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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상반기 독일 자동차 시장을 상징한 두 단어 ‘바이러스와 전기차’

2020년 상반기 독일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바이러스 직격탄에 크게 휘청인 시기였다고 정리가 됩니다. 연간 판매량 4백만 대 시대를 향해 꾸준히 성장하던 신차 시장이 일순간 얼어붙었고, 2배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는 중고차 거래 또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독일 산업의 중심축인 자동차 업계는 공장 문을 일시 폐쇄하는 등, 이전에 없던 위기 속에서 안팎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다 절망적이진 않았는데요. 이 와중에도 전기차는 꾸준히 팔려나가며 시장을 넓혀갔습니다. 2020년 상반기 독일 자동차 시장을 정리해봤습니다.

사진=폭스바겐


곤두박질했던 4월 판매량

회복의 기미를 보인 5,6월

유럽은 2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의 직접 영향을 받으며 판매량이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4월에 바닥을 찍습니다. 월간 판매량이 12만 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인데요. 2018년과 2019 4월 모두 30만 대 이상 팔렸던 걸 생각하면 추락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의 결과였습니다. 그나마 5월에는 17만 대, 6월에는 다시 22만 대가 팔리며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독일자동차청 자료에 따르면 올 독일 상반기 신차 판매량은 총 1,210,622대로 전년 같은 기간의 1,849,000대와 비교하면 34.5% 줄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판매량이 줄어든 곳들도 있었는데 다치아(-50.5%), 마쯔다(-51.5%), 스마트(-88.7%), 스즈키(-55.7%) 4개 브랜드였죠.

차를 1대라도 판 곳 46개 브랜드 중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곳은 페라리(628)와 모건(영국 수제차 브랜드, 38)뿐이었습니다. 중고차의 경우도 약 320만 대가 거래돼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4%가 줄었습니다. 다만 중고차의 경우 6월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1%가 더 팔려, 경직되었던 시장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픽사베이


브랜드별 판매량 TOP 10

1 : 폭스바겐 (223,227)

2 : 메르세데스 (117,355)

3 : BMW (98,839)

4 : 아우디 (98,623)

5 : 포드 (84,007)

6 : 스코다 (71,868)

7 : 오펠 (60,820)

8 : 세아트 (50,007)

9 : 르노 (47,879)

10 : 피아트 (39,095)

사진=폭스바겐

포드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4% 줄며 순위가 5위로 밀려난 것이 눈에 띕니다. 또한 오펠은 무려 48.2% 마이너스 성장(60,820)으로 상위 10개 브랜드 중 가장 타격이 심했습니다. 10위 안에는 폭스바겐그룹의 4개 브랜드(아우디, 스코다, 세아트 등, 폭스바겐)가 들었으며,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는 메르세데스가 수년째 판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브랜드 현대자동차는 독일에서 이 기간 38,148대를 팔아 11위에 이름을 올렸네요. 기아는 25,899대로 14위를 차지했고, 쌍용자동차는 760대로 브랜드 순위는 35위였습니다. 현대는 38.6%, 기아는 25.8%, 쌍용은 37.9%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는데요. 상반기 성장률 평균치(-34.5%)를 웃돈 기아가 그나마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판매 순위 TOP 20

1 : 폭스바겐 골프 (60,334)

2 : 폭스바겐 티구안 (29,419)

3 : 포드 포커스 (26,213)

4 : 폭스바겐 파사트 (24,602)

5 : BMW 3시리즈 (19,892)

6 : 폭스바겐 폴로 (19,670)

7 : 폭스바겐 T-Roc (19,491)

8 : 스코다 옥타비아 (18,873)

9 : 메르세데스 C-클래스 (18,236)

10 : 오펠 코르사 (17,850)

11 : 아우디 A4 (17,519)

12 : 미니 (16,944)

13 : 포드 피에스타 (16,199)

14 : 메르세데스 A-클래스 (15,327)

15 : 세아트 레온 (15,324)

16 : 오펠 아스트라 (15,184)

17 : 아우디 A6 (14,264)

18 : 메르세데스 E-클래스 (14,210)

19 : 아우디 A3 (14,153)

20 : 메르세데스 GLC (14,026)

