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엊그제 들었던 생각. '독일에서 자동차 블로그하니까 좋은 점은 뭔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을 포스팅 형식으로 한 번 정리해볼까 합니다. 뭐 스스로에게 대한 중간 점검이자, 혹 느슨해진 부분이 있다면 다시 조이는 반성의 계기로 삼아보겠다는 거창한 의도를 갖고는 있지만 그건 그냥 푯말일 뿐이구요. 제가 제대로 하고는 있는지, 잘 가고 있는지 저 자신에게 궁금했습니다. 그럼 몇 가지나 되는지 한 번 적어보도록 할까요?
1. 쉽게 만나기 힘든 정보를 나눌 수 있다!
저 잘났다고 얘기하는 것이라 오해될 수도 있겠군요. ㅎㅎ 하지만 난척하려는 거 아니오니 편히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우리나라 자동차 블로그를 다 돌아본 것도 아니고, 또 샅샅이 살펴보는 바지런함도 없기에 100% 장담은 못드리지만 대체적인 특징이라고 한다면 시승기, 그와 관련된 성능이나 이슈, 자동차 디자인, 그리고 실생활에서 찍어 올리는 재미난 사진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자동차 담당기자, 혹은 전문기자들 역시 자신들의 블로그를 통해 민감한 부분이나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정보를 틈틈히 전해주고는 있지만 역시 대세는 사진과 병행되는 직접적 정보들이 주를 이루고 있죠. 그런데 저는 독일이란 나라에서 있다보니 우리가 그간 접하기 힘든 유럽, 특히 독일 쪽 자동차 소식이나 동향, 그리고 그들의 문화 등을 전할 수가 있어서 나름 차별화라고 하면 차별화가 되어 있다고 42.78% 정도 자부를 하고 있습니다. ^^
독일이란 나라하면 역시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막상 독일의 자동차 분위기나 문화 등에 대해선 그간 알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죠.
자동차의 최대 시장이자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미국에서의 소식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보고 듣고는 했지만 꿈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모여 있는 나라 독일은 상대적으로 먼~유럽이라는 감성적 거리감 때문인지 생각 보다 덜 자동차 쪽으로 알려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블로그 하나가 파닥대며 소식을 전해나르며 그나마 심적 거리감을 좁히는데 보탬이 되려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
한국에 살 때만 하더라도 자동차를 좋아는 했지만 수입차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관심이 크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독일에서 차 이야기를 하다보니 당연히 유럽수입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더군요. 어떤 분들에겐 이런 블로그가 사치일 수도 있고, 관심밖의 먼 나라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한 수입차에 대한 벽, 그리고 독일에 대한 낯가림이 조금씩 해소될 것이라 믿고, 앞으로도 독일에서 사는 소시민으로서 좋은 이야기들로 간극 좁혀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 맘이 편하다!
제 블로그 자주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측 인기글 보시면 현대차 관련 내용이 양적으로 많고 추천도 그나마 많은 편입니다. 솔직히 현대자동차에겐 대단히 미안하고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어떤 악의적 의도를 품고 쓴 글들이 아닌데 이상하게 빈도도 많고, 내용도 강해서 현대차 아끼는 분들 입장에서 별로 달가운 블로그가 아닐 거라 봅니다.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니면서, 별 것도 아닌 게 이 난리야! 이렇게 욕을 먹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근데 제가 왜 이렇게 현대차에 대한 비판을 하게 된 걸까... 싶더군요.
한국에서 생활할 때만 하더라도 제 판단으로는 이정도의 현대차가 여론의 악화를 겪지 않았다고 봅니다. 저 역시 딱히 관심도 없었지만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미워할 이유도 없었어요. 해외 나가서 보이는 현대차 기아차 깃발들, 그 펄럭임이 처음에 가슴 뭉클하게 다가도 왔고 독일 길바닥에서 만나는 한국차 보면 마냥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까 좀 아니다 싶은 게 하나 두울 보이더군요. 먼저 한국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현대차에 대한 이야기들이 사실과 다르거나 아니면 좀 빠져 있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좋은 메이커로 인정받고 항상 잘만 나가는 줄 알았는데, 내구성 테스트나 , 중고차 가치, 유럽인들이 느끼는 현대차에 대한 인식들을 종합해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더란 거죠.
