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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못생긴 차 세계에 도전장 내민 새로운 얼굴들

 

잘 그린 그림, 잘 만든 건축물, 잘 디자인된 가구. 사람들에게 디자인은 본능의 한 영역을 자극하고 만족시켜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집착하면 문제겠지만 미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좋은 디자인, 멋진 스타일은 분명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해주죠. 

 

자동차도 마찬가집니다. 브랜드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성능 좋고 못 생긴 차, 연비 좋고 진짜 못 생긴 차, 정말 디자인 멋진데 성능과 연비는 그저 그런 차가 있다고 치죠. 만약 연비나 성능에서 말도 안되게 많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저는 솔직히 스타일 좋은 차를 선택할 거 같은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동차에 있어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봅니다. 그래서 차 좀 그릴 줄 안다는 사람들은 자동차 회사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하고, 어떻게 해서든 잘 키워내서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하죠. 그런데 세상 일이 참 재밌는 게요. 그 실력자들이 모여 그려낸 자동차들 중에는 "이게 뭐지?" 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오늘 보여드릴 차들인 그런 것들인데요. 독일의 한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뉴스)가 최근에 세계에서 가장 못 생긴 차들이란 내용으로 기사를 하나 올렸습니다. 여러 가지 차들이 뽑혔는데 저는 그 중에서 비교적 여러분이 잘 알 만한 것들, 그리고 근래에 나온 것들 중 9개의 모델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차에 대한 미적 평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보편적인 관점에서 이 정도면 '못 생겼다' 할 만한 그런 모델들이 아닐까 싶네요. 왜 이 차는 빠졌나요? 왜 저 차는 들어갔나요? 여러가지 의견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또 선정하는 매체나 국가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감안을 하고 보셨음 합니다.

 

우선 못 생긴 차들 하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3총사가 있죠. 바로 폰티악 아즈텍, 피아트 멀티플라, 그리고 쌍용 로디우스입니다. 이 친구들에 대한 평가는 큰 이견 없는 편입니다. 대체로 공감한다는 뜻이죠. '못 생긴 차' 세계에서는 흔들림 없이(?) 최상위에 포진되어 있다 할 수 있는 녀석들입니다.

 

폰티악 아즈텍

피아트 멀티플라

쌍용 로디우스

얘들을 보면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명불허전. 왜 못 생긴 차 리트스 최상위군에 있는지 알 만한 모델들입니다. 정말 이런 얘기할 때마다 차 디자인 한 분들에겐 많이 미안하게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런 얘기들, 이런 리스트 보면서 자극을 또 받고 그래야 나아지지 않겠어요? 피아트 멀티플라는 가끔 보는데 볼 때 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과연 이 삼총사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녀석들은 어떤 것들인지 지금부터 보시겠습니다.

 

 

 

시트로엥 C4 피카소

아주 최근에 나온 모델이죠. 얼핏 보면 맨 위에 있는 LED 가 헤드램프로 보이는데 중앙에 있는 게 헤드램프입니다. 얼마 전에 독일인들이 뽑은 멋진 디자인 차량 VAN 부분에서 이게 1등을 했을 때 참 의아해 했었습니다. 근데 후보군 모델들이 워낙에 없어서 이 걸 선택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 사실 이 차량은 전면부 디자인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게 앞부분인지라, 그리고 그 앞면이 워낙 적응이 안되게 디자인 되어서 아마도 선정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우토뉴스가 이런 코멘트를 달았는데요. "이름대로다. 피카소의 그림을 보면서 어디가 눈이고 어디가 코인지 못 알아 보는 것처럼 이 차도 그렇다." 라고 했습니다. 앞면만 좀 더 정돈되었다면 더 좋았을 차가 아닐까 싶어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런데 다음 차도 이와 비슷한 경우예요.

 

 

 

Jeep 체로키

지프에서 내놓은 SUV 체로키 신형의 모습입니다. 얘도 전면부가 어수선하다 못해 정신이 없을 정도죠? 헤드램프가 어딨는지 헷갈리는 건 시트로엥과 마찬가지군요. 차가 좋은데, 그 좋음을 디자인으로 인해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할 수도 있겠단 생각까지 듭니다. 아우토뉴스의 코멘트가 재밌었는데요. 이렇게 한 줄 달아놨더군요. " 다행이다. 그나마 변속기 문제로 이 차의 출시가 조금이라도 늦춰진 것이..." 였습니다.

