, 골프에 대해서 작은차가 비싸다라는 비판이 일부에서 여전히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1.4리터 짜리 땅꼬마 트림이 또 들어오는 것에 대해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이 설 수 있다는 노파심(?)에 이런 포스팅을 한 번 해보는 게 어떨까 싶었던 것이죠. 

하지만 마냥 칭찬만 하는 건 아니구요. 어떤 부분에서 알려진 것과 다른 내용도 있어 보여 그 점도 함께 언급을 해볼까 합니다.

그렇다면 출발해 볼까요?




1.4 TSI는 고성능 모델!

 
1.4 TSI라고 하니까, 디젤 모델인 TDI의 그냥 가솔린 버젼 쯤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디젤 모델의 경우 트림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보실까요?

                         1.6 TDI < 1.6 TDI 블루모션 < 2.0 TDI < GTD

그렇다면 가솔린 구성은 어떨까요?

                        1.4 < 1.6 < 1.2 TSI < 1.4 TSI < 2.0 GTI < 2.0 R


디젤이 4개의 트림, 가솔린이 6개의 트림으로 되어 있습니다. 거기서 다시 1.2 TSI는 85마력과 105마력 짜리로 나뉘고, 1.4 TSI의 경우는 122마력과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는 160마력 짜리로 나뉩니다. 쉽게 정리하면 가솔린 구성 중 1.4 TSI 보다 상위급은 GTI와 R 외에는 없는 것이죠. 그래서 이 모델을 "작은 GTI" 라고 불러도 큰 문제가 없다 생각됩니다.

실제로 이 모델의 엔진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일반적, 즉 자연흡기형이 아니라 놀랍게도 터보차처와 슈퍼차저를 동시에 사용하는 트윈차저라는 것이죠. 이 가치는 2009, 2010년 세계 자동차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엔진상을 연이어 탄 것으로도 설명될 수가 있을 겁니다.




2. 가격이 비싸다? 아니, 조금 아쉽다가 정답!


이번에 수입되는 1.4 TSI의 가격이 3,370만원으로 정해졌다죠. 2.0 TDI와 2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저는 이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왜 그랬는지 가격표를 잠시 보여드리죠.

 모델  2010년 가격  2011년 가격  문(door)  트랜스미션
 2.0 TDI  24,350유로  24,750유로  3  6단 수동
 1.4 TSI  22,450유로  22,825유로  3  6단 수동

두 모델 간의 가격 차이가 조금 있어 보입니다. 환율로 계산하면 300만원 조금 안 되고, 독일 가격을 우리나라의 물가 개념으로 바꿔보면 대충 200만원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 여기 물가가 한국의 1.5배 정도로 보고 있죠. 그걸 역으로 50% 정도 제하면 한국의 물가 개념과 비슷해질 듯 보입니다.)

그리고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작년과 올해의 가격 차이는 부가세 상승에 따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16-> 19%)  어디까지나 추측!  

여하간에 이런 계산법대로라면 한국의 수입가격도 200만원 쯤 차이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특히 오늘 딜러분이 알려주신 것처럼 옵션도 2.0 TDI와 똑같이 해서 들어온다고 하니 더더욱 타당성 있는 주장이 아닌가 싶은 거죠.

그런데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는 실제로 2.0 TDI와 1.4 TSI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는 얘기를 몇몇 분이 해주셨습니다. 이 부분은 계속 확인해볼 예정입니다. 어쨌든 수입가격에 대해서는 조금만 더 낮췄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사실, 이 번 가격도 적어도 독일 기준에선 많이 남기는 것은 아니라 봅니다. 판매 마진이 높지 않다는 수입사의 이야기를 믿어주고 싶군요.  (워낙 TDI 수입에서 남기는 게 없어서 이번엔 본사차원에서 금액 협상에 단호했을 수도 있다는 것도 예상할 수 있을 거 같네요.)