그래서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 현기차의 칭찬받은 내용도, 또는 의도적으로 빼먹은 내용도, 또는 비판적인 내용도 제 입장에선 다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좀 멀찌기 떨어져 있으면서 내수시장에서 일고 있는 비판여론을 보니 그것들이 과도한 부분도 있지만 본질에는 충분히 공감이 되었기에 함께 고민의 목소리도 내게 되었는데 그게 쌓이다 보니 안티현대 블로그 비슷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어떤 유명한 자동차 블로거께서저 들으라고 하신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현기차 까면 개념 있는 블로거로 평가받는 때가 있었다. 라는 말씀을 하셨더군요... 물론 어떤 심정으로 하신 말씀인지는 알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ㅎㅎ 제가 괜히 뜨끔하던데요? (물론 그 외에 유추할 만한 이유가 있긴 합니다만 좋은 얘기였으니 새겨들어야죠. 다만 제 본의가 잘 전달이 안 된 거 같아 아쉽긴 해도 딱히 누구라 지정을 안 했기에 그냥 제 발만 저리다 말겠습니다. ^^)
하지만, 메이커의 행태가 기업의 위상에 걸맞이 않은 모습을 보이고, 그것이 내수시장에서 유독 드러나는 모순된 태도라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저는 봅니다. 내수시장은 자동차 회사의 근본이자 뿌리가 아닌가요?... 다니엘 핑크의 책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그리고 그 밖의 경제관련 서적들에서도,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Creative(창조력)와 '공감'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회사의 철학이 대중과 공감대를 갖고 있는가, 그리고 디자인에서도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느냐 등을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그 책의 내용대로, 그리고 요즘의 경제 트렌드에 맞게 현대차를 대입해본다면, 현대는 크리에이티브한 회사인가, 고객들과 얼마나 교류하고 공감을 나누는 회사인가...확신이 안 서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전통과 혁신을 잘 아우르는 창조적 기업...이게 현대가 그토록 요즘 부르짓는 프리미엄 메이커가 되기 위한 조건임을 그들도 안다면, 정말 거기에 걸맞는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냉정히 스스로에게 물어야할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하는데 늬들은 왜 몰라줘? 가 아니라, 정말 고객들과 자연스런 교감을 나누고 그것이 커다란 지지의 기반이 되는 그런 회사인지 봐야한다는 것이죠.
저는 현대차의 마케팅 스타일이 너무 판매 위주로만 되어 있는 것도 매우 못 마땅합니다. 그 기업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가 많이 파는 것만은 아닐 텐데 말이죠. 그래서 자꾸 현대의 다른 가치들을 고객들과 나눌 수 있는 광고나 캠페인을 해야한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죠. 어휴~ 이야기 하다 보니 좀 길어졌습니다.
현대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커입니다. 이 회사가 뭔가 고객들과 감동어린 어깨동무를 할 수 있게 될 때, 국내 시장은 모두 그렇게 바뀔 겁니다. 왜냐면 현대차가 한국내수의 어찌되었든 NO.1 아닙니까?
3.유혹이 없어 재미도 없지만, 그래서 자유롭다!
유혹이 없다니까 이상한 상상하시는 거 아니죠? 독일에서 뚝~ 떨어져 한국 자동차블로그를 하다보니 남들 흔하게 경험하는 시승행사나 블로거를 대상으로한 이벤트 등과는 아주 인연이 안 닿습니다. 또 누구에게 돈 좀 쥐어줄 터이니 좋은 글 좀 써볼래? 이런 얘기도 한 번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럴 만한 수준이 안되어서 그런거라면 할 말 없습니다. ㅎㅎ)
오히려 지난 번 한국 방문 시 이뤄진 V당 모임 때 조차(그래도 명색이 폴크스바겐당 모임인데) 폭스바겐관계자분들 만나지도 못했다면 얼마나 버림받은(?) 자동차블로거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나마 다른 독일 메이커 쪽 관계자 분 만나서 다이어리랑 모형카 하나 선물 받긴 했지만 거기서도 말씀드렸어요. 어떤 메이커에게 잘 보일 일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고...물론 그 분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며 응원해주시더군요.
