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8월 15일부터 3일간 미국 뉴욕주의 한 농장에서는 30만 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함께한 록음악 축제가 펼쳐졌습니다. 바로 우드스톡 페스티벌인데요. 정식 명칭은 우드스톡 뮤직 앤 아트 페어(Woodstock Music and Art Fair)로, 당시 참여했던 뮤지션 중 흰 인디언 복장을 한 지미 핸드릭스의 모습이 특히 많이 알려졌죠.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던 때라 당시 미국은 인종차별 문제와 함께 반전이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이런 혼란의 시기에 사랑과 평화를 주제로 한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열렸고,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지금까지도 역사적 음악 축제로, 또 미국 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으로 우드스톡 페스티벌은 평가되고 있죠.
60년대 후반에 생겨난 히피족이라는 단어도 이 우드스톡 페스티벌을 계기로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기성세대의 가치를 부정하고 평화, 자연, 인간 등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꿈꾸던 히피들은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구호와 어울리며 당시 시대를 대표했는데요. 이들이 만든 히피 문화 하면 딱! 떠오르는 자동차가 있죠. 바로 불리(Bulli)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폴크스바겐 마이크로버스였습니다.
불리의 하나였던 삼바(Samba) / 사진=favcars.com
1950년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불리는 현재 6세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장수 미니 버스인데요. 불리라는 명칭은 1세대와 2세대 모델까지 주로 불렸습니다. 단순하고 평범했던 이 버스는 독일에서는 '라인강의 기적'을 함께 한 자동차로, 그리고 미국 등에서는 앞서 소개한 히피들이 좋아하던 평화와 자유를 상징했습니다.
영업용으로는 물론, 앰뷸런스, 경찰차, 소방차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마이크로버스 / 사진=favcars.com
사진=favcars.com
폴크스바겐의 상징 비틀과 마이크로버스 / 사진=폴크스바겐
사진=픽사베이
올해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열린 지 50년째 되는 해이고, 당시 이 축제를 기획했던 4명 중 한 명인 마이클 랭이 우드스톡 페스티벌 50주년 행사를 거의 같은 시기인 8월 16일부터 3일간 펼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행사에 맞춰 무척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습니다.
50주년 우드스톡 페스티벌을 알리는 포스터 / 사진=.woodstock.com
당시 우드스톡 페스티벌을 소개하던 AP통신은 멋지게 페인팅 된 1963년산 불리(1세대, 타입1이라고 부름)를 찍었고, 이 사진으로 현장에 있던 '라이트'라는 이름의 이 마이크로버스는 한순간에 유명해졌습니다. 바로 이 차를 50주년 공연에 맞춰 되살려낸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람은 닥터 로버트 하이어로니무스와 캐나다의 다큐멘터리 작가 존 위슬리 치스홈이었는데요. 특히 교육자이자 벽화를 주로 그리는 예술가 하이어로니무스는 1969년 우드스톡 페스티벌 현장에 있던 버스 '라이트' 그림을 그린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일흔 중반을 넘긴 로버트 하이어로니무스 / 사진=Hieronimus & Co., Inc.
두 사람은 당시 불리를 찾기 위해 반년을 뛰어다녔지만 구할 수 없었는데요. 결국 한 기업의 도움, 그리고 폴크스바겐 미국 법인의 협조에 힘입어 같은 타입의 마이크로버스를 구했고, 5명의 예술가가 6주 동안의 작업 끝에 당시 라이트와 똑같은 차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기획부터 완성까지 총 3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네요.
사진=VW USA
20대 젊은 시절 그렸던 그림을 같은 시기 자동차에 다시 그려 넣을 대 화가의 마음, 그의 기분은 어땠을지 참 궁금합니다. 지난주 복원된 라이트 버스는 대중에 공개가 되었고, 50주년 우드스톡 페스티벌 때까지 투어를 하는 등,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자유, 평화, 그리고 축제의 상징이었던 불리 '라이트', 비록 오리지널은 아닙니다만 5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기에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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