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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아우디와 DS의 나쁜 예, 마쯔다의 좋은 예

어떤 자동차의 스타일이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는 건 개인의 판단이기 때문에 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이의 눈엔 맘에 들어도 어떤 이의 눈엔 못생기게 보일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일 테니까요. 하지만 미학적 관점에서 좋은 디자인과 그렇지 않은 디자인을 나눌 수 있을 것이고, 또 다수의 소비자 눈에 좋게 비치는 스타일이란 게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전문가와 대중의 시선을 모두 만족시켰을 때 그 자동차의 디자인은 잘 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럼에도 디자인 이야기는 늘 쉽지 않습니다. 처음엔 멋모르고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지만 이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판단과 느낌에 맡겨두고, 어지간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오로지 제 관점에서, 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두 개의 자동차 모델에 대해, 그리고 참 잘 디자인되었다 싶은 마쯔다 모델들에 대해 잠시 비교해보려 합니다. 


Q3 /사진=아우디

아우디가 2010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준중형급 SUV Q3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비싼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 독일에서는 굉장히 많이 팔리고 있는 모델입니다. 특히 콤팩트한 덩치에 중성적 느낌의 디자인을 통해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은 모델이기도 하죠.

전면부 디자인의 경우 특별히 어색하다고 할 만한 부분이 안 보이는, 전체적으로 조화가 잘 된 그런 아우디 다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뒷면과 다소 썰렁(?)하게 느껴지는 실내가 상대적으로 아쉽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최근 부분변경된 모델의 경우 썩 괜찮았던 전면부에 어색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F/L Q3 /사진=아우디

부분변경된 Q3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헤드램프와 그릴 사이에 연결 부분을 만들어 변화를 줬습니다. 사실 전체적인 하나씩 꼼꼼히 살피면 나쁜 디자인은 아닌 듯합니다. 특히 싱글프레임 그릴의 되찾은 균형감은 Q3라는 콤팩트 SUV와 잘 어울려 보입니다. 특히 뒷모습은 부분변경 전보다 더 나아졌고 실내 역시 나아졌다 할 수 있겠는데요. 문제는 그릴 주변에 두른 테에 있습니다. 특히 헤드램프와 연결 부분의 두터움은 유독 그 부분이 눈에 들어와 잘 개선된 디자인을 오히려 망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소개된 Q7 역시 이런 프레임을 두른 형태를 취했는데요. 아우디가 내놓는 SUV의 새로운 패밀리룩이 되는 거 아닌가 싶어 다소 걱정(?)이 됐는데, 2018년에 나올 2세대 Q3의 예상도를 보아하니 다시 이 테두리(정확히 얘기하면 헤드램프와의 연결 부분)가 없어질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히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런 그릴 주변을 감싸는 테두리 디자인은 아우디에만 새롭게 적용된 것은 아닙니다.


DS3 / 사진=시트로엥

이 소형 해치백 역시 2010년부터 판매된 시트로엥 DS3입니다. 현재는 DS가 별도의 시트로엥 서브 브랜드로 독립이 된 상태인데요. 어쨌든 처음 등장했을 때 시트로엥만의 독특한 디자인 감성이 잘 반영이 돼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DS3만큼은 아니지만 DS4나 DS5도 독특한 감각으로 무장한 스타일로 우리 앞에 등장해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DS4 /사진=시트로엥


DS5 /사진=시트로엥

어떻습니까, 독특하죠? 그런데 역시 부분변경에 그릴 주변에 아우디처럼 테를 두르면서 전체적으로 이전 모델보다 못해진 게 아닌가 싶더군요.





순서대로 부분변경된 DS3, DS4, 그리고 DS5입니다. DS3는 산만해졌고, DS4와 DS5는 전면부에서 느껴지던 독특함이 완전히 평범함 그 자체로 퇴색돼 버리고 말았습니다. 안 건드리는 것만 못한 결과를 낸 것이라고 감히 말씀을 드리게 됩니다. 그런데 아우디나 시트로엥 DS처럼 테를 둘러 망친(?)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CX-3 /사진=마쯔다

마쯔다가 새롭게 선보인 소형 SUV CX-3입니다. 이 모델 역시 그릴 주변으로 테를 둘렀죠. 다만 제일 위쪽은 제외했습니다. 사실 마쯔다는 세단과 SUV 모두 이 그릴 주변의 테를 공히 집어넣고 있습니다. 다만 소형 모델급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들에선 테두리를 좀 더 얇게 해 거슬리는 느낌을 더 줄였고, 약간 두툼한 CX-3의 경우도 아우디나 시트로엥 DS와는 달리 테가 강조가 됐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를 잘 이뤘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CX-5 /사진=마쯔다

그릴 주변에 테가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를 정도의 마쯔다 CX-5도,



CX-9 / 사진=마쯔다

유럽에서는 판매되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마쯔다의 대형 SUV CX-9의 거대한 테에서도, 특별히 이것으로 인해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습니다. 되레 그릴 주변을 감싸는 테를 잘 이용해 더 멋져졌다 할 수 있을 정도죠. 한마디로 그릴을 감싼 테의 좋은 예로 마쯔다를, 나쁜 예로 아우디와 시트로엥 DS를 꼽으면 정리가 되지 않겠나 합니다.

부디, 아우디와 시트로엥은 마쯔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음 세대에는 이번과 같은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고, 또 다른 제조사들은 시트로엥과 아우디를 반면교사로 삼아 같은 우를 반복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애쓴 디자이너들을 생각하면 참 죄송할 뿐입니다만, 어쨌든 자동차 디자인은 성공과 실패로 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고, 다음에는 보란듯 역작을 내놓을 것이라 기대해보겠습니다.


뜬금없이 이 녀석이 떠오름~ / 사진=B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