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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BMW, 못난이 그릴 손본다!

요즘 BMW 디자인 맘에 드시나요? 판매량이 만약 답이 된다면 대답은 “O.K”일 겁니다. 하지만 분명 시장에는 BMW 디자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 모터1의 한 기자는론칭 현장에서 (BMW 신차를 본) 기자들은 불평했고 네티즌 분노는 커졌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의 직접적 비판이 흔한 것은 아닙니다. 아무튼! 이런 비판의 상당 부분은 커져도 너무 커진 키드니 그릴에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그릴 디자인 변화가 머지않아 있을 듯합니다.

사진=BMW

 

BMW 그룹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가 영국 매체 탑기어와 인터뷰를 최근 했습니다. 앞으로 BMW 자동차 외관은 (지금보다) 더 깔끔해질 것이라고 밝혔죠. 그는 자동차 디자인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고,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한 것이라고 했지만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그러니까 대중의 비판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릴을 대놓고 바꾸겠다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그릴이 BMW 디자인에서 갖는 상징성, 그리고 비판의 밀도 등을 생각하면 그릴 변화는 필연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그는 자동차 전체 비율, 그리고 담고 싶은 표현을 기반으로 해서 그릴을 디자인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사실 BMW는 키드니 그릴을 가지고 디자인적으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키드니 그릴이 나왔을 때는 긴 세로 형태였습니다. 또 긴 가로 형태도 있었고, 그릴이 지금과는 완전 다른 아주 작은 형태를 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그릴의 다양한 변화는 지금처럼 욕을 먹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박수를 받은 모델들이 많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앞서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가 말한 것과 같은 전체 디자인 비율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차의 형태와 각 부위의 디자인이 조화를 이뤘던 거죠.

1936에 나온 328의 전면부 / 사진=BMW
1973년형 2002 터보의 깜찍한 그릴 / 사진=BMW
2015년형 i8의 그릴 역시 차체 디자인과 조화를 이룬다 / 사진=BMW

 

그렇게 조화롭던 그릴 디자인이 점점 눈에 띄게 드러나게 된 것은 SUV 인기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습니다. 또 강하고 거친 디자인 흐름, 쿠페 타입의 디자인이 지배하는 상황이 되면서 그릴을 극단적으로 지금처럼 강조하게 된 듯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 전기차 시대에는 심플한’,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의 표현처럼 깔끔한디자인이 대세가 될 듯합니다. 제 뇌피셜 아니냐구요? 이미 BMW는 차세대 콘셉트인 뉴 클래스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지난 1월 i Vision Dee라는 콘셉트 카를 공개했는데 지금과는 다른 전면부 디자인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 디자인이 패밀리룩의 바탕이 되지 않겠냐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충돌 안전성, 공기 역학 등이 고려되었다고는 해도 평범한 그릴이 파묻힐 정도로 X6의 전면부 인상은 예쁘지 않다 / 사진=BMW
i  Vision Dee의 전면부 디자인, 기대가 된다 / 사진=BMW

 

저는 이 변화, 기대됩니다. 적어도 지금 그릴보다는 낫겠죠. 현재의 거대한 콧구멍은 iX 정도를 제외하면 도무지 적응이 안 됩니다. 부디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도 심미적으로 충분히 만족할 만한 그런 키드니 그릴로 돌아와 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