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잘 모르는 BMW 3시리즈의 사소한 이야기들

3시리즈는 BMW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프리미엄 세단이죠. 3시리즈라는 명칭으로 처음 나온 것이 1975년이니까 내후년에 50주년이 됩니다. 현재 7세대 모델까지 나왔고 8세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운전이 재밌는 세단의 상징과도 같은 자동차인데 여전히 BMW는 이 펀드라이빙을 3시리즈의 핵심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역사가 긴 만큼 여러 이야기, 여러 숨은 뒷얘기가 있을 겁니다. 그중에서도 초기 모델들에 담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4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굳이 알 필요는 없지만, 알아두면 ‘3잘알’ ‘BMW잘알소리는 듣지 않을까 싶네요.

 

1세대 3시리즈 의외로 구하기 어려운 이유

E21 1세대 3시리즈 / 사진=BMW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처음 3시리즈가 나온 것은 1975년입니다. 제조명 E21로 불렸죠. 이 차는 처음에 문 두 짝! 그러니까 쿠페로만 출시됐었습니다. 1세대 3시리즈는 출시와 함께 큰 성공을 거뒀는데 140만 대가 세계 곳곳으로 팔려나갔습니다. 그렇게 오래된 클래식카도 아니고, 140만 대나 팔려나간 모델이니 지금도 얼마든지 1세대 E21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1세대 3시리즈를 지금 찾기 어려운가? 이유는 녹 때문입니다. 차체가 녹이 쉽게 슬었고, 이 이슈는 1세대 3시리즈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쨌든 이 녹 이슈로 인해서 지금 비교적 상태가 좋은, 멀쩡하게 굴러다니는 1세대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특히 독일의 경우 1세대 3시리즈는 수 천 대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괜찮은 E21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만 합니다.

 

6기통 엔진을 처음 장착한 중형 세단

사진=BMW

 

1세대 3시리즈에는 직렬 4기통과 직렬 6기통 엔진이 들어갔습니다. 이때 적용된 직렬 6기통 엔진을 M20이라고 부르는데 당시 1세대 5시리즈에도 들어갔습니다. BMW에는 M30이라는 6기통 엔진이 있었지만 이게 너무 커서 3시리즈 1세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60년 대 중반부터 콤팩트한 6기통 엔진을 개발했고 1977년 드디어 5시리즈와 3시리즈에 함께 적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당시 320에는 4기통과 6기통이 모두 적용됐는데 122마력이었고, 이후에 나온 323i에 적용된 6기통 엔진은 143마력의 출력을 보여줬습니다.  

 

최초의 xDrive 적용은 SUV가 아니었다?

2세대 3시리즈 E30 / 사진=BMW

 

1세대 3시리즈가 단종되고 1982 2세대 3시리즈가 등장했습니다. 제조명 E30이었던 2세대는 처음으로 4도어가 적용되었고, 이게 대박이 나면서 이때부터 BMW 펀드라이빙 세단의 역사는 본격적으로 쓰여졌습니다. 대중과 전문가 그룹 모두에게 사랑받은 E30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요.

 

바로 BMW 최초의 사륜구동 xDrive가 적용된 것이 2세대 3시리즈(325i)였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륜구동 방식은 SUV에 적용이 먼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BMW는 승용 사륜 시스템을 SUV가 나오기 전에 개발했고, 그것을 가장 먼저 3시리즈에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이 xDrive라는 명칭을 2세대 3시리즈 사륜구동 방식에 쓰는 게 맞을까요? 사실 xDrive라는 명칭은 2003년부터 쓰였습니다. 따라서 2세대 3시리즈에 장착된 것을 xDrive라고 해서는 안 되겠죠?

 

26년간 굴러다녔다는 M3 픽업

3시리즈는 누차 말씀 드리지만 운전이 즐거운 세단이라는 가치를 내세운 모델입니다. 그래서 왜건조차 만들지 않으려고 했죠. 프리미엄 브랜드에 맞지 않고, 경쾌한 세단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한 직원의 강력한 요청과 설득에 회사가 왜건 투어링 모델을 허가했고, 그 결정이 얼마나 잘한 것이었는지는 이후 투어링 판매량에서 잘 드러납니다. 어쨌든 BMW가 얼마나 3시리즈의 이미지 만들기에 신중했고 열심이었는지 알 수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런데 이런 3시리즈가 픽업으로 만들어졌다는 거 아십니까? 그것도 두 번이나 (번외로 한번 더!) 말이죠. 아마 BMW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2011년 언론에 공개됐던 M3 픽업을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보도자료 배포일이 4 1일이었습니다. 날짜가 좀 수상쩍죠? . 만우절을 위한 이벤트였습니다. 정말 BMW가 양산형 M3 픽업을 만드는 줄 알았던 분들 그때 많이 놀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11년 공개된 3시리즈 픽업 / 사진=BMW

 

그런데 이런 픽업 이벤트를 BMW가 괜히 한 게 아니었습니다. 전적이 있습니다. 1986 2세대 3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M3 픽업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2세대 3시리즈 컨버터블 차체를 이용했는데요. 픽업 개조에 편리했기 때문이라는 직원의 증언(?)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픽업을 만들었던 걸까요? 그것도 192마력의 당시 기준에서 고성능 엔진이 들어간 모델로 말이죠..

1986년 만들어진 M3 픽업. 애칭 레시로 불렸다 / 사진=BMW

 

BMW 고성능 브랜드 M은 별도의 법인인 M GmbH에서 생산 중이었습니다. 그때 M을 생산하던 공장에서 부품을 이송할 픽업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것이 실제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컨버터블 차체의 M3 픽업은 무려 26년간이나 M 생산 공장 안에서 이용이 되었죠. 참고로 2010년 미국의 한 BMW 팬이 E46과 쉐보레 픽업 콜로라도를 서로 연결해 튜닝 픽업을 만든 것이 있는데 이는 BMW와는 무관한 작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