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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GLK냐 X3이더냐 그것이 문제로다!

지금 당장은 형편이 안됩니다만 다음 자동차를 선택하라면 여전히 메르세데스 GLK가 저의 구매 리스트 첫 순위에 있습니다. V당들껜 배신의 얘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블로그 하면서 부터 일관(?)되게 얘기를 드렸던 부분인지라 그래도 이해해주는 분들이 계실 거라 믿겠습니다. 그만큼 현재까지는 GLK의 매력을 넘어선 SUV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저의 판단인데요.

그런데 신형 X3은 보여지는 것 보다 성능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분위기인지라 GLK급을 고민하던 분들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모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마침 이 두 가지 모델을 가지고 고민을 할지도 모를 분들에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어 오늘은 그 걸 다뤄보려고 하는데요. 아우토차이퉁(Autozeitung)이 실시한 2.0과 2.2급 디젤 모델의 비교테스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번 비교테스트에 참여한 모델들은  BMW X3 xDrive20d와 Mercedes GLK 220 CDI 4-MATIC BlueEfficiency로 모두 2.0급 디젤 엔진을 장착한 것들입니다. 그러면 항목별로 하나씩 보면서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 차체 항목


제 예상이 빗나간 결과가 처음부터 나왔는데요. 차체 항목에서는 거의 늘~~ 벤츠가 앞섰습니다. 꼭 베엠베와의 비교가 아니더라도 늘상 벤츠는 바디의 설계나 완성도에서 여느 메이커들 보다 조금이라도 우수함을 보여줬던 것이죠. 그런데 이번엔 X3이 그런 메르세데스를 앞선 것입니다.

앞좌석 공간, 뒷좌석 공간 등에서도 X3이 약간의 우세를 보여줬습니다. 뿐만 아니라 품질이나 마감능력에서도 GLK(181점) 보다 X3(184점)이 미세하게나마 우위를 보였습니다. 2009년식 GLK 보다 2011년식인 X3이 아무래도 최근에 나온 모델이다 보니 이점을 보인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이런 바디의 완성도는 벤츠를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보입니다.




2. 안락함 부문



안락함에서는 두 차량 모두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앞좌석의 편안함에서 X3이 앞서면 뒷좌석의 편안함에선 GLK가 앞서고, 실내 소음도와 서스펜션 등에서는 어디가 우세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한 능력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호각지세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3. 엔진 및 미션

 




마력수가 높은 X3(184마력)이 GLK(170마력) 보다 최고속도나 제로백 등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다만 제원상 40.0kg.m 토크의 GLK가 38.8 kg.m의 토크를 보여주는 x3 보다 가속능력에서 뒤지는 것은 공차중량이나 미션과 엔진과의 조합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짐작해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이번 테스트에서 사용된 미션은 x3이 7단 자동, GLK가 6단 자동이었는데요.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배점이 제일 높은 연비(Verbrauch)부분이었습니다.

한국의 수입사들이 내세운 제원표를 보면 GLK가 리터당 14.2km이고 X3이 17.2km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X3의 연비는 7단 자동미션 모델의 것이 아니라 독일에서 판매되는 6단 수동기어의 연비일 것이란 것이 제 판단입니다.이 판단의 근거라고 한다면... 독일의 제원표에는 GLK가 리터당 14.4km였고, X3은 17.8km로 돼 있는데 이 17.8 킬로미터는 6단 수동일 때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아우토차이퉁의 테스트 연비에서는 GLK가 리터당 13.5km였고, X3이 리터당 13.3km 였습니다. 즉, X3가 7단 자동이었을 때는 GLK와 비슷한 연비가 나올 것이란 예상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독일 인터넷 자동차 매매사이트에서도 제원을 소개하면서 수동모델과 자동모델이 모두 동일한 연비라고 되어 있더군요. 제가 아는 상식선에선, 아무리 요즘 오토미션이 좋아졌다고 해도 스틱과 자동의 연비가 동일하기가 어려운데 말입니다.

이처럼 X3 2.0디젤 모델의 연비의 정보가 정확하지 않아 다소 헛갈리는데 혹, 이 점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분이 계시다면 제가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주행성능 부문




헉! 달리기하면 BMW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주행성능에서는 늘 우위에 있던 베엠베가 이번엔 686 대 662점으로 벤츠에 밀리고 말았군요. 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녹색 박스로 두른 핸들링, 슬라롬, 그리고 조향성능 등에서는 조금이나마 X3이 더 나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통적으로 BMW가 강세를 보이는 대목이 그대로 유효한 것이죠. 그밖에 4륜구동인 두 모델의 트랙션 능력에서도 X3이 좋았고, 주행안전성(Fahrsicherheit)에서도 근소하게나마 X3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점수가 나왔을까요? 문제는 바로 제동력이었습니다. 85 대 100, 84 대 103으로 대체적으로 비등한 두 모델간의 간격이 결정적으로 여기서 벌어진 것이죠.

벤츠의 브레이크 능력이야 알아준다지만, 베엠베라고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진 않았는데 의외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기본가격의 경우는 두 모델이 딱 2유로(환율 기준 3천 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비교의 의미는 없습니다만 개런티에서 GLK가 더 좋았습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X3의 우세승이었습니다만 브레이크 능력에서 다소 차이를 많이 보이는 탓에 아쉬운 승리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늘 말씀드리는 부분이지만, 리미엄 메이커들의 경쟁은 신모델을 내놓는 쪽이 항상 성능에서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이렇게 비슷한 성능을 보여주는 막강한 경쟁메이커가 있다는 것은, 그들의 치열한 공방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결과물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하겠죠.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이런 메이커간의 치열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돼, 고객들이 메이커간의 불꽃튀는 성능 향상 대결을 므흣하게 지켜볼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 정도의 차이라고 한다면 GLK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데, 여러분은 어떠신지요...