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는 2017년이었죠. 프랑크푸르트모터쇼와 도쿄모터쇼 등을 통해 너무나 귀여운 전기 콘셉트카 '어반 EV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1세대 시빅의 느낌을 되살린 것 같은 이 작은 해치백 전기차는 이제 3월에 열리는 제네바모터쇼에서 양산을 위한 프로토타입으로 새롭게 등장하게 됩니다.
어반 EV 콘셉트카를 처음 봤을 때 군더더기 하나 없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강하고 날카로워지는 요즘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에서 한발 벗어나, 일본 경차 특유의 귀여운, 그러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한 모습이 무척이나 신선하게 와 닿았습니다.
혼다 어반 EV 콘셉트 / 사진=혼다
무엇보다 이 콘셉트카가 실제로 양산된다고 했을 때 '야~ 일본이 전기차로 일 하나 저지르는구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기대를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벌써 그 프로토타입이 선을 보인다니, 과연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궁금한데요.
물론 콘셉트카 그 모습 그대로 출시되기는 어렵습니다. 안전규정이나, 비용 문제 등을 생각하면 변화는 어느 정도 고려를 해야 할 텐데요. 그래도 전체적인 느낌을 콘셉트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살려낼 수 있다면 분명 도시 출퇴근용으로, 또는 근거리 가볍게 이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기차가 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될 혼다 EV 프로토타입 외관 이미지 / 사진=혼다
그리고 지난 1월이었죠? 혼다는 제네바모토쇼에 출품할 혼다 EV 프로토타입의 외관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콘셉트카와 조금은 같은 듯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헤드램프가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이고, 범퍼 역시 충돌 테스트를 대비하기 위해 좀 더 입체감 있게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위장막을 쓰고 다니는 사진을 보니 예고된 이미지보다 범퍼가 강조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실체가 드러나면 좀 더 정확하게 비교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다시 지난 수요일(13일)이었습니다. 혼다는 한 장의 EV 프로토타입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실내였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특별해 보이지 않았지만 계기반 자리에 있는 디스플레이, 그리고 중앙과 동반자석 쪽까지 이어진 두 개의 (혹은 둘로 나뉜 것처럼 보이는) 디스플레이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혼다 EV 프로토타입 실내 이미지 / 사진=혼다 * PC로는 사진을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디스플레이 앞에 마치 책상처럼 나무로 대시보드를 구성한 것도 공간을 새롭게 꾸미겠다는, 전기차 시대에 걸맞은 시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나무 덕인지 클래식하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느낌이 깔끔하게 전해지는데요.
추측이기는 하지만 전면 디스플레이 좌우측 끝에 검게 비어있는 듯한 곳은 카메라를 통해 밖을 볼 수 있게 한 모니터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이미 콘셉트카 때부터 사이드미러가 없었고, 위장막을 쓰고 돌아다니는 프로토타입 또한 사이드미러 자리에 대신 카메라가 달려 있는 걸 볼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런 거대 디스플레이는 비단 전기차만의 영역은 아니죠. 테슬라, 벤츠 등만 해도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그 외 제조사들도 커넥티드카 시대에 맞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에 관심이 높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사용에 익숙해진 고객들에겐 낯선 변화가 아닌, 반가운 변화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하고, 또 그럴 수 있습니다. 부품 구성이 다르니 공간 구성이 다를 수 있고,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누가 먼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트렌드를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혼다 EV 프로토타입의 티저 이미지는 일정 부분 기대하게 만듭니다.
완충 후 얼마를 갈 수 있느냐, 얼마나 빨리 충전을 할 수 있느냐 등, 전기차에 요구되는 기본적 물음에 대한 대답 외에, 앞으로 나올 전기차들은 스타일이나 구성에서 뭔가 새롭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혼다 EV 프로토타입은 그런 미래지향적 전기차를 그리는 이들 곁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전기차가 되길 바랍니다. 프로토타입을 통해 나올 양산 모델은 올가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어떤 새로운 즐거움이 이 깜찍한 전기차에 담기게 될지,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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