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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조용한 혁명 크루즈 컨트롤, 운전을 바꾸다


크루즈 컨트롤. 자동차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 상태로 계속 달릴 수 있게 한 장치를 말합니다. 운전자가 시속 100km/h에 맞춰 놓으면 차는 그 속도에 맞춰 달리게 되죠. 지루한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할 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정속주행으로 인해 연비 효율이 좋아진다는 것 등이 장점인데요.


이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 기능은 사실 오래 전에 개발이 된 장치입니다. 시각 장애가 있던 미국인 발명가 랄프 티토가 1945년 특허를 획득했으니까 벌써 60년이나 됐군요. 그의 장치를 가장 먼저 자동차에 적용한 것은 크라이슬러였는데요. 광활한 대륙을 달려야 했던 미국 운전자들에겐 단비 같은 기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유럽 브랜드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크루즈 컨트롤을 처음 적용했죠. 하지만 크루즈 컨트롤 장치는 최근들어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상황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개발자 랄프 티토도 이렇게까지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발전하게 될 줄은 생각지 못했을 겁니다. 현재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미래 트렌드 자율주행의 핵심 기능이 바로 크루즈 컨트롤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죠.


미국 네바다주에 세계 최초 자율주행을 허가받은 다임러 트럭/ 사진=다임러


크루즈 컨트롤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처음에는 단순히 지정한 속도에 맞춰 주행을 하는 단계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이 기능은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시속 100km/h에 크루즈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정을 했는데 앞차가 갑자기 속도를 시속 60km/h로 줄이면, 자동으로 내 차도 속도를 줄여 미리 정해놓은 간격을 계속 유지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것을 어탭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흔히 줄여서 ACC 장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레이다와 카메라 기술 덕분에 이런 기능이 가능해졌는데요. 여기서 조금 더 영리해진 어댑티브 크루트 컨트롤은 속도와 간격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앞차가 정지를 하게 되면 따라 멈췄다가 다시 출발을 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장거리 주행이든 막히는 도심 주행이든, 이 스마트한 정속주행 시스템 덕분에 운전자는 스트레스나 피곤함을 덜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ACC의 변이, 그리고 합종연횡

이처럼 발전을 거듭해 온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로 다시금 복잡해지고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 제네시스가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 (LKAS)이라는 것을 2015년형 모델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차선을 앞유리 장착된 카메라가 파악하고 운전대를 직접 제어하며 차선을 유지시켜주는 장치입니다.  차선을 벗어나게 되면 스스로 제 차선으로 다시 복귀를 하는 것으로, i40 유럽형에 최초로, 그리고 북미형 제네시스에, 그리고 올해 초부터 내수형 제네시스에도 이 장치가 추가됐습니다.


그런데 이 기능이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ASCC, ACC의 현대식 명칭)과 합쳐지면서  부분 자유주행이 가능해졌습니다. 차선을 유지시켜주고, 여기에 앞차와의 간격을 맞춰 가다 서다를 스스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얼마든지 자동차 스스로 주행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차선을 유지하면서 스스로 주행을 하는 단계는 제네시스 보다 먼저 벤츠 S클래스가 디스트로닉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내놓았고, 최근 새롭게 출시된 볼보 XC90에도 역시 커브에서 차선을 이탈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지능형 ACC가 장착이 되어 있습니다. 


볼보 XC90 / 사진=볼보

다만 완전히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주행을 하는 것은 현재 책임 문제 등으로 인해 10여초 정도 지나면 기능이 꺼지는 등의 한계를 두고 있는데요.(제네시스) 벤츠 디스트로닉 플러스 시스템도 급격한 커브나 갑작스런 전방 상황의 변화에는 아직 완벽하게 대응을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더 많은 기능이 보강된 상용 트럭을 이미 내놓았을 정도로 빠르게 자율주행을 위한 기술들이 보완되고 있고, 이런 분위기는 현대가 올해 말 내놓을 에쿠스도, 또 아우디가 최근 내놓은 Q7도, 또 BMW 7시리즈 등도 고속도로에서 부분자율주행을 하는 것으로 증명을 해보이게 될 것입니다. 여기 언급되지 않은 많은 자동차 업체들도 이미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들까지 와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BMW 7시리즈의 경우 크루즈 주행 상황에서 제한속도가 바뀌게 되면 이를 운전자에게 알려줘 운전자가 직접 운전대에 있는 조작 스위치를 이용해 제한속도를 조절해 계속해서 크루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첨가했죠. 반면 포드 S맥스나 뉴 갤럭시 등의 패밀리밴 등에 달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인텔리전트 스피드 리미터)은 제한속도 표지판을 읽고(최저 10km/h 제한속도까지 가능) 스스로 단계별로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BMW의 경우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전자가 속도 조절을 직접 하게끔 해놓았다고 설명을 했지만 아무래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차가 혼자 알아서 제한속도에 자유롭게 대응하는 포드 방식이 더 편하게 느껴지지 않겠나 합니다. 물론 BMW의 안전에 대한 접근방식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진=포드


인텔리전트 스피드 리미터 이해도/ 이미지=포드

여기에 더해 최근 아우디는 자신들의 플래그십 SUV Q7을 내놓으면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얼마나 친절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는데요. 영어로는 Predictive efficiency assistant 시스템, 우리 말로는 음, 효율적 예견 보조 시스템 정도가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 기능이 참 재미있는 것이, 내비게이션과 카메라, 그리고 레이다 등이 총동원돼 앞의 도로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어떻게 운전을 해야할지를 운전자에게 알려준다는 겁니다. 물론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ON한 상태에서는 스스로 모든 상황을 파악해 운전을 하게 되죠. 긴 말 보다는 영상 하나 보시는 게 이해가 빠를 듯 합니다. 

<영상>


크루즈 컨트롤, '어디까지 갈거니?'

처음엔 자동차가 정속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었지만, 이게 조금씩 발전돼 이제는 자율주행이라는 놀라운 세계로까지 진입을 했습니다. 레이다와 카메라가 얼마나 멀리, 또 얼마나 넓게, 그리고 정확하게 도로를 읽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내비게이션 지도맵이 얼마나 정확하느냐 등도 중요해졌습니다. 제조사들은 이 부분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지금 전쟁처럼 임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 브랜드는  센서 부분에서 약간 뒤처졌다는 자평을 하기도 합니다.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발전되어 온 크루즈 컨트롤 기술이 과연 자율주행과 만나 새로운 이동수단의 새로운 세계를 성공적으로 열어줄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참, 끝으로 한 가지 더. 얼마 전 독일의 부품회사 콘티넨탈 관계자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관련한 재미난 이야기를 독일 언론에 한 게 있습니다. 그 얘기를 끝으로 오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알아서 속도를 줄여 커브길을 돌아나가는 수준에 다다랐죠. 내비게이션과 연동이 되어서 처음 온 길도 100번 이상 다닌 곳처럼 익숙하게 달릴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에요. 저희는 실시간 교통상황을 파악해 그걸 바로 적용하는 걸 지금 연구 중입니다. 도로 상태, 신호등과의 연계는 물론, 빗길인지지 눈길인지 등을 파악해 거기에 맞게 스마트한 크루징이 가능하게 할 겁니다. 더 안전한 도로가 될 거예요."


아우디 Q7 / 사진=아우디


*오랜만에 블로그 전용 포스팅이네요. 더모터스타 카페 찾아달라는 홍보도 오랜만에 합니다.  

좋은 주말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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