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람보르기니는 우라칸 STJ라는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독일 등 유럽에서 관심이 높았는데요. 반응은 차가운 분석보다는 짜릿한 감성적 탄성이 많았던 그런 분위기로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라칸 STJ가 인간 욕망을 정말 잘 자극하는 자동차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있습니다.
1. 가장 HOT한 스포츠카 브랜드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10년 전쯤 폴크스바겐 그룹이 운영하는 자동차 문화 공간 아우토슈타트를 찾았을 때의 경험입니다. 역사적인 모델부터 당시 최신 모델까지, 그룹 내 다양한 자동차를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10대의 한 독일 학생과 자동차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러 얘기를 하다가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있어요?”라고 물었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람보르기니라고 답하더군요. 람보르기니의 모든 모델을 좋아하고, 자신은 람보르기니를 타는 꿈을 이루기 위해 꼭 성공할 거라고 했습니다. 혹시 페라리는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 학생은 자기 친구들도 다 람보르기니를 좋아한다며 페라리는 별 관심 없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였을 겁니다. 유럽 청소년이나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어떤 스포츠카를 좋아하는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습니다. 독일 대학생들이 취직하고 싶어 하는 자동차 회사들 중에 람보르기니 이름도 순위 안에서 봤고, 영국과 스페인 등에서 나온 자료를 통해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 스포츠카 브랜드가 보다 폭넓게 유럽의 젊은, 미래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는 여전히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하면 페라리를 먼저 떠올리고 그들이 만든 역사와 브랜드 서사에 더 매력을 느끼지만 젊은 층은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람보르기니의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스타일과 성능, 그리고 이를 극대화하는 마케팅이 미래 고객인 청소년들에게 어필을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확실히 유럽에서 람보르기니는 젊고 미래적인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고, 이런 인식은 그들의 멋진 스포츠카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 그 욕망을 제대로 자극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2. 한정판, 더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다
이번에 공개된 우라칸 STJ이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람보르기니 V10 엔진이 마지막으로 들어간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12기통보다는 부담이 덜하고 V8보다는 더 강하고 복잡한 엔진. 그러면서 멋진 사운드를 낼 줄 아는 이 강력한 10기통 엔진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모델이라는 점에서 팬들은 더 자극을 받았을 겁니다.
무엇보다 이 차는 10대만 생산됩니다. 누구나 돈이 있으면 언제든 살 수 있는 모델이 아닌, 오로지 세상에 딱 10대만 만들어지는 람보르기니 V10 엔진이 들어가는 마지막 자동차라는 것이죠. 이러한 부분은 이 차의 가치를 극대화합니다. 얼마나 이 차를 손에 넣기 위해 많은 사람이 도전을 했을지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이 되겠죠? 물론 10대는 이미 다 판매가 완료됐습니다.
3.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준 스타일
우라칸 STJ가 공개되었을 때 누군가 이런 댓글을 달았던 걸 봤습니다. “우와~ 게임 속 자동차의 현실판이네!” 그 의견에 공감했습니다. 람보르기니가 내놓는 모델들 특유의 존재감, 그 독특한 스타일은 이미 유명하죠. 비현실적이며 미래적 느낌을 주는 유니크함이 람보르기니가 지금의 인기를 누리게 한 중요 동력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우라칸 STJ는 그중에서도 유독 매력적입니다. 사실 이 차는 트랙 전용 모델인 우라칸 STO를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 형태에 대해서는 새로울 게 없습니다. 하지만 색과 선의 절묘한 조화로 인해 정말 앞서 소개한 어떤 네티즌의 말처럼 게임 속, SF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그런 차가 현실화한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킵니다.
트랙 위를 달려도 좋을 차이지만 관상용(?)으로도 이만한 모델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이처럼 우라칸 STJ는 브랜드 자체가 갖는 경쟁력과 마지막 V10 엔진이 들어가는 한정판 모델이라는 점, 그리고 멋진 스타일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이 합쳐져 수많은 신차들 사이에서도 유독 강하게 소유욕을 자극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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