그런데 제가 만약 한국에서 이런 블로그를 운영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맘편한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을까...자신이 없더군요. 시승을 위해 아쉬운 소리도 할지 모를 테고, 좋은 자료 좀 얻을 수 없나 싶어 기웃거릴 수도 있을 겁니다. 어느 분 말처럼 " 나 파워블로거인데 얼마 주면 좋은 글 써주겠소.." 이런 헛소리를 혹시 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런데 한국을 중심에 놓고 보면 전 유배간 거나 다름 없기 때문에 그럴 일 없다는 거죠. ㅎㅎ
그리고 이 기회에, 이런 블로그하면 광고수입이 어느 정도냐 묻는 분들이 간혹 계셔서 한 마디 드립니다. 예전에 어느 아는 동생이 블로그하면 부수입도 괜찮다던데 어떠냐며 슬쩍 관심을 보이기에 이렇게 얘기해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어떤 블로그들은 광고수입도 대단하다는데 나는 그런 거 읎다. 지금까지 1년 넘게 애드센스인지 뭔지 달고 살지만 수표 받아본 건 딱 두 번이 전부야. 뭐 광고회사에서 이런 광고 좀 붙여주세요 해서 붙인 것도 있는데 클릭율은 거의 제로...ㅋㅋㅋ 그러니 블로그로 짭짤한 번외수당 기대하기도 불가능. 그나마 다음 애드박스 달아서 어머니 용돈이나 좀 드리지만 그것도 갈수록 경쟁률 쎄져 거의 포기 상태...ㅎㅎㅎ 뭐 자동차로 부수입도 안 생겨. 광고 붙여봐야 허당...그러니 이런 걸로 혹시나 뭐 기대하진 마라."
이게 스케치북다이어리의 현실입니다. ㅎㅎㅎ
하지만, 마음은 엄청 편합니다. 어디에 얽매이거나 돈 몇 푼에 양심을 팔 이유 없기에
앞으로도 저는 변방에 있으나 즐겁게 제 느낌과 판단에 따라 간섭없이 글 써나갈 것입니다.
4.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
이 사진 아십니까?
제가 텍스트큐브에서 세들어 살 때도 실었던 사진이고, 여기 티스토리로 세들어 와서도 포스팅에 한 번 썼던 사진이지만 오늘 또 올립니다. 왜 그러냐면 저의 자동차에 대한 정서가 가장 뜨겁게 요동칠 때가 이런 사진을 볼 때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이 사진을 좋아하고, 이 사진이 담고 있는 전통과 역사성, 그리고 그 감성을 좋아라 합니다.
1956년도 사진이까 참 오래됐죠?...독일에 있으니 이들의 생활방식이나 가치관, 그리고 자동차와 관련된 갖가지 것들이 우리의 것과 자연스럽게 겹쳐 보이더군요. 때로는 온전히 겹쳐지는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 서로 이질적인 면을 갖고 있었고, 특히 우리에겐 없는 이들만의 자동차 문화가 상당히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제가 불리라는 미니 버스를 좋아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 차가 갖고 있는 역사성과 대중성, 그리고 그 가치가 여전히 살아 있고,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적 활동이 활발히 펼쳐진다는 게...솔직히 매우 부럽게 보였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자동차와 관련된 문화가 좀 더 깊고 넓게 자리할 순 없을까 아쉽더군요. 한국에도 아데아체(ADAC)같은 게 생겼으면 좋겠고, 봄 여름엔 자동차 팬들이 주체하는 전통어린 자동차축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다양한 토론 문화가 살아 숨쉬었음 좋겠고, 제조사와 고객들이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만나서 교류하고 서로를 보듬어 안는!...그런 자동차문화가 자리하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동경하고 있는 것이죠.