 판매량 1위 모델은 역시 폭스바겐의 골프였습니다. 하지만 1위를 하고도 웃을 수가 없었죠. 프로그램 오류 등의 문제로 8세대 골프 판매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3%나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한창 치고 올라가야 하는 시기에 코로나바이러스와 기술 문제 등에 발목을 잡힌 골프는 체면을 구기고 말았는데 하반기에는 명예 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골프가 헤맸다면 BMW 3시리즈는 출시 후 꾸준히 선전 중입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거의 같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는데요. 대부분 판매량이 폭락한 상황에서 이렇게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출시한 신형 3시리즈에 대한 이곳 현지의 좋은 반응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선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시리즈 / 사진=BMW

그밖에 미쓰비시 스페이스 스타(11,600) 2.5% 플러스 성장을 했고, 메르세데스 CLA도 신형이 사전 예약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서 그 실적이 상반기 판매량에 반영됐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2%나 늘어난 10,570대나 판매가 됐습니다. 기아의 씨드 역시 신형이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0.5% 더 팔렸습니다. 특히 씨드는 독일에서 팔린 현대와 기아, 쌍용 모델들 중 유일하게 상반기 판매량 1만 대를 넘긴 모델이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 TOP 10

1 : 폭스바겐 e-골프 (7320)

2 : 르노 Zoe (7066)

3 : 테슬라 모델 3 (4367)

4 : 아우디 e-트론 (3233)

5 : 폭스바겐 e-Up (3043)

6 : BMW i3 (2526)

7 : 현대 코나 EV (1999)

8 : 스마트 EQ 포투 (1870)

9 : 스코다 시티고 e iV (1357)

10 : 포르쉐 타이칸 (1080)

Zoe / 사진=르노

원래는 단종돼야 했던 e-골프가 ID.3의 판매 지연으로 생긴 빈자리를 잘 메웠습니다. 할인을 많이 한 덕에 골프 전기차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고, 그 점이 깜짝 실적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e-골프 선전에 1위를 달리던 르노 Zoe 2위로 내려왔으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준 스마트와 BMW, 그리고 테슬라 모델 3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폭스바겐의 경 전기차 e-Up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나온 스코다 경 전기차 시티고 e Iv의 판매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 e-Up의 돌풍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1억 이상의 비싼 전기차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우디 e-트론과 포르쉐 타이칸으로, e-트론의 판매량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탄력을 받고 있는 듯한데 어디까지 갈지 궁금합니다. 이 기간 전기차 점유율은 3.66%였습니다.


한국산 자동차 판매 순위

1 : 기아 씨드 (10,523)

2 : 현대 코나 (전기차 포함 8,534)

3 : 현대 i30 (7,504)

4 : 현대 i20 (6,948)

5 : 현대 투산 (6,360)

6 : 현대 i10 (5,191)

7 : 기아 스포티지 (3,607)

8 : 기아 피칸토 (모닝 수출형, 3,339)

9 : 기아 스토닉 (2,367)

10 : 기아 니로 (니로 EV 655대 포함 2,247)

11 : 현대 아이오닉 (EV 모델 682대 포함 1,913)

12 : 기아 리오 (프라이드 수출형, 1,874)

13 : 현대 싼타페 (1,395)

14 : 기아 쏘울 EV (796)

15 : 기아 쏘렌토 (698)

16 : 쌍용 티볼리 (445)

17 : 쌍용 코란도 (310)

18 : 기아 스팅어 (250)

19 : 현대  H-1 스타렉스 (135)

20 : 기아 옵티마 (K5 수출명, 180)

21 : 현대 넥쏘 (98)

씨드 / 사진=기아

앞서 이야기했듯 씨드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현대자동차 모델들이 나란히 그 뒤를 따랐습니다. 씨드와 스포티지, 그리고 피칸토 정도를 제외하면 기아 판매량이 현대에 못 미쳤는데, 독일에서는 확실히 현대자동차 브랜드 인지도가 기아보다 높고, 그 점이 판매량의 차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독일의 올 상반기 신차 시장을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기세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유럽은 최근 다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늘고 있습니다. 비교적 방역 모범국으로 분류된 독일이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면 활동이 또 제한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자동차 시장은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하반기에는 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조심스럽게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