공인연비가 다르다?

122마력 수동기어 버젼의 실내모습


이번 1.4 TSI 수입과 관련돼 제가 제일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독일에서 소개된 연비와 한국 언론에서 알려준 연비가 차이가 좀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제원표 중 하나인데요. 밑줄 그은 부분이 TSI와 관련된 내용들입니다. 거기 보시면 6.3S라고 연비칸에 되어 있는데 이게 복합연비입니다. 우리식으로 리터당으로 바꾸면 15.8km/L 가 됩니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유럽기준 19.3km/L 로 표시가 된 것이죠. 이 데이타를 기준으로 대부분 블로거 분들이 포스팅을 하게 될 텐데 어느 것이 맞는 건지 모르겠네요.

수동과 DSG의 차이라고 하더라도 수동보다 DSG가 평균 4km/L 이상 많이 나온다는 건 좀 수긍하기 어렵더군요. 더더군다나 이렇게 DSG의 연비를 보여주고 있는 사진을 보면 말이죠.


이 건 유명 자동차 매매 인터넷 싸이트에서 캡쳐해온 사진입니다. 여기서는 DSG 7단 모델의 연비가 6.0으로 되어 있습니다. 리터당으로 바꾸면 16.6km가 되죠. 분명 19.3km/L와는 차이가 보입니다. 이 점도 정확하게 설명이 되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끝내주는 1.4 TSI !!


1.4엔진이라고 우습고 보셨던 분들에게 TSI는 굉장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잠시 얘기가 있었지만 트윈차저 엔진이라는 강력함은 제원으로도 충분히 그 스펙을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마력 : 160PS
                                             토크 : 240(nm) /2000
                                             최고속도 : 220km
                                             제로백 : 8.0초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습니다. 특히 높은 토크(24kg.m)가 2,000rpm에서 나온다는 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죠. 밟아주면 우아앙~하고 쉽게 튀어나가고, 그 힘이 속도를 더했을 때도 디젤처럼 밀리는 것이 아니라 가솔린 엔진의 특성으로 지속적으로 뻗어준다는 게 얼마나 야무집니까?

사실 작년에 1.4 TSI를 BMW 116i와 비교테스트한 결과를 하나 갖고 있는데 여기서도 골프는 좋은 결과를 받아내게 됩니다.


시트로엥 C4, 베엠베 116i,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이 함께 테스트를 받았고 116i가 총점 315점으로 2위, 1.4 TSI가 357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거의 모든 면에서 골프의 승리였다는 게 총평이었는데요. 단순 수치상만으로 보면 TSI는 BMW 120i와 비슷한 성능을 보여줄 정도였습니다. (가격은 6~700만원 정도의 차이가 나죠.)

물론 유럽에는 1.4 TSI에 필적할 만한 경쟁 모델들이 제법 됩니다. 알파 로메오 줄리에타 TB도 있고, 오펠 아스트라 1.6터보도 있습니다. 또 곧 나오게 될 시트로엥 DS4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골프의 감성과 성능, 그리고 다양한 장점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군요.



결론

개인적으로 정보 부족으로 연비 차이의 문제나, 가격 문제를 완벽하게 정리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 이 차가 가지는 가치나 능력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작은 GTI"에 대해서도 이제 한국시장은 충분히 수용해낼 정도의 역량이 되었다는 게 한편으로는 기분을 좋게 합니다. 덩치크고 힘 못 쓰는 차가 되느니 적당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힘과 재능으로 승부하겠다는 1.4 TSI의 각오를 한국시장이 알아보기 시작한 것일 테니까요...

여기에 GTI까지 들어가면 TSI와 GTI가 함께 가솔린 엔진으로써 VW의 고성능 영역을 이끌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기대하셔도 좋겠네요. 골프의 디젤 모델들에서는 느끼지 못한 또 다른 즐거움들을 싣고 1.4 TSI가 지금 한국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