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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전기차 배터리 성능 40% 저하는 어느 정도일까? 주행거리로 비교

배터리 전기차는 겨울에 여름보다 주행거리가 짧아진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온도가 낮게 되면 배터리 효율이 여름철만 못하고, 배터리도 엔진처럼 적절하게 열을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열을 받게 하기 위해 전기가 소비됩니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냉난방, 그중에서도 히터를 켰을 때입니다. 

미국 자동차 협회가 실시한 테스트 결과를 보면 생각 이상 차이가 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름철(상온)에 에어컨을 켜면 약 17%, 겨울철(저온)에 히터를 켜면 40%까지 전기차 주행 거리가 짧아졌습니다. 일부에선 출퇴근을 위해, 비교적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대부분의 운전자가 충전거리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도 합니다. 길어야 하루 이용이 40km 전후이고, 그에 반해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는 완충 후 요즘은 보통 300km 이상은 된다는 것인데요. 편차를 생각해도 그리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겁니다.

사진=르노

그런데 이런 주장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독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전기차의 주행거리에 대한 불신이 있고, 이게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아무리 급속 충전소가 늘어난다 해도 완충 후 충분히 약속된(공인된) 거리를 일상에서도 달려 줄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신뢰의 문제니까요. 사람들은 충전하기 위해 자주 일상의 흐름이 끊기기 싫어합니다.

, 배터리 성능과 차 가격은 비례합니다. 그렇다면 40% 이상 실제 주행 거리가 짧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더 지불한 게 됩니다. 고객은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10% 수준의 편차 정도는 받아 들일 수 있지만 40%라뇨. 우리나라에서는 상온과 저온의 배터리 편차가 60%까지면 보조금 대상으로 봅니다. 그런데 이 규정도 좀 타이트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편차 40%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 있는 자료 하나 보여드리죠. 독일 자동차 매체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계산을 해봤습니다. 상온(20~30도 사이)의 평균 편차를 약 17%, 겨울철(저온)은 미국 테스트 결과에 맞춰 40% 정도 성능이 떨어진다고 보고 공인 주행거리에서 이만큼씩 빼본 겁니다. 그 결과를 보시죠. (추가로 한국 공인 기관이 측정한 상온과 저온에서의 주행거리 편차 비율도 함께 소개해 드립니다.)

여름 (상온) 주행 거리 계산= WLTP 대비 약 17 마이너스 (에어컨 켜고 주행했을 때)

겨울 (저온) 주행 거리 계산= WLTP 대비 약 40% 마이너스 (히터 켜고 주행했을 때)


기아 e-쏘울 (204마력 모델)

배터리 용량 : 64.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452km

여름철 주행 거리 : 375km

겨울철 주행 거리 : 267km

겨울과 여름 편차 : 71.2%

한국 공인 기관 측정한 겨울과 여름 편차 : 69.32%


현대 코나 전기차 (204마력)

배터리 용량 : 64.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449km

여름철 주행 거리 : 373km

겨울철 주행 거리 : 265km

겨울과 여름 편차 : 71.04%

한국 공인 기관이 측정한 겨울과 여름 편차 : 76.47% (PTC 타입)

사진=현대자동차


기아 e-니로 (204마력)

배터리 용량 : 64.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455km

여름철 주행 거리 : 378km

겨울철 주행 거리 : 268km

겨울과 여름 편차 : 70.89%

한국 공인 기관이 측정한 겨울과 여름 편차 : 78.7% (PTC 타입 기준)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 플러스

배터리 용량 : 50.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415km (홈페이지에는 409km로 돼 있음)

여름철 주행 거리 : 344km

겨울철 주행 거리 : 245km

겨울과 여름 편차 : 71.2%

한국 공인 기관이 측정한 겨울과 여름 편차 : 60.49%

모델 3 실내 / 사진=테슬라


테슬라 모델 3 롱 레인지

배터리 용량 : 75.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560km

여름철 주행 거리 : 465km

겨울철 주행 거리 : 330km

겨울과 여름 편차 : 70.96%

한국 공인 기관이 측정한 겨울과 여름 편차 : 61.21%


테슬라 모델 3 퍼포먼스

배터리 용량 : 75.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530km

여름철 주행 거리 : 440km

겨울철 주행 거리 : 313km

겨울과 여름 편차 : 71.13%

한국 공인 기관이 측정한 겨울과 여름 편차 : 60.46%


메르세데스 EQC

배터리 용량 : 80.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450km

여름철 주행 거리 : 373km

겨울철 주행 거리 : 266km

겨울과 여름 편차 : 71.3%

한국에서는 1차 테스트에서 보조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최근 다시 실시한 2차 테스트에서는 저온 주행 거리가 상온의 일정 부분을 충족하여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 것으로 밝혔습니다. 그것도 무려 87% (상온 308.7km / 저온 270.7km) 수준을 보인 것으로 결과가 나타나 극전 반전에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E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사진=다임러


재규어 I-Pace

배터리 용량 : 90.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470km

여름철 주행 거리 : 390km

겨울철 주행 거리 : 277km

겨울과 여름 편차 : 71.02%

한국 공인 기관이 측정한 겨울과 여름 편차 : 68.16%


아우디 e-tron

배터리 용량 : 95.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417km

여름철 주행 거리 : 346km

겨울철 주행 거리 : 246km

겨울과 여름 편차 : 71.09%

사진=아우디


테슬라 모델 S 롱 레인지

배터리 용량 : 100.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610km

여름철 주행 거리 : 506km

겨울철 주행 거리 : 360km

겨울과 여름 편차 : 71.14km

한국 공인 기관이 측정한 겨울과 여름 편차 : 82.5%


테슬라 모델 X 퍼포먼스

배터리 용량 : 100.0kWh

유럽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 590km

여름철 주행 거리 : 490km

겨울철 주행 거리 : 348km

겨울과 여름 편차 : 71.0%

모델 X / 사진=테슬라

공인 주행거리와 겨울(저온) 주행거리의 차이를 숫자로 환산하니 좀 더 선명하게 편차가 느껴지시죠? 이제 배터리 회사, 그리고 전기차 만드는 완성차 업체들이 이 편차를 (기술적으로) 줄이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랍니다. 소비자도 좀 더 이런 부분 관심을 가져야겠고, 정부도 보조금 관련 기준을 강화해서라도 제조사를 압박했으면 합니다. 차별(편차) 없는(?) 세상이 되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