여러분 인터넷으로 한 번 책 검색해보세요. "자동차 문화" 이렇게 치고 검색하면 나오는 책도 별로 없거니와 문화와 관련된 책이라고 해서 보면 자동차 보험관련, 초보운전자들을 위한...혹은 사고시 대처 요령...안전한 운전을 위한 방법...뭐 이런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이런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제가 꿈꾸고 바라는 그런 문화가 자리내릴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평범하고 일상적 삶을 영위하는 우리네들이 주인이 되어서 즐겁게 누리는 자동차문화가...조금이라도 빨리 자리잡고 풍성해질 수 있다면 부족하나마 저도 노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독일은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데 충분히 도움이 되는 곳이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도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 때로는 부러워하면서, 때로는 "별 것 아니네?" 라고 자신감도 가지면서 생생하게 전달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어떠세요? 이 정도면 독일에서 자동차 블로그하는 게, 그런대로 괜찮지 않습니까? ^^
ⓒFrank Rennemann
1. 쉽게 만나기 힘든 정보를 나눌 수 있다!
저 잘났다고 얘기하는 것이라 오해될 수도 있겠군요. ㅎㅎ 하지만 난척하려는 거 아니오니 편히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우리나라 자동차 블로그를 다 돌아본 것도 아니고, 또 샅샅이 살펴보는 바지런함도 없기에 100% 장담은 못드리지만 대체적인 특징이라고 한다면 시승기, 그와 관련된 성능이나 이슈, 자동차 디자인, 그리고 실생활에서 찍어 올리는 재미난 사진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자동차 담당기자, 혹은 전문기자들 역시 자신들의 블로그를 통해 민감한 부분이나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정보를 틈틈히 전해주고는 있지만 역시 대세는 사진과 병행되는 직접적 정보들이 주를 이루고 있죠. 그런데 저는 독일이란 나라에서 있다보니 우리가 그간 접하기 힘든 유럽, 특히 독일 쪽 자동차 소식이나 동향, 그리고 그들의 문화 등을 전할 수가 있어서 나름 차별화라고 하면 차별화가 되어 있다고 42.78% 정도 자부를 하고 있습니다. ^^
독일이란 나라하면 역시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막상 독일의 자동차 분위기나 문화 등에 대해선 그간 알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죠.
자동차의 최대 시장이자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미국에서의 소식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보고 듣고는 했지만 꿈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모여 있는 나라 독일은 상대적으로 먼~유럽이라는 감성적 거리감 때문인지 생각 보다 덜 자동차 쪽으로 알려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블로그 하나가 파닥대며 소식을 전해나르며 그나마 심적 거리감을 좁히는데 보탬이 되려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
한국에 살 때만 하더라도 자동차를 좋아는 했지만 수입차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관심이 크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독일에서 차 이야기를 하다보니 당연히 유럽수입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더군요. 어떤 분들에겐 이런 블로그가 사치일 수도 있고, 관심밖의 먼 나라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한 수입차에 대한 벽, 그리고 독일에 대한 낯가림이 조금씩 해소될 것이라 믿고, 앞으로도 독일에서 사는 소시민으로서 좋은 이야기들로 간극 좁혀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 맘이 편하다!
제 블로그 자주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측 인기글 보시면 현대차 관련 내용이 양적으로 많고 추천도 그나마 많은 편입니다. 솔직히 현대자동차에겐 대단히 미안하고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어떤 악의적 의도를 품고 쓴 글들이 아닌데 이상하게 빈도도 많고, 내용도 강해서 현대차 아끼는 분들 입장에서 별로 달가운 블로그가 아닐 거라 봅니다.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니면서, 별 것도 아닌 게 이 난리야! 이렇게 욕을 먹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근데 제가 왜 이렇게 현대차에 대한 비판을 하게 된 걸까... 싶더군요.
한국에서 생활할 때만 하더라도 제 판단으로는 이정도의 현대차가 여론의 악화를 겪지 않았다고 봅니다. 저 역시 딱히 관심도 없었지만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미워할 이유도 없었어요. 해외 나가서 보이는 현대차 기아차 깃발들, 그 펄럭임이 처음에 가슴 뭉클하게 다가도 왔고 독일 길바닥에서 만나는 한국차 보면 마냥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까 좀 아니다 싶은 게 하나 두울 보이더군요. 먼저 한국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현대차에 대한 이야기들이 사실과 다르거나 아니면 좀 빠져 있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좋은 메이커로 인정받고 항상 잘만 나가는 줄 알았는데, 내구성 테스트나 , 중고차 가치, 유럽인들이 느끼는 현대차에 대한 인식들을 종합해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더란 거죠.
