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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시선을 사로잡다! 하늘빛 캠핑카 '캠프스터'

독일에 와 살면서 많은 부분에서 우리와 다르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거의 모든 영역에서 문화적 차이를 체험하며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요. 캠핑카 문화도 그런 '다름'의 한 부분이었죠. 제가 한국에 살 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캠핑카는 일부만의 관심거리였습니다. 지금은 그때 비하면 많이 활성화되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통일이 되기 전까지는 지정학적 한계도 있고 해서 캠핑카 시장이 마냥 커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에 비하면 유럽은 정말 캠핑카 문화가 팽창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죠. 여러 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언제든지 캠핑카를 끌고 넘나들며 여행을 하고 자연 속으로 달려갈 수 있습니다. 특히 독일은 경제적으로도 최근 몇 년 계속해서 안정적이고, 이런 힘이 캠핑카 시장을 매년 더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SUV의 성장세를 넘어설 정도의 기세를 보이기까지 합니다. 

시트로엥 스페이스 투어러, 캠핑카 되다

이렇다 보니 캠핑카 만드는 업체들은 계속해서 경쟁력 있는 다양한 캠핑카 제작을 할 수밖에 없고, 고객은 자신에게 맞는 캠핑카를 계속 찾게 되는 순환구조가 형성됩니다. 화장실에 샤워부스까지 설치된 럭셔리 캠핑카부터, 자신의 자동차 뒤에 달고 달릴 수 있는 작은 트레일러까지, 굉장히 다양한 캠핑카 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어지간해서는 명함을 내밀기도 어려운 그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매년 캠핑카 살롱이 열리는 독일에는 많은 캠핑카가 출품되고, 많은 고객이 박람회를 찾습니다. 여기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 캠핑카 대여회사로부터 다량의 모델을 주문받을 수 있고, 또 언론이나 관람객의 입소문을 통해 성공적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합니다. 올해도 8월 말부터 뒤셀도르프에서 캠핑카 살롱이 열리는데, 그중 언론에서 소개한 몇 캠핑카 중 제 눈을 확! 사로잡은 녀석이 있었습니다. 정말로 예쁜 칼러를 하고 있는 캠프스터였습니다.

사진=Pössl

하늘빛 색상이 정말 잘 어울리는 캠프스터는 시트로엥이 올해 초 제네바모터쇼에서 선을 보인 스페이스 투어러를 가지고 제작된 캠핑카입니다. 스페이스 투어러는 8~9인승의 승합차로 토요타와 함께 개발이 됐는데, 토요타에서는 프로에이스, 또 시트로엥과 같은 그룹인 푸조에서는 트래블러라는 이름으로 각각 유럽에 출시됐습니다. 모두 프랑스 푸조시트로엥 공장에서 만들어지는데 개인적으로는 시트로엥 스페이스 투어러가 가장 예뻐 보입니다.

토요타 프로에이스 / 사진=netcarshow.com

푸조 트래블러 / 사진=netcarshow.com

시트로엥 스페이스 투어러 / 사진=netcarshow.com

프랑스 멋과 독일 실용주의가 만나다

캠프스터는 독일 바이에른 주에 있는 캠핑카 전문 제작업체인 푀즐(Pössl-mobile)이 선보인 모델로, 꼭 필요한 기능과 구성만으로 가격 부담을 줄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스타일도 멋지고요. 너무 비싼 캠핑카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겐 매력적인 모델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차의 길이는 4.95m이고 팝업지붕을 닫았을 때는 1.99m의 높이를 하고 있는데, 앞에 2좌석, 뒤에 2좌석으로 구성돼 최대 4인 가족이 이 차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또 아이스박스를 포함해 2구 가스버너와 개수대, 그리고 선반이 포함된 싱크대는 고정식이 아니라서 필요에 따라 빼고 그 자리에 자전거 거치대를 놓을 수도 있게 되어 있습니다.

사진=Pössl

좌석을 눕히면 2명이 누울 수 있고, 팝업지붕의 경우 폭 1.20m, 길이 2m 수준으로 충분히 2인이 잠을 청할 수 있습니다. 시트로엥 스페이스 투어러는 95마력과 115마력 엔진, 또 150마력과 180마력의 디젤 엔진 등이 들어가 있는데 150마력 정도면 어디든 힘부족을 느끼지 않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무엇보다 이 차가 매력적인 것은 가격적인 부분인데요. 실내 풀구성에 37,999유로부터 판매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한국산 캠핑카와 가격 차이도 많지 않습니다.

경쟁 캠핑카로 제조사가 지목한 폴크스바겐 T6 캘리포니아의 경우 기본 가격만 42,000유로가 넘고, 여기에 싱크대(12,000유로)가 들어가면 5만 유로가 훌쩍 넘어가게 되니 가격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남다른 스타일과 색상에, 화려하진 않지만 실내 또한 충분히 실용적이기 때문에 캠핑카 붐이 일고 있는 독일이나 유럽에서는 팝업지붕형 캠핑카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무더운 여름, 휴가철이 끝나가고 있지만 선선한 가을에 떠나는 캠핑 여행은 그것대로의 맛과 멋이 또 있습니다. 캠프스터는 이런 캠핑에 참 잘 어울려 보이는데요. 한국에도 적절한 가격에 수입돼 캠핑카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캠핑카 이야기를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