 

 

 

닛산 쥬크 Juke

어라? 이거 이번에 한국에 수입된 닛산 쥬크군요. 쥬크는 유럽에서 처음 출시될 때부터 생김새 때문에 말이 많았습니다. 이 차 역시 헤드램프 위치가 사람 헷갈리게 하는 모델인데요. 처음 쥬크가 유럽에서 판매가 되었을 때 아는 분이 제게 그러더군요. " 난 이 차 스타일 맘에 들던데"

 

제가 물었어요. " 강아지 키우시죠? "  "네, 불독이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 그거랑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불독같은 개에 매력 느끼는 분들 많잖아요. 쥬크도 그렇게 보면 될 거 같아요. 사실 생김새 그 자체로만 보면 못생긴 게 맞죠." 쥬크는 독특함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어필을 할 수 있겠다 생각됩니다만 저는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Fiat 500L 리빙

제 얘기 보다는 이 차를 못 생긴 차 리스트에 올린 매거진의 코멘트를 들려 드리는 게 낫겠습니다. " 피아트500의 다지인은 좋다. 그리고 피아트는 이 괜찮은 미니카 디자인을 500L이라는 소형 밴에게 적용을 시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꽝이다. 전체적인 균형미가 하나도 없다. 멀티플라 (맨 위 두 번째 사진) 디자인이 이리로 옮겨왔나?"

 

 

 

람보르기니 베네노 Veneno

람보르기니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딱 9대, 단 돈 42억 원에 모시는 이 제로백 2.8초에 750마력, 최고속도 355km/h짜리 괴물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우와~하고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 우와~하는 소리 저편에는 우~하는 야유의 소리들도 있었죠. 아우토뉴스 외에 독일의 다른 유력 전문지도 베네노 스타일은 너무 과하다고 워스트 카에 포함을 시킨 바 있습니다. 전문지의 코멘트가 어땠는지 볼까요?

 

" 람보르니기엔 신중하다는 단어는 없다. 이 차는 우리에게 이렇게 소리 친다. 난 최고야! 난 최고라규!!!"

 

 

 

Smart 포제레미

훔...이 차가 모터쇼에 나왔을 때 제 첫 마디는 " 뭐지?" 였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죠. '그래, 컨셉카니까 뭐.'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양산된다고 하네요. 저 요상한 꼬리가 양산 차에선 조금 작게 달린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우토뉴스의 코멘트를 조금 각색해 보여드립니다.

 

" 여보세요, 거기 스마트 정비소죠? 제가 꼬리가 어디로 날아갔는데요. 지금 부품 구할 수 있나요? "


 

 

 

MINI 페이스맨

미니가 컨트리맨을 내놓고 처음에 욕도 참 많이 먹었었죠. 물에 불려진 미니같다고요. 실제로 미니라고 생각 안하고 그냥 소형 SUV라고 보면 나름 귀엽습니다. 하지만 MINI가 컨트리맨에 쏟아진 비판이 잦아들즈음 페이스맨이라는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컨트리맨의 쿠페버젼이죠. 안 그래도 좁은 실내 공간인데 뒤를 눌러 놓았으니... 소형 SUV에 쿠페, 거기에 사륜구동까지. 과연 미니가 어디까지 파생모델을 만들어낼지 조금은 우려의 시선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미니는 미니일 때, 피아트500은 피아트500일 때가 가장 멋진 차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렉서스  LF-NX 컨셉카

인상으로 먹고 들어가겠다는 걸까요? 이런 표현을 써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렉서스의 이 컨셉카를 보면 그 생각밖에 나질 않아서 말이죠. 순했던 렉서스의 디자인이 점점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현대차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아우토뉴스의 짧지만 임팩트 있는 코멘트는 이렇습니다.

" 이 차, 폐차장으로 보낼 것을 추천한다."


 

 

 

BMW i3

BMW가 도심형 전기차 시장, 그것도 고급화된 전기차 시장에 첫 깃발을 i3으로 꼽았습니다. 선점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 의지가 너무 성능으로만 간 것일까요? 비싼 가격의 이 자그마한 모델의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정리가 안되어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너무 여기저기 힘을 주다 보니 깔끔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 거죠. 아우토뉴스의 지적은 이렇습니다.

 

"i3은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고 있다.하지만 모던한 느낌을 주려고 디자인을 한 것이 오히려 언발란스해졌다."

 

어떠셨습니까, 좀 공감을 하는 차도 있고 그렇지 않은 차도 있고 그랬나요? 저는 전체적으로 공감이 가더군요. 노력이 늘 옳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라는 냉정한 현실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또 이런 비판과 조롱을 극복하고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생각도 드는군요. 못 생긴 차 얘기하다 갑자기 너무 진지했나요? 어쨌든 오늘 소개된 차들, 다음엔 더 좋아진 모습으로 볼 수 있길 바랍니다. 

 

못 생긴 차 하면 또 이 차, 탱고 T600이라는 미국산 전기차를 빼놓을 수 없죠. 차록이 99센티미터로 좁디 좁은 것이 1억이 넘는 가격. 아내가 이 차를 보더니 "이거 컴퓨터 합성이야?" 라고 묻더군요. 아니라고 이야기 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