그래서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 현기차의 칭찬받은 내용도, 또는 의도적으로 빼먹은 내용도, 또는 비판적인 내용도 제 입장에선 다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좀 멀찌기 떨어져 있으면서 내수시장에서 일고 있는 비판여론을 보니 그것들이 과도한 부분도 있지만 본질에는 충분히 공감이 되었기에 함께 고민의 목소리도 내게 되었는데 그게 쌓이다 보니 안티현대 블로그 비슷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어떤 유명한 자동차 블로거께서
하지만, 메이커의 행태가 기업의 위상에 걸맞이 않은 모습을 보이고, 그것이 내수시장에서 유독 드러나는 모순된 태도라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저는 봅니다. 내수시장은 자동차 회사의 근본이자 뿌리가 아닌가요?... 다니엘 핑크의 책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그리고 그 밖의 경제관련 서적들에서도,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Creative(창조력)와 '공감'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회사의 철학이 대중과 공감대를 갖고 있는가, 그리고 디자인에서도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느냐 등을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그 책의 내용대로, 그리고 요즘의 경제 트렌드에 맞게 현대차를 대입해본다면, 현대는 크리에이티브한 회사인가, 고객들과 얼마나 교류하고 공감을 나누는 회사인가...확신이 안 서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전통과 혁신을 잘 아우르는 창조적 기업...이게 현대가 그토록 요즘 부르짓는 프리미엄 메이커가 되기 위한 조건임을 그들도 안다면, 정말 거기에 걸맞는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냉정히 스스로에게 물어야할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하는데 늬들은 왜 몰라줘? 가 아니라, 정말 고객들과 자연스런 교감을 나누고 그것이 커다란 지지의 기반이 되는 그런 회사인지 봐야한다는 것이죠.
저는 현대차의 마케팅 스타일이 너무 판매 위주로만 되어 있는 것도 매우 못 마땅합니다. 그 기업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가 많이 파는 것만은 아닐 텐데 말이죠. 그래서 자꾸 현대의 다른 가치들을 고객들과 나눌 수 있는 광고나 캠페인을 해야한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죠. 어휴~ 이야기 하다 보니 좀 길어졌습니다.
현대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커입니다. 이 회사가 뭔가 고객들과 감동어린 어깨동무를 할 수 있게 될 때, 국내 시장은 모두 그렇게 바뀔 겁니다. 왜냐면 현대차가 한국내수의 어찌되었든 NO.1 아닙니까?
3.유혹이 없어 재미도 없지만, 그래서 자유롭다!
유혹이 없다니까 이상한 상상하시는 거 아니죠? 독일에서 뚝~ 떨어져 한국 자동차블로그를 하다보니 남들 흔하게 경험하는 시승행사나 블로거를 대상으로한 이벤트 등과는 아주 인연이 안 닿습니다. 또 누구에게 돈 좀 쥐어줄 터이니 좋은 글 좀 써볼래? 이런 얘기도 한 번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럴 만한 수준이 안되어서 그런거라면 할 말 없습니다. ㅎㅎ)
오히려 지난 번 한국 방문 시 이뤄진 V당 모임 때 조차(그래도 명색이 폴크스바겐당 모임인데) 폭스바겐관계자분들 만나지도 못했다면 얼마나 버림받은(?) 자동차블로거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나마 다른 독일 메이커 쪽 관계자 분 만나서 다이어리랑 모형카 하나 선물 받긴 했지만 거기서도 말씀드렸어요. 어떤 메이커에게 잘 보일 일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고...물론 그 분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며 응원해주시더군요.
