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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독일인이 꼽은 2015년 최악 & 최고 자동차 뉴스


지난 해 독일 자동차업계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라는 큰 행사를 치렀지만 폴크스바겐의 디젤게이트가 터지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내야 했습니다. 이 브랜드 저 브랜드 가릴 것 없이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크고 작게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 있었죠. 그렇다면 독일인들은 자동차와 관련해 2015년을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업계 소식을 다루는 신문 아우토모빌보헤(Automobilwoche)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분야별 최고의 뉴스와 최악의 뉴스가 무엇이었는지를 선택하게 했습니다. 독자들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자동차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 많이 구독하는 신문이라 그런지 결과에는 제법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제조사, 부품업체,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의견을 물었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 우리도 관심을 가질 만한 3개 분야에 대한 결과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015년 제조사 부분 최악의 뉴스

전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 마르틴 빈터코른 / 사진=VW

1위 :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스캔들과 권력 다툼 (76%)

2위 : 아우디 모델 부진 (13.2%)

3위 : 기타 부문 (4.4%)

4위 : 현대-기아 7분기 연속 이익 감소 (3.6%)

5위 : 러시아 시장에서의 오펠 대량 리콜 (2.8%)

역시 폴크스바겐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배기가스 스캔들은 물론, 전 감독 이사회 의장 페르디난트 피에히와 마르틴 빈터코른의 권력 다툼도 큰 뉴스였죠. 피에히를 물러나게 하며 빈터코른의 승리의 해로 여겨졌던 2015년은 그러나 디젤게이트로 인해 결국 빈터코른 자신도 권좌에서 물러나게 되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 한 해가 됐습니다.


2015년 제조사 부분 최고의 뉴스

아스트라 / 사진=오펠

1위 : 오펠의 준중형(C세그먼트) 아스트라의 이미지 대변신 (29.2%)

2위 : 기타 부분 (21.6%)

3위 : 메르세데스 벤츠의 중국시장 회복세와 신차 관심도 상승 (20.8%)

4위 :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양산과 판매량 세계 1위 유지 (16.4%)

5위 : 포르쉐 판매량 증가와 최고의 수익 (12.0%)

오펠 아스트라에 대한 독일 내 반응이 상당히 좋습니다. 스타일은 물론 성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서 콤팩트 클래스를 지배하고 있는 골프와의 멋진 경쟁이 이뤄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2015년 기술 부분 최악의 뉴스

1위 : 독일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분야 부진과 인프라 미흡 (38.0%)

2위 : 디젤의 이미지 추락 및 판매량 감소 (26.0%)

3위 : 커넥티드 카의 해킹 공격 등 보안 위험 (24.8%)

4위 : 각 종 첨단 사양 등장에 따른 소비자 가격 부담 (8.0%)

5위 : 기타 부문 (3.2%)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20년까지 독일 내 전기차를 백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공약 달성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전기차가 활성화 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전기차 판매를 위한 딜러 교육을 위한 높은 비용 부담, 그리고 전시장에 전기차 등을 배치하기 위한 작업 등, 소소한 것들까지 원하는 만큼 진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디젤게이트로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임에도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는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2015년 기술 부분 최고의 뉴스

1위 :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 (35.6%)

2위 : 자동차의 12볼트 전기 시대를 뛰어 넘는 48볼트 시대가 눈앞에 (26.8%)

3위 :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적용하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카플레이 (21.2%)

4위 : 기타 부문 (9.6%)

5위 : 업계에 부는 IT 바람 (6.8%)

도요타의 첫 번째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는 운이 좋습니다. 일본 정부의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지원은 물론 절묘한 타이밍(?)에 터진 디젤게이트로 인해 기대 이상의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실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기술은 도요타만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다임러 벤츠나 현대 등, 이미 여러 브랜드가 전기차와 함께 개발을 하고 있는 기술이죠. 

