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자동차 시장의 신차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지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전기차에 거의 관심이 없던 6~7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뀐 게 아닌가 싶은데요.
전망도 밝아 많은 제조사가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성장을 하고 있는 걸까요? 데이터 제공과 분석 등에서 독일 최고 수준인 '센터 오브 오토모티브 매니지먼트'가 공개한 올 1분기 전기차 시장 판매율과 판매량 분석 결과를 보면 전기차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진=르노
전기차 최대 시장 중국과
주요 전기차 소비국 모두 성장세
센터 오브 오토모티브 매니지먼트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1분기 전체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관과 비교해 11% 줄었습니다. 승용차만 보면 14%나 줄어들었다고 하는군요. 지난해부터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중국인의 자동차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게 다른 요인들과 합쳐지며 소비 위축을 가져온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전기차, 그러니까 수소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포함된 (상업용, 버스 등도 포함) 일명 '친환경' 자동차는 1분기에만 299,000대가 중국에서 팔렸습니다. 이 중에 80%가 순수 전기차이고, 약 25만 대가 승용차였습니다. 참고로 작년에 중국에서 전기 승용차의 판매량은 처음으로 1백만 대(1,053,000대)를 넘겼는데 이는 판매량 기준 2위인 미국(361,000대)의 2.5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사진=지리 자동차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2, 3분기를 거치면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018년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성장세는 중국만 해당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전기차 소비국 모두에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했습니다.
2018년 1분기, 2019년 1분기 전기차 판매량 비교 / 출처=CAM
위의 표를 보면 역시 중국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죠? VW의 헤르베르트 디스 회장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자신들의 미래를 건 것도 이처럼 엄청난 잠재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미국도 판매량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그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는 여전히, 아니 더 힘을 내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국을 제외하면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네덜란드 등에서 전기차는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뤘는데요. 빠르게 인프라를 늘려가고 있거나 상대적으로 충전 시설이나 전기차 지원 방안이 잘 마련된 곳들에서 판매량 변화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차 시장의 전기차 점유율 60%?
2018 & 2019년 1분기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 비교 / 출처=CAM
이번에는 판매 비중으로 본 결과를 확인해 보죠. 노르웨이 결과가 보이십니까? 점유율이 60%를 넘겼습니다. 올 1분기 노르웨이에서 팔린 자동차 10대 중 6대가 전기차였다는 건데요. 2016년 29% 수준에서 3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놀랍죠?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니 말이죠.
노르웨이 오슬로의 전기차 주차장 모습 / 사진=위키피디아 & Mariordo
아시다시피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만 팔 수 있습니다. 정부의 이러한 계획에 따라 계속해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며, 정책에 따라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수 있음을 노르웨이는 잘 보여줍니다. 물론 시장 자체가 작고, 또 자동차 생산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이 정도의 변화는 다른 국가들에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 외, 네덜란드도 세 배 가까이 비중을 늘렸고, 중국은 2.7배, 전기차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일 또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6% 비중을 늘렸습니다. 특히 독일에서는 테슬라 모델 3의 약진이 두드러졌는데,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를 잡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궁금합니다.
모델 3 / 사진=테슬라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내연기관과 배터리 전기차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생각보다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반적으로 주요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는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판매량이 10% 이상 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엔진 자동차에서 바로 순수 전기차로 넘어가는 그런 현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관심이 높은 BMW와 같은 완성차 업체의 전략에도 어떤 변화가 올지, 이 부분도 지켜봐야겠습니다.
i8 / 사진=BMW
여러 논란, 해결 과제를 안고 있는 전기차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라는 전 지구적 과제, 그리고 배출가스 규제에 따른 엄청난 투자와 징벌적 벌금에 대한 부담 등은 전기차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2019년 시작과 함께 전기차 기상도는 매우 맑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2019년의 끝도 그렇게 될까요?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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