그런데 제가 만약 한국에서 이런 블로그를 운영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맘편한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을까...자신이 없더군요. 시승을 위해 아쉬운 소리도 할지 모를 테고, 좋은 자료 좀 얻을 수 없나 싶어 기웃거릴 수도 있을 겁니다. 어느 분 말처럼 " 나 파워블로거인데 얼마 주면 좋은 글 써주겠소.." 이런 헛소리를 혹시 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런데 한국을 중심에 놓고 보면 전 유배간 거나 다름 없기 때문에 그럴 일 없다는 거죠. ㅎㅎ
그리고 이 기회에, 이런 블로그하면 광고수입이 어느 정도냐 묻는 분들이 간혹 계셔서 한 마디 드립니다. 예전에 어느 아는 동생이 블로그하면 부수입도 괜찮다던데 어떠냐며 슬쩍 관심을 보이기에 이렇게 얘기해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어떤 블로그들은 광고수입도 대단하다는데 나는 그런 거 읎다. 지금까지 1년 넘게 애드센스인지 뭔지 달고 살지만 수표 받아본 건 딱 두 번이 전부야. 뭐 광고회사에서 이런 광고 좀 붙여주세요 해서 붙인 것도 있는데 클릭율은 거의 제로...ㅋㅋㅋ 그러니 블로그로 짭짤한 번외수당 기대하기도 불가능. 그나마 다음 애드박스 달아서 어머니 용돈이나 좀 드리지만 그것도 갈수록 경쟁률 쎄져 거의 포기 상태...ㅎㅎㅎ 뭐 자동차로 부수입도 안 생겨. 광고 붙여봐야 허당...그러니 이런 걸로 혹시나 뭐 기대하진 마라."
이게 스케치북다이어리의 현실입니다. ㅎㅎㅎ
하지만, 마음은 엄청 편합니다. 어디에 얽매이거나 돈 몇 푼에 양심을 팔 이유 없기에
앞으로도 저는 변방에 있으나 즐겁게 제 느낌과 판단에 따라 간섭없이 글 써나갈 것입니다.
4.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
이 사진 아십니까?
제가 텍스트큐브에서 세들어 살 때도 실었던 사진이고, 여기 티스토리로 세들어 와서도 포스팅에 한 번 썼던 사진이지만 오늘 또 올립니다. 왜 그러냐면 저의 자동차에 대한 정서가 가장 뜨겁게 요동칠 때가 이런 사진을 볼 때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이 사진을 좋아하고, 이 사진이 담고 있는 전통과 역사성, 그리고 그 감성을 좋아라 합니다.
1956년도 사진이까 참 오래됐죠?...독일에 있으니 이들의 생활방식이나 가치관, 그리고 자동차와 관련된 갖가지 것들이 우리의 것과 자연스럽게 겹쳐 보이더군요. 때로는 온전히 겹쳐지는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 서로 이질적인 면을 갖고 있었고, 특히 우리에겐 없는 이들만의 자동차 문화가 상당히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제가 불리라는 미니 버스를 좋아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 차가 갖고 있는 역사성과 대중성, 그리고 그 가치가 여전히 살아 있고,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적 활동이 활발히 펼쳐진다는 게...솔직히 매우 부럽게 보였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자동차와 관련된 문화가 좀 더 깊고 넓게 자리할 순 없을까 아쉽더군요. 한국에도 아데아체(ADAC)같은 게 생겼으면 좋겠고, 봄 여름엔 자동차 팬들이 주체하는 전통어린 자동차축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다양한 토론 문화가 살아 숨쉬었음 좋겠고, 제조사와 고객들이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만나서 교류하고 서로를 보듬어 안는!...그런 자동차문화가 자리하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동경하고 있는 것이죠.
여러분 인터넷으로 한 번 책 검색해보세요. "자동차 문화" 이렇게 치고 검색하면 나오는 책도 별로 없거니와 문화와 관련된 책이라고 해서 보면 자동차 보험관련, 초보운전자들을 위한...혹은 사고시 대처 요령...안전한 운전을 위한 방법...뭐 이런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이런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제가 꿈꾸고 바라는 그런 문화가 자리내릴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평범하고 일상적 삶을 영위하는 우리네들이 주인이 되어서 즐겁게 누리는 자동차문화가...조금이라도 빨리 자리잡고 풍성해질 수 있다면 부족하나마 저도 노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독일은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데 충분히 도움이 되는 곳이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도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 때로는 부러워하면서, 때로는 "별 것 아니네?" 라고 자신감도 가지면서 생생하게 전달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어떠세요? 이 정도면 독일에서 자동차 블로그하는 게, 그런대로 괜찮지 않습니까? ^^
ⓒFrank Renn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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