특히 현대는 이미 2013년 세계 최초로 iX35 수소연료전지차를 소개했고 판매도 했습니다. 개발은 도요타가 훨씬 먼저 했지만 양산은 현대가 한 발 빨랐던 건데요. 하지만 역시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 그리고 수소연료전지차 확대에 대한 현대의 적극성 부족 등으로 오히려 도요타 미라이의 관심만 더 높아지게 됐습니다.  

미라이는 이미 일본 내에서 계속해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 한 번 충전으로 도요타 주장으로는 600km까지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 수소연료전지차 보다 주행거리가 더 긴 장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전기차 보다 수소연료전지차의 미래를 더 좋게 보는 자료도 나왔을 정도인데요. 과연 하이브리드에 이어 도요타가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 앞서 가게 될지, 아니면 현대나 그밖의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2015년 자동차 부분 최악의 뉴스

신형 A4 / 사진=아우디

1위 : 현재 A4와 거의 달라진 게 없는 신형 아우디 A4의 디자인 (39.2%)

2위 : BMW X6를 카피한 듯한, 그러나 그것도 잘 안된 벤츠 GLE 쿠페 (25.2%)

3위 : 미미한 판매와 높은 가격의 폴크스바겐 파사트 플러그인 모델 GTE (22.0)%

4위 : 과한 디자인과 너무 비싼 가격의 알파 로메오 4C 스파이더 (10.4%)

5위 : 기타 부문 (3.2%)

첨단으로 무장을 하고, 더 가볍고, 더 커지고, 더 안락하며, 좋은 주행성능으로 긍정 평가 받는 아우디의 신형 A4이지만 디자인에 있어서 만큼은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쌍둥이 룩이라는 표현에서 이젠 벗어나 뭔가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구석구석 뜯어보면 사실 변화된 부분들이 제법 보입니다만, 사람들은 보통 꼼꼼히 뜯어 보며 차에 대한 첫인상을  마음에 담지는  않습니다. 바로 이 즉각적인 소비자의 이미지 반응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게 어쩌면 아우디의 당면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5년 자동차 부분 최고의 뉴스

수퍼브/ 사진=스코다

1위 : 중형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오버클래스(E세그먼트) 스코다 수퍼브 (29.2%)

2위 : 핸들링과 안락함을 성공적으로 조합한 신형 BMW 7시리즈 (23.6%)

3위 : 높은 주문량과 디자인 및 성능에서의 좋은 평가 받는 마쯔다 MX-5 (16.8%)

4위 : 기타 모델들 (15.6%)

5위 : 볼보 XC90의 성공적인 미국 시장에서의 출발 (14.8%)

스코다가 한국에 들어가게 될지 안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폴크스바겐 수준에 이르는 품질에 가격은 폴크스바겐 보다 낮아서 유럽, 특히 독일 등에서는 매우 높은 성장세를 매년 보이고 있습니다. 수퍼브는 스코다의 기함으로, 중형과 준대형 사이에서 모호하게 포지션을 하고 있는데 더 커지고 고급스러워진 신형이 나오며 거의 준대형급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파사트 플랫폼을 통해 나온 모델이기 때문에 과연 수퍼브를 온전히 중형 이상으로 봐야 할지는 여전히 애매합니다. 일단 사이즈로 봐서는 E세그먼트인 아우디 A6이나 BMW 5시리즈 보다는 약간 짧은데요. 가성비와 공간 활용 등에서 현대차 보다 더 좋게  평가 되고 있어서 수입이 된다면 폴크스바겐의 또 다른 대안으로 한국 운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해서 분야별로 2015년 최고의 뉴스 최악의 뉴스를 다 살펴봤습니다. 독일인들에게 2015년은 아마도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의 해로 기억되지 않을까 합니다. 과연 올해는 좋은 소식으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또 다른 좋지 않은 소식으로 순위를 장식하게 되는 건 아닐까요? 저 역시 올 한 해 동안 써내려 갈 유럽의 자동차 역사를 잘 관찰하고 기록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